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의 깨끗한 심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죄라고는 도무지 지을 줄 모르고 살아가는 이가 마음이 깨끗한 사람인 것이다. 그러한 사람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계실 터이므로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는 이 세상에 평화를 주려 왔다. 그렇다면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들이나 그와 동격자同格者가 아니면, 적어도 그의 동지일 것이니까 행복의 원천이면서 또한 행복 그 자체이신 하느님이 그런 이에게 행복을 주시지 않을 리가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입니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절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등경걸이에 얹어 놓습니다. 그래야 방안에 있는 모든 것을 환하게 비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여러분의 밝은 빛을 다른 이들에게 비춰줌으로써 그들이 여러분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느님 나라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를 찬미하도록 하십시오(마태오 5, 14-16). 우리 몸의 등불은 바로 두 눈입니다. 두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게 보이겠지만, 두 눈이 병들면 온몸이 어둡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히 일러둡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면서 살아갈까, 하고 걱정하거나 노심초사勞心焦思하지 마십시오. 생명은 음식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몸은 옷보다 훨씬 더 소중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십시오. 그들이 밭에다 씨앗이라도 뿌립니까? 들에서 곡식이라도 거둬들입니까? 곳간 같은 데다 먹을 것이라도 쌓아둡니까? 그렇지 않잖습니까?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께선 그들을 다 먹여 살리십니다. 여러분은 그들보다 귀중한 존재입니다. 여러분 가운데 제아무리 지혜를 짜더라도 죽어가는 사람의 목숨을 단 일 분이라도 연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주님, 지금은 제가 왜 주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제 한 목숨 기꺼이 바칠 수도 있습니다(요한 13, 36-37). 주님과 함께라면 거기가 감옥이든 사형장이든 어디든 간에 다 따라갈 수 있단 말입니다.”
했다. 어이가 없었을까, 예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뭐라고요? 그대가 나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고요? 허허허…”
하더니 곧 바로 말을 이었다.
“시몬 베드로! 그대는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으시오(요한 13, 38). 분명히 밝혀두지만, 그대는 새벽닭이 두 번 울기 전에 한 번도 아니고 무려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오.”
무슨 선언이라도 하듯이 하는 예수에게 머리까지 힘껏 내저으면서
“설사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단코 저는 주님을 모른다고 하진 않을 것입니다. 어디 두고 보십시오(요한 13, 38).
“아버지! 저를 이렇게 만든 저들의 잘못을 벌하지 마시고 너그럽게 용서해 주옵소서. 저들은 자기네가 한 일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하오니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옵소서(루카 23, 34).”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은 원수들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고, 오히려 그들을 위하여 그와 같이 하느님 아버지께 간청을 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가는 예수가 한, 일곱 마디의 말 중에서 첫 번째 말이었다. 이 기도에서 예수는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과, 자기를 사형장으로 끌고 온 병사들과, 자기를 십자가형에 처하도록 결정을 내린 이들과,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도록 선동을 한 이들과, 그들의 선동에 쉽게 넘어가서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요를 일으키려 했던 백성들과, 자기를 이 세상에 구세주로 오지 않으면 안 되게 한 모든 인류까지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다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나를 떠나 세상에 가서 모든 사람들을 나의 제자로 삼을 것이요, 그들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줄 것이며, 내가 그대들에게 명한 모든 것을 다 지키도록 가르치시오. 그대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수 있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죄인으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믿는 사람은 기적을 행하게 될 것인데, 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낼 수도 있을 것이요, 알아듣기 어려운 여러 가지 말로 방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며,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요, 병자의 몸에 손을 대기만 하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언제 어디서나 나는 그대들과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