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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꾸며낸 말이라면, 개소리는 진위를 신경 쓰지 않고 지어낸 말이다. 최근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이런 팩트체크조차 할 수 없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미디어 생태계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 책. - 손민규 사회정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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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및 감수의 글 | 정말 모두 믿습니까?
들어가며 | 거짓말보다 강력한 개소리 1부 | 누가 어떻게 우리를 조종하는가 가짜 미디어 소셜 미디어 뉴미디어 레거시 미디어 정치인 그리고… 당신 2부 | 탈진실의 시대, 개소리가 진실을 압도한다 트럼프는 어떻게 미국을 장악했는가 통제권을 되찾기 위한 영국의 결정 3부 | 우리는 왜 개소리의 유혹에 넘어가는가 유혹에 취약한 인간의 심리 구조 개소리가 돈이 되는 이유 넘쳐나는 개소리를 막지 못하는 이유 4부 | 진실을 수호하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 팩트체크를 넘어서 개소리에 맞서는 가장 현명한 방법 나가며 | 현실은 음모론보다 복잡하다 주석 참고문헌 |
저제임스 볼
관심작가 알림신청James 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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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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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적절한 순간에 등장합니다. 바로 사람들이 분노할 만한 타이밍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이벤트가 다가올 때입니다.
--- p.9, 「추천 및 감수의 글 | 정말 모두 믿습니까」 중에서 거짓말을 하려면 어떤 형태의 절대적 진실이나 거짓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점점 진실이나 거짓 어느 쪽으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정치판을 장악해가고 있다. 이들이 신경 쓰는 것은 담론이다. (…) 개소리꾼은 거짓말쟁이와 달리 진실의 권위를 거부하지도, 이에 맞서지도 않는다.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진실의 더 큰 적은 거짓말보다 개소리다. --- p.27~29, 「들어가며 | 거짓말보다 강력한 개소리」 중에서 우리는 우리 수준에 맞는 미디어를 얻는다. 뉴스 미디어와 허위 사이트 둘 다 소비하는 대중이 있으니 그런 정보를 만든다. 정치인은 유권자가 반응한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행동한다. 소셜 네트워크는 우리가 서로 교류하게 해줄 뿐이다. 개소리가 기승을 부리고 믿을 만한 정보가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도 소비자이자 유료 독자이자 유권자로서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이제 우리도 전통적인 매체와 거의 대등하게 정보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우리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진다. --- p.156, 「1부 | 누가 어떻게 우리를 조종하는가」 중에서 트럼프는 공격적이지만 증거 없는 주장을 한 다음, 뭐가 됐든 자기 말을 입증해줄 만한 것을 찾는다. 그러다 증거로 삼을 만한 대상을 포착하면 자신의 주장을 공격하는 자에게 인신공격을 가한다. 그의 최종 진지는 믿음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통째로 믿어야 한다. 처음에 한 주장, 주장의 증거, 트럼프가 기자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하는 주장까지 모조리 믿어야 한다. --- p.185, 「2부 | 탈진실의 시대, 개소리가 진실을 압도한다」 중에서 우리는 내가 속한 집단에 순응하고, 그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신호를 보내며, 집단을 통해 성향이 양극화한다. 소속 집단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정확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보다, 정체성을 한층 더 견고하게 하는 개소리 정보를 더 반기는 이유다. 정체성이 한층 단단해지는 또 다른 상황은 바로 다른 집단과 대립을 할 때다. --- p.257, 「3부 우리는 왜 개소리의 유혹에 넘어가는가」 중에서 자신을 ‘양질’ 저널리즘으로 내세우는 매체들에는 또 다른 위험 요소가 있다. 집필자가 독자의 견해보다 다른 기자의 견해를 더욱 신경 쓴다는 점이다. 이런 우려는 적어도 1970년대부터 있었다. 당시 한 기자는 익명으로 이렇게 말했다. “기자들은 다른 기자들을 위해 기사를 쓴다. 독자보다는 같이 점심 먹는 사람을 신경 쓴다.” --- p.300, 「3부 우리는 왜 개소리의 유혹에 넘어가는가」 중에서 즉 사실에 가깝지만 어느 정도 과장된 말, 거짓에 가깝지만 진실이 조금 섞인 발언이 대다수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을 따지는 문제라기보다, 판단이나 의견이 개입하는 일이다. 우리가 개소리에 대처하는 일을 노골적인 거짓에만 대처하는 일로 치부해버린다면, 우리는 다수의 개소리를 완전히 방치하게 될 것이다. --- p.329, 「4부 | 진실을 수호하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 중에서 개소리의 기승은 단 하나의 해결책만 있지 않으며 정보 생태계의 주체 모두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정치권과 미디어가 처한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미디어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라고 요구하거나 뉴스를 유료로 보지 않는 수백만 명에게 자발적으로 구독하라고 권하는 것은 실패하기 딱 좋은 방법이다. --- p.359~360, 「4부 | 진실을 수호하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 중에서 |
“당신이 오늘 보고 들은 것은 진실입니까?”
