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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존기증자의 아내입니다

나는 생존기증자의 아내입니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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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138*211*20mm
ISBN13 9791196578442
ISBN10 119657844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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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 해 동안 2,686명의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간이나 신장을 떼어 기증했다. 내 남편도 그중 하나다. 배를 갈라 고형 장기를 떼어내는 일이다. 이전 상태로 돌이킬 수 없는 수술이다. 그 대단한 일을 하고야 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이렇게나 많다. 그들의 사랑과 용기를 치켜세우려 쓴 책이냐고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는 내 자질이 형편없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은 언어로 빚은 내 작은 그릇을 가득 채우고 남아 흐른다. 나는 그저 가끔 남편의 얼굴에서 고난을 자처해 비범한 일을 해낸 사람의 자비와 자부를 볼 뿐이다. 그 얼굴 앞에서 나는 잠시 숙연해진다.” --- p.5

“선생님. 지금까지 말씀하신 기증자의 안전이 단순히 기증자의 생존율만을 뜻하는 건 아니시죠? 기증자의 삶의 질까지 포함된 것 맞죠?”
그는 격앙된 투로 쏘아붙인다.
“삶의 질 같이 추상적인 걸 어떻게 측정합니까!”
그때 깨달았다. 삶의 질은 의료 행위의 고려 영역이 아니라는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유의미한 정보는 이제 더 없다. 기증자에 대해 그에게 물을 필요가 없다. 남편에게 일어나자고 말했다.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이 공손히 인사했다.
“그럼 수술 진행하는 걸로 알면 될까요?”
내가 답했다.
“수술 동의서 쓸 때 결정할게요. 아직 주치의 선생님과 면담이 남아있어서요.”
뒤돌아 나오는 우리 등에 대고 그가 외치듯 말했다.
“간이식 수술은 아주 드라마틱한 수술이에요. 하고 나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드라마틱하다고 말하는 그가 떠올리는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어떻게 구성될까. 의사는 영웅, 남편과 어머님은 선량한 시민, 나는 빌런일까. 그가 말을 이었다.
“제가 볼 땐 거의 100퍼센트라고 봅니다. 수술만 하시면 어머님 100퍼센트 건강해지실 거예요.” --- p.44

“수술 전 12시간 동안의 분투는 결국 우리가 골라잡을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우리의 12시간은 많은 기증후보자들이 여러 날, 여러 달에 걸쳐 겪을 일들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병원에서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그 말은 자신이 찾아 본 정보와 배치된다. 마음은 불확실한데 가족들의 바람은 너무나도 확실하다. 자신의 건강과 가족과의 관계, 수혜자의 생명까지 모두 등에 짊어진 상황. 그것이 기증후보자가 견뎌야 하는 짐의 무게다.” --- p.92

“생존기증자 장기이식을 경험하며 우리는 많은 문제점을 직접 보고 겪었다. 현재의 장기이식 시스템은 완벽한 이타심을 발휘하거나 철저한 이기심을 드러내는 두 갈래의 길만을 우리에게 제안한다. 거기에는 모두 조금씩 짐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에둘러 갈 수 있는 길도, 수술을 포기하더라도 그것은 우리의 실패가 아니라고 옹호해 줄 사잇길도 존재하지 않는다. 병원은 언론을 통해 미담을 전파하고 그 덕분에 생겨난 도덕성의 사회 기준에 기대어 ‘정당성’ 또는 ‘당위성’까지 얻는다.
나는 생존기증자 장기이식을 반대하지 않는다. 상상 이상의 용기와 희생이 전제되어야 하는 아름답고 놀랍고 귀중한 사건이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는 이식 대기자들의 절박함을 욕심이나 이기심으로 매도해서도 안 된다. 삶을 향한 욕망은 인간의 뿌리다. 하지만 현행 생존기증자 장기이식 수술이 과연 이대로 괜찮은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기증후보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윤리적 과정이 전제되어야 진짜 ‘아름다운 사건’이 된다. 그런데 현실은 아름다운 사건이 되기에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다.” --- p.96

“만일 병원과 보건당국이 이와 관련된 객관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행위자는 어렴풋한 짐작만으로 믿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 사전교육에서도 병원은 정작 가장 필요한 정보들을 주지 않았다. 기증자의 예후에 대한 정보는 일축되고 압축되었다. 하대청은 이와 같은 상황이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informed consent 원칙을 어긴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이는 ‘체계적 비지식화’를 의도한 결과다. 기증자의 후유증과 삶의 질 변화에 대한 정보는 현재의 병원과 의료 산업 체계 안에서 비지식이 되도록 기획되었다. 일부 기증자들이 겪는 고통을 대중에게 가시화하는 주체는 그 체계 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수혜자의 이득에 대한 정보는 집요하게 지식화되고 있다. 장기이식의 성공 사례들은 이식 센터의 홍보용 자료가 되고, 언론을 거쳐 의학계 미담 또는 가족애의 미담이 되어 대중 속으로 퍼져나간다.” --- p.123

“마지막까지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의심을 떨칠 수가 없는 문제가 하나 있다. 병원은 기증자와 수혜자를 ‘재화’로 보았을까? 병원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증자의 위험 부담을 가리는 방식으로 체계적 비지식을 양산한 것일까? 병원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익을 얻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생존자 장기이식 수술은 다른 수술이 갖지 않는 매력이 있다. 생존자를 기증자로 삼을 경우 언제나 두 명을 세트로 수술하게 된다. 기증자에게서 장기를 적출하는 수술과 수혜자에게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은 모두 한 날 한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병원은 한 건의 이식 수술로 두 가지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 p.147

“기증후보자로 지목되는 순간부터 그는 실질적으로 선택권이 없는 상태에 놓인다. 사실상 실행 가능한 어떤 대안도 박탈당한 상태가 된다. 어느 단계에서도 그를 보호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각 단계에서 기증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대변하는 제도가 없다. 당신의 불안과 두려움 또한 소중한 감정이자 선택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지해 줄 전문가가 없다. 또한 기증 의사의 철회를 가족에게 보정 없이 그대로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병원의 입장이 완고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의사 익준이 했던 것처럼 가족에게 하얀 거짓말을 해 줄 의사도 있을 것이다. 기증후보자에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환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의사로서 옳은 처신인지 윤리 논쟁이 일어날 만도 하다. 의사 개인의 선의에 기댈 수는 없다. 진짜 필요한 것은 기증자를 철저히 보호해 줄 시스템이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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