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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괜찮아질 거야

내일은 괜찮아질 거야

: 어제를 버텨낸 어느 초등 교사가 전하는 오늘의 위로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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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26g | 130*188*10mm
ISBN13 9791190179614
ISBN10 11901796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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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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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익숙한 어른들은 아이에게 쉽게 인생을 살려면 안전한 길을 찾으라고 말한다. 실패할 것 같으면 하지 말라고, 기왕이면 남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길을 걸으라 한다. 실패한 어른을 곁에서 보고 자란 아이들은 두려움에 쉽사리 그들의 의견에 순응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꼭 그와 같은 어른이 된다. 실패하지 말라고, 실패는 무서운 거라고 말하는 어른이 된다.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나의 삶들은 결국 성공적이었을까. 전혀 아니다. 나는 늘 전전긍긍했고 조급했고 아팠다. 겉으로 보이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나는 실패의 공기를 내뿜는 어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 p.35

내 부모, 그리고 매년 만나는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주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교우관계에 대한 관심, 성적에 대한 염려를 표현하는 것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좀 더 용기를 주는 것이 절실할 수 있다.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에는 ‘난 네가 친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믿어!’라는 강요가 내재되어 있다. 네가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 네가 학교에서 발표 한 번 못하고 와도 괜찮아.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괜찮다는 말 한마디로 아이들은 더 빨리,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오기도 한다. 소심한 게 아니라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뿐이니까.
--- p.60~61

이제 교사가 된 후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 모두 내가 하나하나 봐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더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저절로 눈이 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그 아이들이 진짜 마음이 아프지 않게 되고 삶이 좀 더 수월해지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께서 4학년 때의 내게 그랬듯,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단지 1년간 그 아이를 좀 더 바라봐 주고 공감해 주는 것 정도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나의 11살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알게 되었듯, 내가 만난 아이 중 몇몇은 나와 보낸 1년을 조금은 특별하게 기억할지도 모른다. 물론 기억의 이유는 제각각일 테지만.
--- p.88

학교에서의 시간이 조금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급식 시간에 통째로 음식을 남겼다고 해서 이 아이가 영양소 결핍에 걸리기 쉽고 편식을 일삼으니 건강하지 않을 거라 쉽게 판단할 수 있을까. 나는 쉬는 시간에 빨리 뛰어놀고 싶어 마시듯 밥을 먹는 아이도 보았고 일부러 아픈 척하며 밥을 먹지 않으려는 아이도 보았다. 몇몇 아이는 어느 날은 잘 먹었고 어느 날은 무작정 먹지 못하겠다고 하는 날도 있었다.
물론 밥을 먹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가 조금 더 교육이라는 것에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모든 것이 무겁고 의미 있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 어릴 적 모습을 생각하며 가볍게 지켜보면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다.
--- p.119

음악을 틀고 연습을 하는 내 교실의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몇몇은 매우 열성적이었고 몇몇은 동작을 외우지 못해 허우적거렸다. 곁눈질로 어떻게든 따라 하려는 아이도 있고 이미 의욕을 상실해 대충대충 큰 동작만 따라 하는 아이도 있다. 내 어린 시절은 어땠었나. 나는 담임 선생님에게 혼날까 봐 동작은 못 외웠지만 곁눈질로 어떻게든 따라 하려는 아이였다. 선생님은 내가 동작을 못 외웠다는 것을 귀신같이 알아채고는 늦게까지 남아 연습을 시키곤 했다. 신기하게 학예회 전까지 동작은 외워져 있었고 나는 별 실수 없이 늘 학예회를 마무리했다.
나는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는 갑자기 마음이 놓였다. ‘그래, 나 같은 애도 했는데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은 어른들 눈에 멋져 보이려는 노력일 뿐이니 아무 의미 없다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의 눈에 멋져 보이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아니니까. 아이들은 어떻게든 나름의 방식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다. 나의 역할은 그저 아이들의 나날을 조급함 없이 지켜보는 것이다.
--- p.158

누군가인 사람들의 말만 듣고 교사를 꿈꾼다면 더 중요한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교사라는 직업은 다른 어떤 조건들보다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것을 거울삼아 배울 각오가 되어 있다면 정말 좋은 직업이다.
나와 같이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면 더 큰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주하는 많은 사람이 잊고 싶은 순간들을 떠올리게 할 것이고 나의 상처를 헤집고 들춰낼 테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교사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것은 내면을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된다.
--- p.1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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