인간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개소리의 함정 갑작스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던 시기에, ‘정부가 북한 지원용 마스크를 100만 장씩 만들어 비축하고 있다’는 글이 퍼졌다. 이 내용은 삽시간에 각종 온라인 게시판으로 퍼졌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으며, 손 소독제 판매를 위한 낚시성 게시글에 불과했다. 이는 인간의 공포와 두려움을 파고든 전략이었다. 이렇듯 개소리는 적절한 순간에 등장한다. 사람들이 분노할 만한 타이밍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이벤트가 다가올 때 말이다. 인간의 감정을 파고들어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경제적 이득이나 권력의 획득, 특정 이념의 확산 등 단순 손 소독제 낚시에서 끝나지 않는다. 개인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잘못된 정책으로 다수의 삶이 불편해지는 것도, 수준 미달의 지도자가 뽑혀 한 나라가 휘청거리는 것도 모두 개소리의 영향력 때문이다. 《가디언》, 《워싱턴포트스》 등 유수의 언론사에서 일하며 팩트체크 최전선에서 힘써온 저자 제임스 볼은 개소리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보여준다. 미국 45대 대통령이 된 트럼프를 비롯해, 수많은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 등은 쉴 새 없이 개소리를 쏟아내며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 이처럼 장르도 주제도 가리지 않는 개소리의 주범은 어디에나 있다. 방대한 개소리 사례를 통해 그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들의 이면을 깨닫고 나면, 오늘 내가 보고 들은 것은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의심하게 된다. 우리는 왜 거짓되고, 편협하고, 조작된 정보에 쉽게 넘어가는가 개소리를 퍼다 나르는 매체 역시 다양하다. 우리가 숨 쉬듯 접하는 소셜 미디어는 물론이고, TV뉴스나 신문, 잡지 등 레거시 미디어 역시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도 아무 검증 없이 그것에 휘둘리거나, 아예 그것을 적극 이용한다. 우리가 소위 ‘기레기’라는 욕을 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미디어 환경의 한계를 꼬집는다. ‘개소리는 돈이 된다’는 명백한 사실은 언론과 미디어를 옭아맨다. 종이 신문의 영향력은 점점 작아지고, ‘클릭 장사’로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매체 앞에 놓인 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가짜뉴스라는 미끼다. 신문 판매가 줄어드니 기자 수도 줄고, 따라서 전례 없이 적은 예산으로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꼼꼼히 사실을 검증하는 것보다 개소리라는 미끼를 무는 편이 훨씬 큰 이득이다. 일반 대중의 태도 역시 이런 문제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SNS에서 기사 링크를 공유하는 사람 중 59%는 링크를 클릭조차 하지 않는다. 즉, 기사 제목만 보고 내용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공유한다는 얘기다. 기레기를 욕하는 우리 역시 ‘팩트’에 과연 얼마나 신경 썼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인간에겐 누구나 편향성이란 게 있다. 우리는 어떤 정보가 나의 기존 신념과 일치하면 더 쉽게 믿으려 한다. 당신이 만약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기사는 더 쉽게 공유하고 믿어버리지만, 반대 의견일 경우에는 제대로 알려 하지도 않고 무시한다. 오히려 반대 의견을 마주하면 원래의 신념을 더 강화하는 ‘역화 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인간의 뇌는 이렇게 비논리적이기 때문에, 이를 분명히 의식하고 계속 자기 자신을 검증하는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모두 개소리의 주범이라면 모두 개소리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미 퍼진 개소리는 막을 수 없다. 널리 퍼진 정보가 개소리 혹은 가짜뉴스라는 게 밝혀졌을 때는 이미 모든 관심이 떠난 후다. 정정 기사는 아무도 읽지 않는다. 게다가 사람들은 기성 언론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친구를 더 신뢰한다. 이런 기이한 현상은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 기성 언론의 신뢰 하락 등 구조적인 문제에 그 원인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개소리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치인, 미디어, 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나의 편향된 신념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정보를 섣불리 공유하기에 앞서 한 번 멈추고, 각종 팩트체크 채널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성가시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성가시다는 이유로 주권자로서, 국민으로서,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누려야 하는 권리를 포기할 건지 묻는다. 내 일상을, 내 판단을 다른 누군가에게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진정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말이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의 일부라면, 우리 모두는 해결책의 일부일 수 있다. |
“이 책은 가짜뉴스뿐만 아니라 미디어 산업 전반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임스 볼은 개소리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을 여러 사례를 들어 다각도로 보여줍니다.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정부 기관들이 퍼뜨리는 허위 정보 사례를 보면 간담이 서늘하지만, 고작 용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뜨리는 마케도니아의 10대 청소년 사례에선 허무함마저 느껴집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모두가 이와 관련된 사람들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널리즘 연구자나 미디어 종사자만 읽어야 할 책이 아닙니다.” - 이가혁 (기자,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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