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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사랑

다산의 사랑

: 우리가 몰랐던 인간 정약용의 따뜻한 슬픔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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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74g | 139*204*30mm
ISBN13 9791159161421
ISBN10 115916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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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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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그 뜻을 생각해 본께 풀허고 나무에 비교허문 아버니는 씨요, 어메는 땅이지라우. 씨를 땅에 막 숭겄을 때는 보잘것읎지만 땅이 질러내는 공은 많이 크지라우. 허지만 밤톨은 밤이 되야뿔고 씨나락은 벼가 되야뿔 듯 몸뗑이를 온전하게 맹글아 내는 거는 모다 땅의 기운이기는 허지만 끝에 가서 각 패로 나누어지는 거는 모다 씨에서 생기넌 거 같당께요. 옛 성인덜이 가르치고 질들이넌 일을 허고 예의를 말허는 끌텅은 아마도 요런 이치에서 온 거 아닐께라우?’라고 반박하는 말을 듣고 나는 뜻밖에 크게 깨달았지. 머리에 불벼락을 맞은 듯했느니라. 하늘과 땅 사이에서 지극히 정밀하고 미묘한 뜻이 장사하면서 세상을 살아온 할멈에 의해 겉으로 드러나게 될 줄 어느 누가 알았겠느냐?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느니라. 그때 내 방 이름을 사의재라고 짓고 나는 낡은 허물을 벗고 거듭 태어났던 게야.
--- p.62

“남당네 음식 솜씨는 괜찮더냐?” “아버님도 만족하시고 초당제자들도 모두 좋아합니다.” “다행이구나.” 홍씨 부인의 목소리가 힘없이 작아졌다. 등골이 찌릿찌릿하다면서 두 손으로 허리를 잡았다. 통증이 하체로 내려가면 두 다리까지 결린다고 했다. 잠시 후 홍씨 부인은 속에서 쓴물이 넘어오는지 마른침을 삼키기도 했고 목덜미가 굳어지는 것 같다며 도리질을 했다. “어머님, 피곤하시면 쉬십시오.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너도 쉬거라.” 홍씨 부인은 학유가 나간 뒤 부엌으로 나가 찬물을 들이켰다. 그러자 속에서 넘어 오르던 쓴물이 잠시 가라앉았다. 그러나 방으로 들어온 홍씨 부인은 다시 답답해했다. 탁한 기운이 기도를 막는 것도 같았다. 급체한 것처럼 이마에서는 진땀이 나고 현기증이 났다. 홍씨 부인은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자리에 누웠다. ‘영감은 영감 자신만 사랑할 줄 알지 나는 생각하지 않는구려.’
--- p.178~179

그런데 잠시 후 정약용이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그래도 내가 중국에서 온 한 신부를 살렸지. 조선의 천주학을 살린 셈이었지.” “영감마님, 천주학이란 말씸 함부로 허지 마시랑께요. 누가 들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간당께요.” “남당네가 날 고발하겠나. 내 얘기를 들어보게.” “그때 신부님이 잡혀갔다면 조선 천주학의 운명이 어찌됐겠나. 피바람이 또 불었겠지. 상감마마와 채제공 어른은 아마도 내가 신부님을 피신시킨 줄 아셨을 거네. 한영익의 밀고를 받은 사람이 이 진사와 나뿐이었으니까.” “그란디도 신부님을 구해주셨그만요.” “사람들은 나를 배교자라고 불렀지. 허나 내가 신부님을 피신시켰다는 걸 알게 된다면 나를 그렇게만 부를 수는 없을 거네.” “지가 볼 때는 영감마님의 맘속에는 천주님이 겨신 것 같그만요. 그란께 천주학쟁이지라우.” “외배내신(外背內信)이란 말도 있네. 겉으로는 배교했지만 속으로는 믿고 있다는 말이네. 어쨌든 참 얄궂은 운명이지 뭔가. 한영익 진사하고 나와 사돈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서제(庶弟) 약횡이 한 진사 누이동생하고 혼인을 했으니 말이네.”
--- p.191~194

정약용은 이전과 같이 종이에 몇 번 연습을 하더니 바로 천 조각을 폈다. 그런데 지난번에 그린 「매조도」와는 조금 다르게 그리기 시작했다. 오래된 고매 두 가지를 그리더니 잔가지를 눈에 띄게 줄였다. 꽃망울 개수도 적고 더욱이 멧새는 한 마리만 그렸다. 붓 가는 데가 적다 보니 지난번 그림보다 단조롭게 보였다. 또 어찌 보면 욕심을 줄인 듯하여 담박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약용은 매우 흡족한 얼굴로 홍임 모에게 말했다. “꽃을 피운 묵은 매화나무는 나일세.” “기림은 반짓만 기리신 거 같은디 뗄롱허니 앙근 쬐깐헌 새는 누구당가요?” “묵은 매화가 나니까 당연히 홍임이지. 멧새 깃털만 초록으로 그린 까닭은 우리 홍임이에게 초록 빛깔의 저고리를 입힌 것이네.”
--- p.236

기러기 끊기고 잉어 잠긴 천리 밖
해마다 오는 소식 한 봉지 차로구나.
雁斷魚沈千里外
每年消息一封茶

차 한 봉지를 받으며 홍임 모녀의 안부를 짐작한다는 시였다. 홍씨 부인과 자식들의 눈치 때문에 더 이상 자세하게 쓰지 못하는 편지였다. 홍임 모 또한 윤종진이 읽어주는 한자의 시구만 듣고서도 정약용이 하지 못한 말까지 알아들었다. 기러기는 강진으로 오고 싶지만 날지 못하는 정약용이고, 초당 연못에 잠기어 있는 잉어는 두말할 것도 없이 홍임 모였다. 햇차 한 봉지를 받을 때마다 ‘아, 홍임 모녀가 잘 있구나!’ 하고 안도하는 정약용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시였다.
--- p.263~264

“나가 으째서 중 될라고 맴 묵은지 아요? 주지스님이 그란디 시상 사람덜은 뭐든지 가질라고 허고 중은 뭐든지 버릴라고 헌다고 그랍디다. 나는 주지스님 고 말씸이 가슴에 꽉 백혀부렀어라우. 나는 아부지도 버리고…… 글도 버리고…… 꿈도 버릴라요…….” 홍임이는 뒷말을 목이 메어 더듬거렸다. 어느새 눈가에는 눈물이 흘렀다. 홍임 모도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면서 홍임이를 꼭 껴안았다. “내 앞서 눈물이란 눈물은 다 흘리고 가부러라잉. 으디 가서 몰래 짜면 어메 맴은 홍어창시멩키로 썩어불 팅께.” “어메가 으째서 우요. 어메 읎는 디서는 안 울 팅께 울지 마쇼잉.”
--- p.309~310

“불쌍한 홍임 어미는 잘 있느냐?” “홍임이 따라서 대둔사로 갔습니다요.” “중이 됐구나, 우리 홍임이가.” 정약용은 홍임 모녀의 소식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런 뒤 곧 숨이 멎은 듯 잠이 들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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