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발명’과 ‘특허’ 이야기는 어렵고 따분하며 재미없다고들 말한다. 평생 지식재산권법을 연구해온 학자이자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나는 이 부분이 늘 고민이고 숙제였다. 이 책의 저자 정성창 소장과 이가희 박사도 이런 고민을 한 듯하다. 정성창 소장은 특허청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지식재산 정책 분야의 베테랑이며, 또 한 사람의 저자 이가희 박사는 지식재산과 문화예술을 연결하기 위한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의 이론적 틀을 제시한 개척자다.
이 책은 전혀 다른 두 영역의 전문가 두 사람이 만나 ‘지식재산 스토리텔러(IP Storyteller)’로서 ‘특허제도의 상징 에디슨’을 재미와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 15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건너뛰어 오늘날 실리콘밸리와 발명왕 에디슨을 이어주는 이들의 스토리텔링 덕분에 아마도 독자들은 책을 손에 잡고 앉기만 한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쭉 다 읽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이 책은 그저 ‘재미난 발명가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혁신’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시대와 국경을 넘어 종횡무진 전달해준 저자들의 지식재산 이야기에 커다란 감동과 함께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특허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면 어떤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 정책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수용하는 사회 저변의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일깨워준다. 시대를 통찰하는 지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 형태로 읽기 쉽게 전해주고 있어 지식재산 분야뿐 아니라 혁신을 추구하는 모든 기업의 경영자 또는 교육 관계자에게도 유용한 책이 되리라 믿는다.
- 정상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어린 시절, 필자를 과학의 세계로 이끈 사람이 바로 에디슨이다. 이 책을 통해 그 시절의 영웅을 다시 만나니, 우선 반가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어릴 적 읽었던 에디슨 이야기와는 완연히 다르다. 그때 읽은 에디슨은 호기심 많고 엉뚱한 에디슨이었다. 지금 읽는 에디슨은 소리(축음기), 시각(영사기), 빛(백열전구)의 세계를 개척한 과학자이자 발명가, 기업가이다. 이 책은 에디슨이 세 영역 중에서 빛의 영역을 어떻게 개척했는지 그 도전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물론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백열전구와 발전기 그리고 가스 배관 시스템 등을 융합하고 연결하여 새로운 전기 산업을 창조했다.
에디슨이 추구했던 융합과 연결을 통한 창조와 혁신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인재 양성’의 방향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준다. 그래서 대학 등 교육 분야 종사자들에게 암시하는 바가 크다. 또한 벤처 기업가로서 에디슨에게도 주목할 부분이 많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청년 에디슨의 인생은 좋은 역할모델이 되어줄 것이다.
1878년 에디슨은 뉴욕 언론을 통해 ‘전기 선언’, 곧 “이제 가스 산업은 사라지고 전기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제창했다. 이후 에디슨은 투자 유치, 아이디어 구체화, 무려 6,000번에 이르는 실험, 시제품 제작, 공장 건설, 마케팅 등을 통해 자신이 꿈꾼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당시 에디슨이 전기 산업을 창조한 과정은 그 기술을 AI 등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오늘날 모든 벤처기업이 겪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전 세계에서 왜 에디슨이 부활하고 있는지 이유를 알 만하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 이광형 (KAIST 부총장)
이 책은 발명가로서 그리고 기업가로서 에디슨의 일생을 작게는 특허제도, 크게는 사회경제적 시스템과의 관계에서 풀어낸다. 개인의 활동과 사회경제적 제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이 책은 생생히 보여준다. 에디슨은 젊은 시절부터 특허를 팔아서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당시의 특허제도가 발명자를 제대로 보호해주었다는 점, 그리고 특허를 사고파는 기술 시장이 당시에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시킨다. 이 책에 따르면, 에디슨은 전기 산업에 진출할 때 월가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오늘날의 벤처캐피털의 원형을 보여준다. 또한 에디슨은 유럽에서 도제교육을 받은 숙련 기술자를 연구원으로 채용하는데, 책 속의 그 대목을 읽으며 독자들은 어쩌면 오늘날의 변화된 대학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에디슨 이후 기술개발 체제는 개인 중심에서 기업과 연구소로 확대되었으나 여전히 발명가와 기업가가 기술 연구 및 개발에서 선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발명과 기술혁신의 사회경제 체제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한다. 정책 담당자뿐 아니라 학계 연구자에게도 일독을 권하는 이유다.
- 서중해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이 책을 쓴 정성창 소장은 내가 산업부와 특허청에서 30여 년 공직 생활을 해오며 만난 많은 후배 가운데 지적 호기심이나 업무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가 전문 관료이자 특허청 과장으로서 공직을 마감하고 프리랜서 연구원으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며 에디슨에 관한 책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그가 자신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인물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디슨은 1,093개의 특허를 가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왕으로 기록된다. 하지만 지금껏 이 위대한 발명왕이 그 많은 발명을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했는지, 또 그 발명을 위한 연구 자금과 사업화 자금을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마련했는지에 관해서는 국내에선 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책은 철저한 자료 조사를 거쳐 에디슨의 발명 자금 출처를 파악하고, 그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갔는지 밝힌다. 사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새로이 발명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에디슨은 파산 가능성을 안고 살았으며, 그런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에디슨은 뛰어난 인재 영입, 기존 발명에 관한 특허 조사,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실패와 위기를 극복했다. 에디슨이 추구한 이런 방식은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오늘날 기업의 세계에도 여전히 적용 가능한 부분이 많다. 이미 실리콘 밸리의 애플, 구글, 테슬라 모터스의 CEO가 에디슨에게 배우고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나 지금이나 혁신을 이루는 접근 방식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기술 혁신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기업의 CEO들에게 ‘에디슨 스타일’의 혁신을 권한다.
- 고정식 (제20대 특허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