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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눈을 뜨기 전에

아이가 눈을 뜨기 전에

: 엄마의 기쁨과 슬픔

리신룬 저 / 우디 | 원더박스 | 2021년 01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7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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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80g | 130*198*20mm
ISBN13 9791190136372
ISBN10 119013637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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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사히 집을 빠져나와 문을 닫았다. 딸아이는 문 뒤에서 큰 소리로 울며 한바탕 흐느꼈다. 나는 두 가지 복잡한 감정에 이끌렸다. 죄책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찾아올 자유로 인한 기쁨. 솔직히 말해서 죄책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딸아이가 몇 번 울다가 울음을 멈췄으니까. 나는 그제야 발걸음을 내디디며 짧디짧은 자유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강의는 예전에 여행이 내게 선사해 주었던 것을 준다. 정확히 말하면 나 홀로 하는 이 짧은 외출은 나를 엄마와 아내에서 다시 한 여성으로 되돌려 놓는다. 에코백에는 기저귀도 물티슈도 아이 물병도 젖병과 분유, 아기 과자도 없이 오직 ‘책’(이 위에 중요 표시 해 주시길)과 필통, 그리고 내 텀블러뿐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걸음에 힘이 붙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고 미소 지으며, 얼굴이 어떻게 또 엄마에서 여성으로 되돌아왔는지 살펴본다.
--- p.146~147

따스한 이불 속에서 아이 얼굴에 내 얼굴을 가까이 마주 대니 아이가 웃었다. 가늘게 뜬 실눈, 찡그린 작은 코, 옹골찬 이마, 앙증맞은 입술이 천사처럼, 신의 은총처럼 특별했다.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입을 맞추었다. 낮에 나를 걱정에 빠뜨리고 분노하게 했던, 비명을 내지르게 했던 모든 것이 기적 같은 아이의 얼굴 속에서 가만히 멈춰 섰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101가지 일들도 딸아이의 자그마한 주먹 속에서 부서져 먼지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이 티 없는 여자아이에게서 떼어 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수정해야 할 글과 보내야 할 원고, 회신해 줘야 할 이메일, 첨삭해 줘야 할 학생들 과제, 설거지해야 할 그릇과 접시와 젖병, 이런저런 것들을 밀쳐놓고, 나는 이토록 기꺼이 아이를 안고 잠든다. 내일 아침, 또다시 시시포스가 거대한 돌을 밀어 올리듯, 엄마의 일을 반복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입을 맞추었다.
--- p.150~151

아이가 잠들면, 나는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책상으로 돌아갔다. 이 고요한 혼자만의 시간은 번잡한 생각의 갈피를 정리하는 시간이었고, 내가 주체로 개선(凱旋)하는 시간이었으며, 나 자신에게 충실한, 거울을 손에 쥐고 나 자신을 응시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헤어나기 힘든 천사 같은 아이의 얼굴을 뒤로 하고, 달콤한 단잠을 단호하게 마다하고, 책상 앞으로 돌아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자판을 두드렸다. 과한 흥분에 사로잡혀 손가락을 덜덜 떨었던 적도 몇 번인가 있었다. --- p.170

내가 글쓰기를 갈망하는 것이 이상할 리 없다. 특히나 선생님과 엄마라는 정체성이 나를 잠식할 때, 나의 존재감을 무장 해제시킬 때, 나는 써야만 한다. 곤혹스럽기 때문에, 피로하기 때문에, 무겁기 때문에, 혼란스럽기 때문에, 온갖 잡다한 일들과 열렬하게 내게 달라붙는 아이들로 인해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 p.184

