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망가진 세계

망가진 세계

[ 양장 ]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12
정가
30,000
판매가
27,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96쪽 | 810g | 138*222*35mm
ISBN13 9788954622134
ISBN10 8954622135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쿠르초 말라파르테Curzio Malaparte
가장 독특하고 영향력 있는 20세기 중반의 이탈리아 작가로 꼽힌다. 1898년 피렌체 인근 프라토에서 독일계 이주민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 셋째로 태어났다. 일차대전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았고,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라 스탐파』 같은 유명 일간지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하며 일찍부터 필명을 날렸다. 『프로스페티베』을 비롯한 문예지들을 창간해 문학·예술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차대전 당시 종군기자로 동유럽 전선을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작 『망가진 세계』(1944)와 후속편 격인 『가죽』(1949)을 발표해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끌었다. 그의 활동 범위는 정치평론, 시나리오, 희곡 등 극히 다양했다. 주요 작품으로 『저주받은 성인(聖人)들의 반란』, 『쿠데타: 혁명의 기술』, 『볼가 강은 유럽에서 발원한다』, 『금지된 예수』, 『여자들도 전쟁에 졌다』가 있다. 1957년 로마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험악하고 묘한 독일어 Kaputt(『망가진 세계』의 원제)만큼 폐허와 같은 지금의 유럽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말은 없다. 카푸트는 글자 그대로 하면 “망가진, 결딴난, 완전히 부서진, 폐허가 된”이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 지금 유럽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망가진 유럽이 어제의 유럽이나 이삼십 년 전의 유럽보다 좋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모든 것을 달리 어떻게 바꿔볼 수 없는 유산으로 물려받는 것보다 좋다.
---「원고의 시련에 관하여」 중에서

햇빛은 주철 같은 호수 표면을 망치로 두드리듯 내리쪼였다. 물비늘이 금속성으로 떨리면서 호수 가장자리로 번져나갔다. 마치 바이올린 소리가 연주자의 팔을 타고 떨리면서 번져나가는 것 같았다. 길가는 물론이고 옥수수밭 여기저기에도 뒤집힌 차량이며 불에 탄 트럭들, 속이 다 드러난 장갑차, 버려진 대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하나같이 폭발로 일그러지고 뒤틀린 상태였다. 그러나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살아 있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사람 시체 하나, 동물 사체 하나 보이지 않았다. 수십수백 킬로미터를 둘러봐도 죽은 쇳덩어리뿐이었다. 기계의 시체들, 수없이 많은 처참한 쇳덩어리의 시체들……
---「2장 ‘말들의 고향’」 중에서

모슬리 경은 내가 쓴『쿠데타의 기술』영어판(1932)을 가지고 와서 속표지에 저자의 말 같은 것을 써달라고 했다. 화려한 헌사를 기대했을 게 뻔하다. 나는 그를 골리면서 실망을 안겨줄 요량으로 내 책에 나오는 문장 두 개 만을 썼다. “모든 독재자들과 마찬가지로 히틀러는 여자에 불과하다.” 그리고 “독재란 최고 형태의 질투다.” 문장을 읽는 모슬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눈을 반쯤 감고 나를 보며 물었다. “그럼 카이사르도 선생 견해로는 여자에 불과했나요?” 니컬슨이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안간힘을 쓰면서 내게 눈짓을 했다. “그는 여자보다 더 나빴지요.” 내가 대꾸했다. “ 카이사르는 신사가 아니었으니까요.”
---「6장 ‘야시의 쥐들’」 중에서

파리떼가 요란하게 웅웅거렸다. 죽은 자들은 철로변 둑을 따라 널브러져 있었다. 대략 이천 구였다. 태양 아래 드러누운 이천 구의 시체는 정말 많았다. 너무 많았다. 엄마 무릎에 끼어 있던 생후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는 아직 살아 있었다. 의식은 없지만 아직 숨쉬고 있었다. 한쪽 팔은 부러진 채로. 엄마는 아이의 입을 문설주 틈에 붙인 채로 꼬박 사흘을 버텼다. 아기가 죽어가는 무리들에게 떠밀려 압사하지 않도록 처절한 사투를 벌인 것이다. 엄마는 무자비한 무게와 압력에 짓눌려 죽고 말았다. 그러나 아기는 죽은 엄마 밑으로 떨어져 양 무릎 사이에 끼는 바람에 그 틈으로 희미하게나마 숨을 쉴 수 있었다. “살아 있다.” 사르토리의 목소리가 좀 이상했다. “살아 있어, 살아 있다고!” 그러는 사르토리를 보면서 나는 감동했다. 저 뚱뚱하고 차분한 나폴리 사람이 마침내 예의 덤덤함을 내던진 것이다. 그것도 그 수많은 죽은 이들 때문이 아니라 살아 있는 아이 때문에, 아직 살아 있는 단 한 명의 아이 때문에.
---「7장 ‘폴란드에서 페어플레이를’」 중에서

“지금 몇 시야?” 장교가 물었다.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장교는 소년 앞을 왔다갔다하며 말채찍으로 자기 부츠를 탁탁 쳤다. 말은 고삐를 채면서 콧김을 뿜고 머리를 흔들었다. 마침내 장교가 소년 앞에 서더니 한참을 말없이 들여다보고는 피곤한 목소리로 느리게 말했다. 지겨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얘야, 난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넌 꼬마야. 그리고 난 애들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넌 우리 대원들을 쐈어. 하지만 난 애들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리버 고트!?나 원 참! 난 전쟁을 발명한 사람이 아니야.” 장교가 잠시 말을 끊었다가 이상할 정도로 상냥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잘 들어라. 난 한쪽 눈이 유리 눈이야. 어느 게 진짜인지 구별하긴 어렵지. 생각하지 말고 바로 얘기해봐. 어느 쪽이 유리 눈인지. 맞히면 널 풀어주마.”
“왼쪽이요.” 소년이 바로 대답했다.
“어떻게 알았지?”
“그래도 인간적인 표정 같은 게 느껴져서요.”
---「12장 ‘유리 눈’」 중에서

