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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비밀의 화원

[ 양장 ] 아트앤클래식 Art&Classic-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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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668g | 126*186*30mm
ISBN13 9788925589367
ISBN10 892558936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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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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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었다고요?” 메리가 발을 쾅쾅 구르며 말했다. “왜 아무도 안 오는 거예요?” 바니라는 젊은 남자가 슬픈 눈으로 메리를 바라보았다. 눈물을 삼키려 눈을 찡긋거리기도 하는 것 같았다. “가여운 꼬마야!” 바니가 말했다. “올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다.” … 어린 아가씨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을 모두 깨달아 버렸다. 그래서 집이 그토록 조용했던 것이다. 정말로, 바스락거리던 작은 뱀과 메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 p.20~21

“그라믄요, 좋아허고말고요.” 마사가 장작 밑의 쇠살대를 신나게 닦으며 대답했다. “거의 사랑허지요. 저짝은 비어 있는 게 아녀요. 땅을 덮고 있는 것들이 곧 자라서 달콤한 냄시를 풍길 거여요. 봄여름엔 가시금작화랑 양골담초랑 히스가 꽃을 피우는디, 얼매나 아름다운지 몰러요. 달콤헌 꿀 냄시도 나고 공기도 싱그럽고 말여요. 하늘은 또 어찌나 높은지! 게다가 꿀벌이랑 종달새들이 예쁜 소리로 윙윙거리고 노래헌다니까요. 아유! 저는 뭘 준대두 절대 황무지를 안 떠날 거여요.”
--- p.47~48

메리 아가씨는 울새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그리고는 아주 열심히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외톨이야.” 메리는 자신이 늘 짜증을 내고 심술을 부리는 이유 중 하나가 외로움이라는 사실을 몰랐는데, 울새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 그 사실을 깨닫게 된 것 같았다.
--- p.70

메리는 또다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래야 진정될 것 같았다. 마침내, 커튼처럼 나부끼는 덩굴을 젖히고 문을 밀었다. 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열렸다. 메리는 슬금슬금 안으로 들어가 문을 꼭 닫고, 문에 기대어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설렘, 놀라움, 환희로 벅차올라 호흡까지 빨라지고 있었다. 메리는 비밀의 정원 ‘안’에 들어와 있었다.
--- p.125

황무지는 파릇파릇했고 무슨 마법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온 세상이 아름다웠다. 피리를 불듯 뾰롱뾰롱 지저귀는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소리들이 이곳저곳 할 것 없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새들이 연주회 시작 전에 음을 맞추어보는 것 같았다. 메리는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햇살을 쓰다듬었다. “따뜻해, 정말 따뜻해!” 메리가 말했다. “이렇게 따뜻하면 연둣빛 새싹들이 쑥쑥 올라올 거야. 땅속에서는 알뿌리들이랑 다른 뿌리들이 최선을 다해 힘차게 뻗어 나가고 있겠지.” 메리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창밖으로 몸을 쭈욱 내밀더니,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 킁킁대며 바람 냄새를 맡았다.
--- p.251

디콘이 재빨리 주저앉아 무릎을 꿇었고 메리도 그 옆에 앉았다. 그곳에는 자줏빛, 주황빛, 황금빛 꽃들을 활짝 펼치고 있는 크로커스 군단이 있었다. 메리는 고개를 숙여 꽃잎마다 뽀뽀를 퍼부어주었다.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뽀뽀 못해.” 다 끝나고 고개를 들었을 때 메리가 말했다. “꽃들은 사람과 많이 다르니까.” 디콘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씩 웃었다.
--- p.257~258

“새들이 내는 소리 좀 들어보셔요. 휘파람을 불구 삘릴리 노래허구, 온 세상이 저런 소리들루 가득 찬다니깐요.” 디콘이 말했다. “화살처럼 쌩허니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구, 서로를 부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셔요. 봄이 오면 세상 만물이 서로를 불러대는 것 같어요. 돌돌 말려 있던 나뭇잎들까지두 몸을 쫙 펼치면서 자길 봐달라구 아가씰 부르는 거지요. 게다가 맙소사, 봄은 이러코롬 달콤헌 냄새를 솔솔 풍기구!” 디콘은 발랄하게 들려 있는 코를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았다.
--- p.299

마침내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르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온다. 수천, 수만, 수억 년 동안 매일 아침 되풀이해온 장엄한 광경에 심장이 멎을듯해 진다. 바로 그때, 사람은 자신이 영원히 살리라고 느낀다. 그 순간만큼은 그런 예감에 휩싸인다. 어떤 이는 노을 지는 숲에 홀로 서서 나뭇가지 사이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신비로운 황금빛 정적을 바라보다가 그런 예감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들을 수 없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읊조리는 햇살을 바라보며 자신도 언제까지나 살아 있으리라 느낀다.
--- p.345~346

그날 오후는 온 세상이 콜린 하나만을 위해 눈부시게 아름답고 정답고 완벽한 존재가 되어 보이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았다. 어쩌면 봄은 순수하고 선한 마음으로, 자신이 끌어올 수 있는 건 뭐든지 끌어와서 그 정원에 쏟아부었는지도 몰랐다. 오늘 디콘은 하던 일을 몇 번이나 멈추고 가만히 서서, 경이로움에 흠뻑 젖은 눈으로 고개를 살며시 내저었다.
--- p.346

“넌 할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내가 말했잖아! 넌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메리는 콜린을 향해 중얼거리고 있었다. 똑바로 선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마법을 걸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벤 웨더스태프가 보는 앞에서 콜린이 포기하기라도 한다면 메리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콜린은 포기하지 않았다. 메리는 콜린이 저렇게 서 있으니 비록 빼빼 마르긴 했지만 꽤나 멋져 보인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 p.366

“나는 오래오래, 영원히, 언제까지나 살 거야!” 콜린이 큰 소리로 외쳤다. “수천 가지, 수만 가지나 되는 진리를 알아낼 거야. 사람들이랑 동물들에 대해서도 알아낼 거고, 땅에서 자라는 것들에 대해서라면 전부 알고 싶어. 디콘처럼. 끊임없이 마법을 일으킬 거야. 나는 건강해! 나는 건강해! 지금 내 기분은 말이야, 내 기분은, 어떤 말을 외치고 싶은 기분이야. 고맙고 행복하다는 그런 말들을!”
--- p.438

씨앗을 키우구 태양을 빛나게 하는 바루 그 힘이 도련님을 건강헌 소년으루 만들어준 거여요. 그러니 어쨌든 ‘선한 것’이죠. 게다가 그런 힘은 우리 불쌍헌 멍청이들허구는 달라서, 다른 이름으루 불려도 하나두 불쾌해하질 않어요. ‘정말루 정말루 선한 것’은 그런 자잘헌 걱정 때문에 일손을 멈추진 않으니깐요. 그런 힘은 절대루 쉬지 않구 수백만 가지 세계를 만들어내지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과 비슷한 것들을요. 선한 힘에 대한 믿음을 절대루 멈추지 않구 이 세상이 그런 힘으루 가득 차 있다는 걸 늘 명심해야 해요. 부르는 건 뭐라 부르든 상관없어요.
--- p.44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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