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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루몽 2

옥루몽 2

: 혼탁의 장場

남영로 저 / 김풍기 | xbooks | 2020년 1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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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472g | 122*189*35mm
ISBN13 9791190216395
ISBN10 119021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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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들으니, 나그네는 고향을 슬퍼하고 물고기도 옛날 노닐던 물을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자고새 역시 강남 지방에 많이 보이는 새입니다. 비가 오나 날이 어둡거나, 꽃이 피거나 낙엽이 지거나 그 소리는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그렇게 화창하게 들리던 소리가, 오늘은 어찌 저리도 슬프게 들리는 걸까요? 첩은 본래 청루의 천한 신분으로 뜻밖에 상공을 만나 오늘처럼 영화가 극에 달하여 여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녀자 마음은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고, 매번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만나면 제경공齊景公의 눈물과 양숙자羊叔子의 탄식이 아무 이유 없이 나옵니다.”
--- p.53

홍혼탈의 쌍검이 이르는 곳에 10장이나 되는 푸른 노을이 가득 일어나며 진중이 요란해졌다. 소보살이 그것을 보고 크게 노하여 즉시 자기 부하 장수의 목을 베어 진영을 진정시키고자 했지만,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어디서 온 검광인지, 동에 번쩍하면 오랑캐 장수의 목이 땅에 떨어지고 서에 번쩍하면 오랑캐 병졸의 목이 땅에 떨어졌다. 동쪽을 진정시켜 놓으면 서쪽이 소란스러워지고, 앞쪽을 방비해 두면 뒤쪽이 곧바로 급박해졌다. 빠르기는 바람과 같고 신속하기로는 우레와 같아서, 오가는 종적이 멍하여 가늠하기 어려웠다.
--- p.78

“폐하께서 만약 한때 마음을 푸시는 것이라면 잘못을 고치는 것에 인색하지 않으셔야 하는데, 도리를 지키기 어려운 것이 무엇이기에 언관에게 죄를 주고 대신을 쫓아내 조정 관료들의 입을 막아 버리고 기운을 꺾어 버리시는 것입니까? 친구 사이라도 곧은 말과 선을 경계하여 꾸짖는 말을 모두 어렵게 생각했습니다. 오늘 폐하의 신하들은 생사고락이 폐하께 달려 있고 재앙과 복과 영광과 욕됨이 또한 폐하께 달려 있습니다. 어찌 폐하께서 듣고 싶어 하시지 않는 말을 해서 폐하를 거스르고 스스로 엄한 책임을 자초하겠습니까? 이는 다름이 아니라, 나라가 편안하면 몸이 편안하고 나라가 위태로우면 몸이 위태롭기 때문입니다.”
--- p.191

“벽성선은 개연히 죽음을 각오하고 오랑캐 십만대군을 초개처럼 보면서 태연히 사지로 들어가니, 이는 억지로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옛날 한나라의 기신이 한왕을 대신하여 충절이 혁혁했으나, 이는 당당한 대장부요 임금의 녹을 먹는 사람이라 자신에게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늘 벽성선은 아무런 직책도 없는 여자의 몸일세. 만약 하늘로부터 충의로운 마음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어찌 창졸간에 그런 계책을 낼 수 있었겠는가.”
---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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