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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 편향에 빠진 메이저리그의 잘못된 선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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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524g | 152*215*20mm
ISBN13 9791136256591
ISBN10 1136256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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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가 3대 1로 앞선 상황에서 김병현은 8회 3명의 우타자를 3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역시 우타자인 9회말 선두 타자 데릭 지터도 잡아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처음 만난 좌타자 폴 오닐에게 단타를 맞았다. 이제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었다. 다음 두 타자는 스위치타자인 버니 윌리엄스, 그리고 좌타자인 티노 마르티네스였다. 이 둘은 2001년 양키스 팀 내 홈런 1, 2위였다. 브렌리는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두 명의 좌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두 좌투수 중 한 명을 투입해 두 타자 모두 혹은 마르티네스 한 명 만이라도 상대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하는 대신, 브렌리는 김병현으로 밀어붙였다. 김병현은 윌리엄스를 삼진 처리했지만 마르티네스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브렌리는 김병현을 10회에도 교체하지 않았고, 결국 데릭 지터가 끝내기홈런을 터뜨려 양키스의 4대 3 승리를 이끌었다.
--- p.64, 「(지려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길 때가 있다?」중에서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타순을 짤 때 보통 단순한 선택만 한다. 오늘 2루수로 A를 넣을까 B를 넣을까? C의 타순은 3번으로 할까 6번으로 할까? 이런 선택에는 상대 선발투수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있다. 예를 들어 A가 왼손잡이고 B는 오른손잡이 타자라면, 감독은 상대 투수가 좌투수일 때 플래툰 이점을 고려해 B를 선발로 기용할 수 있다. 잘못된 통념을 가진 감독은,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는 상대 감독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또한 그 감독은 기존 관념과 일치하지 않는 데이터를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감독 생각에 ‘최근 기세가 좋은’ A를 B 대신 기용한다면 플래툰 이점을 포기하는 셈이다. 그 결정은 팀의 공격력을 감소시킨다.
--- p.100, 「항상 해 왔던 대로」중에서

어떤 선수가 클러치 히터라고 믿는 열렬한 팬에게, 그 선수가 사실은 클러치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반복 효과 때문에 거꾸로 그의 믿음을 강화할 수 있다. 그는 아마 당신이 준 팩트들을 자신의 기존 생각에 끼워 맞춰 새로운 설명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현상은 스포츠 팬 뿐만 아니라 언론 종사자들에게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들은 허구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데 큰 몫을 한다. 데이비드 오티스가 2016년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한다고 발표했을 때, 또 한 번 그를 ‘클러치 히터’로 지칭하는 기사들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보스턴 글로브는 “데이비드 오티스가 클러치란 무엇인가를 정의한 13번의 순간들”이라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폭스스포츠 닷컴에는 “데이비드 오티스가 가을야구에서 클러치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10장면”이 실렸다. ‘매스라이브’의 기사는 오티스를 ‘미스터 클러치’ [미주25]로 지칭했다. 이런 영웅담은 오티스가 결정적인 순간에 때린 특별한 안타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건 전형적인 ‘체리 피킹’?마음에 드는 데이터만 고르고, 마음에 안 드는 데이터는 버리는 행위?이다.
--- p.96, 「항상 해 왔던 대로」중에서

당시 나는 직장상사였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J.P 리치아디 단장과 통화하며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2년차 직원이던 내겐 스카우팅과 경기 중 의사 결정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다. 리틀이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우리는 둘 다 페드로가 교체된다고 생각했다. 리틀이 그냥 덕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리치아디는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아냐! 그래디! 아니라구!” 레드삭스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리틀이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실시간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리치아디는 옳았다. 리틀은 경기를 망쳤다. 다음 타자는 일본 프로야구 NPB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막 건너온 신인 마쓰이 히데키였다. 양키스에서의 첫 시즌에 신인왕을 받았던 마쓰이는 우투수보다 좌투수에게 약했다. 성적 차이도 꽤 커서, 상대 감독으로서는 중요한 순간에 마쓰이를 상대로는 좌투수를 기용하는 게 정석이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좌완 엠브리를 호출하는 대신, 리틀은 페드로에게 마쓰이를 상대하게 했다.

마쓰이는 3구째를 통타해 인정 2루타를 만들었다. 윌리엄스는 3루로 진루했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상황이었다. 5구 뒤에, 스위치 히터인 포수 호르헤 포사다?선수 생활 내내 좌우완 투수의 공을 모두 잘 쳤다?가 치는 순간 방망이가 부러졌다. 빗맞은 타구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가 됐고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123구를 던진 페드로는 그제야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시 맞춰진 승부의 균형은 연장 11회말에 깨졌다. 애런 분이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양키스를 월드시리즈로 진출시켰고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가뭄은 1년 연장됐다.
--- p.174, 「그래디 리틀의 무거운 발걸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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