“저 불쌍한 소로카 아가씨들은 창녀가 아니야. 자유의지로 몸을 파는 게 아니라고. 어쩔 수 없이 창녀 노릇을 하고 있는 거지. 다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야. 전쟁포로를 당신들이 야비한 방식으로 착취하고 있는 거지. 저 불쌍한 아가씨들 수입에서 사령부로 얼마나 들어가나?”
“아가씨들이랑 연애하는 건 공짜예요. 무료 서비스죠.”
“강제노동이란 얘기네.”
“에이, 무료 서비스라니깐. 어쨌든 돈은 줄 필요 없어요.”
“돈을 줄 필요가 없다? 왜?”
군무원은 지금 있는 아가씨들 순번이 끝나면 두 주일쯤 뒤에는 집으로 돌려보내고 다른 팀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중략)
“이틀 후 그 아가씨들이 끌려갔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독일군은 이십 일마다 아가씨들을 바꿨죠. 창녀촌을 떠난 아가씨들은 등 떠밀려 트럭에 태워진 다음 강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나중에 솅크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불쌍해할 필요 없다고. 그들은 더이상 아무 일에도 맞지 않았어요. 넝마로 전락한 거죠. 게다가 유대인이었으니까.”
“그들이 총살당할 거란 걸 알고 있었나요?” 일제가 물었다.
“알고 있었지. 그들은 두려움에 떨었어. 당연히 알고 있었지! 소로카에서는 다들 알고 있었어.”
---「15장 ‘소로카의 아가씨들’」 중에서

연어의 그런 거센 공격에 폰 호이너트 장군은 독일인 특유의 완강함으로 맞섰다. 프로이센의 자존심과 체면이 걸린, 개인의 명예만이 아니라 제복의 명예가 걸린 싸움이란 생각이 절실했다. 그는 가끔씩 쉰 목소리로 “아흐퉁!” 하고 소리쳤다. 그러다 어깨 너머로 베안다슈와 슈프링엔슈미트를 건너다보며 몇 마디 소리를 질렀다. 콸콸 좔좔 곡조를 바꿔가며 부르는 강물의 노랫소리 위로 그의 말이 들려왔다.
(중략)
연어와 싸운 지가 어느덧 세 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물고기 한 마리한테 끌려다닌다는 것은 독일 장군의 위엄에 먹칠을 하는 일이었다. 그는 이러다 지면 어쩌나 겁이 나기 시작했다. 혼자만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눈이 한둘이 아니었다. 우리가 보고 있었고, 라플란드 사람들이 야릇한 표정으로 주시하고 있었고, 강기슭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호위병들도 보고 있었다. 소련군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난감한 일이었다. 여기서 끝을 내야 했다. 자신의 품위가, 한 독일 장군의, 모든 독일 장군들의, 독일군 전체의 품위가 훼손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17장 ‘지크프리트와 연어’ 」 중에서

말없는 한 무리 사람들이 다시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산타루치아 거리에서 피조팔코네와 몬테 디 디오로 올라가는 좁다란 길들과 층층대에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유령과 괴물로 구성된 듯한 불가사의 한 무리였다. 그들은 폐허나 저택의 안뜰, 나폴리에서도 ‘팔로네토의 미로’라고 하는 수백 개 어두컴컴한 골목이 밀집한 동네 반지하층에 숨어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떼지어 내게로 다가왔다. 마치 요새화된 성을 공격하려는 군대 같았다. 그들은 천천히, 말없이 걸었다. 그들의 고독한 침묵은 첫 폭탄이 떨어지며 굉음을 내기 직전의 그 침묵이었다. 그들은 끔찍한 기형이었지만 그 침묵에는 어떤 거룩함 같은 것이 깃들어 있었다. 그들은 불구였다. 절름발이, 몸이 뒤틀린 사람, 꼽추, 팔 없는 사람, 다리 없는 사람…… 그 ‘괴물들’은 토리노에서는 성인(聖人) 코톨렝고의 자비로운 고독에 갇혀 세인들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전쟁이 은밀한 집 가장 깊은 곳에 종교적으로 격리됐던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쫓은 것이다.
---「19장 ‘피’」 중에서

“맞아요, 요놈의 빌어먹을 파리들!” 남자가 신문지로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빌어먹을 파리들!”
“왜 나폴리에서는 파리랑 싸우지 않습니까? 우리 북부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도 그렇고, 토리노, 피렌체, 심지어 로마에서도 시청이 파리와 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우리 동네에는 파리는 하나도 없어요.”
“밀라노에 파리가 한 마리도 안 남았다고요?”
“네, 한 마리도 없어요. 우리가 다 죽여버렸거든요. 그게 전염병이나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방책이지요.”
“나폴리에서도 파리와 싸웠지. 그야말로 파리와의 전쟁을 했어요. 삼 년 동안 파리들과 싸웠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나폴리에 파리가 이렇게 많나요?”
“그게, 보시다시피, 파리가 승리했거든!”
---「19장 ‘피’」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27,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