딸아이는 일반 병실로 옮겨진 뒤, 매일 아침 드레싱을 할 때마다 울부짖었다. 그게 나한테 어떻게 고통이 아닐 수 있었겠는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나는 어느 날 결국 병실을 걸어 나갔고, 끝없이 눈물을 쏟았다. 한 환자의 어머니가 나를 보고 어깨를 다독이며 달래 주었다. “다 좋아질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몸은 깡말랐지만 얼굴에는 늘 따뜻한 미소가 걸려 있던 분, 하지만 일이 터진 첫 달에는 그 어머니도 더는 어떻게 웃어야 할지 모르겠었다고 말했다. 나중에 그분이 이런 말을 했다. 처음 중환자실 밖에서 나를 봤을 때, 속으로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고. 또 다친 아이가 들어왔구나 싶어서, 또 슬픔에 젖은 엄마가 들어왔구나 싶어서.
--- p.237~238

물이 다 빠진 그 커다란 배낭을 메고서 내게 손을 흔드는 엄마를 바라본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한기와 온기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흐른다. 성큼성큼 집 문을 나서던,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나서던 예전의 나를 보는 것만 같다. 꼼짝도 하지 않고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엄마가 모퉁이를 돌 때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까지.
--- p.313

엄마가 된 뒤로 나는 정말 많은 눈물을, 많고도 많은 눈물을 흘렸다. 감동과 기쁨에 젖은 눈물도 있었고, 분노와 서글픔의 눈물도 있었으며, 뭐라고 이름 붙이고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모르겠을 눈물은 훨씬 더 많았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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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엄마라는 개념에는 ‘미화’와 ‘자연화’가 넘쳐 난다. 각종 영상과 광고, 사회적 고정관념을 통해 매끈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엄마의 모습에 익숙해졌던 여성들은 막상 엄마가 되었을 때 그때까지 생각해 왔던 이상적인 엄마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에 망연자실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괴리를 메워 주기 위해 쓰인 듯, 엄마가 된 사람이 맞게 되는 일상과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실상을 생생히 알려 주면서도 글의 격을 잃지 않는 것은 어떤 문학 작품과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을 감각적인 글쓰기 덕분이리라. 엄마가 되어 맞는 현실에 대한 사실적이고 거침없는 묘사가 충분히 깔린 상태에서 반전처럼 아이에 대한 사랑 고백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축복이다. 진흙탕에 빠져 질척이는 가운데 기적처럼 맑게 흘러나오는 사랑, 그것이 엄마와 아이 간의 사랑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 정아은 (소설가, 『엄마의 독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저자)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그날 밤, 오래도록 아프지 않았던 제왕절개 상처 부위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깊은 밤 아이 젖을 먹이느라 욱신거린 것이었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 통증도 리신룬의 환상적이고 은유적인 글에 의해 소환되어 나와, 내 몸에서 말을 하고 춤을 추고 싶었던 것인지도, 나를 악기로 삼아 연주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 통증은 리신룬의 펜 끝에서 그려지는 죽음에 가까운,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잉태하는 출산의 고통에 대한 호응이었고, 글 쓰는 시간을 박탈당하고 자아가 박탈된 엄마의 고통에 대한 응답이었다. 하지만 진통과 아기의 울음소리가 가득한 연이은 글 사이사이에 여전히 자잘하게 나부끼는 시간이 있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행복한 순간이, 깊은 밤 아기방의 작은 등불처럼 엄마이자 여성인 작가에게 형용할 수 없는 위로가되어 주고, 남루한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가게 해 준다. 역시나 엄마이고 글을 쓰는 사람인 나 역시 생활의 틈새가 낳은 이 글들을 읽으며 형용할 수 없는 위로를 받았다.
- 린웨이윈 (작가)
신룬은 사람 자체가 순수하고 맑고 선량하다. 그의 산문도 소란스럽고 조급한 것들을 고요히 잠재운다. 그 풍요롭고 함치르르하고 정감 있는 응시(凝視) 덕에 납작하고 평평한 세계가 순간 충만해지기 시작한다. 신룬의 원고를 읽고 있던 무렵, 난 원고를 한 반 정도까지 읽다가 뭔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원고를 내려놓고 아이에게 이리로 와서 꼭 안아 달라고 했다. 신룬의 글은 내가 좋아하지만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되찾게 해 주었다. 신룬의 글 덕에 갑작스레 온갖 온화한 감정이, 세밀한 감정이 용솟음친다.
- 린완위 林婉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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