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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숲으로

숲에서 숲으로

: 숲속 생명의 소리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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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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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54g | 145*215*18mm
ISBN13 9791190263115
ISBN10 119026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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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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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끊임없이 새로운 전염병들이 생기는 것일까. 어쩌면 그 답은 숲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해마다 기온이 올라가고 빙하가 녹아내리고 태풍이 몰아치고 해수면이 올라가는 밑바탕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숲을 짓깔아뭉개는 데 있을 것이었다. 한번 부리를 딴 숲을 다시 되돌리는 일은 까마득할 뿐만 아니라 멀리 세계의 허파라는 아마존 밀림까지 갈 것 없이 우리 마을 숲정이만 둘러보아도 마치 기계총이 생긴 것처럼 숲정이가 얼룩덜룩했다.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면 그 여파는 마침내 우리들, 내게 들이닥칠 것이었다. 숲은 숨일지니. 그런 와중에도 양양 낙산사 경내엔 흰색 백매가 꽃을 피웠더라.
--- p.98, 「숲은 숨일지니」 중에서

문득 주먹을 쥐었다 펴고서는 바람결을 만졌다. 물결은 그대로인 채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어름사니 허공 잡이를 하듯 잠시 앉았다 일어섰다. 떠난 뒤에야 이별한 후에야 비로소 뒤를 돌아보는 인간은 그러므로 영영 어리석은지도 모를 일이었다.
--- p.150, 「생강나무 꽃차를 만들다」 중에서

오래된 나무들이 사라지면 그 나무가 품었을 이야기와 동식물들 또한 사라지는 것일 터였다. 마을에 저녁 빛에 빛나는 고묵은 나무 한 그루쯤 있으면 그 아니 넉넉하고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는가.
--- p.221, 「상수리는 도토리」 중에서

인간의 시간은 켜켜이 쌓아올려도 자연의 시간에 댈 수 없을 테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시간이 하찮은 것은 또 아닐 것이다. 자연의 시간 속에 인간의 시간이 스며들었고 인간의 시간 속에는 또 자연의 시간이 섞여들어 서로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었다.
--- p.304, 「운봉산을 오르내리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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