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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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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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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30g | 128*188*20mm
ISBN13 9788954677097
ISBN10 89546770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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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두 달 전 결혼했다. 여기는 두 사람의 첫 살림집이었다. 그전에는 필립의 부모가 사는 좁은 집에서 영원처럼 느껴지는 팔 주 동안 함께 살았다. 침대 스프링은 채찍처럼 쩍쩍 소리가 나고 변기 물을 내리면 그 아래 물속에 갇혀 사는 용이 괴성을 지르는 것 같았다. 필립의 부모는 이저벨이 어머니, 아버지라 불러주기를 원했다. 마치 그녀와 필립이 아직도 어린애인 것처럼, 그리고 두 사람이 남매지간인 것처럼. 그러나 그들은 다 자란 어른이었다. 필립은 첫 직장을 구했다. 이저벨은 가정을 꾸릴 것이다.
--- p.17

위층에서 집주인이 기침을 했다. 너무 가까워, 이저벨은 생각했다. 한 집을 나누어 세를 놓았지만 그 안의 삶들은 별로 구분되지 않았다.
--- p.21

가르치는 일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녀가 속으로 말했다. 아니면 공무원 시험을 볼 수도 있었어. 그런데 넌 필립과 결혼하는 걸 선택했지.
--- p.22

필립은 케이크를 잘 먹었고 빵 굽는 냄새도 좋아했다. 그는 셋집 문을 열자마자 말할 것이다. “이 맛에 집에 오지.” 아직 그녀는 집이란 단어를 직접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듣기 좋았다.
--- p.34

자기 자신을 지칭하기엔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단어들이 있지, 이저벨은 생각했다. 아내. 어머니. 그러나 필립은 평생 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래서 자신이 그와 결혼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p.66

그의 얼굴은 소년처럼 들떠 있었다. 필립은 자기 인생에 만족해, 그녀는 생각했다. 아니야, 그녀는 생각했다. ‘만족’은 정확한 단어가 아니었다. 필립은 자기 인생에 속해 있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이었다…… 물론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인생의 바깥에 있는 것 같을 때가 너무 많았기에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 p.81

진한 파란색, 거의 남색인 그의 눈은 너무 많은 걸 보아왔기에 그 무엇에도 놀라지 않을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젊었다. 그러나 눈은 그렇지 않았다.
--- p.110

그가 집에 오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지? 처음에 대한 기억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선명하고 밝은 부분에 남아 있었다. 그가 창문을 두드린 것, 그녀의 소심함, 그리고 유리창 너머에 있던 그의 모습. 그러나 머릿속의 나머지 부분은 그녀 인생 바깥에서 온 기억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마구 밀려드는 기억들이 그녀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 작고 밝은 부분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알렉 때문이었다. 그가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 p.117

필립을 생각하니 그가 다른 세상에 있는 듯 아주 멀게 느껴져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또는 그가 안개 속에 파묻힌 것 같았다. 그래, 그거야. 동쪽에서 몰려오는 안개. 그렇게 멀리서 오는데도 바다 냄새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안개. 그런 안개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
--- p.125

이제 그녀는 알렉과 처음 만났던 때가 기억났다. 그 기억은 아주 또렷해지는 반면, 셋집과 필립은 점점 뿌옇게 흐려지고 멀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기억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의 기억이기도 했다. 농장 주택, 그곳에서의 삶, 그녀였던 여자.
--- p.135

그는 때때로 어떤 표정을 보게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표정을 보면 다들 입을 다물었다. 그냥 시선을 피하고 사물함에 옷을 집어넣거나 뭐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죽을상. 그녀는 그게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냥 죽을상이었다. 돌아오지 못할 대원은 그런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몰랐지만 그들 안의 무언가는 알았다. 그리고 그 표정을 흘깃 보기만 해도 불운이 따랐다.
--- p.149

이렇게 완전하게 현존하는 사람이 어떻게 몇 시간 후에 생명을 잃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보다 더 쉬운 일도 없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그녀도 알게 되었다.
--- p.151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해.” 고모가 말했다.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걸 원할 거야.”
--- p.178

그는 떠났다. 스물일곱번째 작전이었다. 이번 작전을 마치고 세 번을 더 하면 복무가 끝난다. 이제 시작되었다. 알렉은 쪼개진 시간의 틈 밖으로 기어나갔다. 스물여섯번째 작전과 스물일곱번째 작전 사이, 그 틈에서 그는 이저벨을 만나고 또 만나고 또 만났다. 너무도 가엾은 케이티 대원들은 이제 대도시로 출격을 나갔다.
--- p.182

새로운 곳에 이방인으로 가면 그게 문제였다. 사람들의 과거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들의 현재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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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고스트 스토리.
- [인디펜던트]
우아하고 긴장감 있는 고스트 스토리. 외투의 비밀이 밝혀질 때 등뼈가 섬세하고 감미롭게 떨렸다. 고스트 스토리가 반드시 길고 소름 끼치게 오싹할 필요는 없다는 걸 보여준다.
- [선데이 타임스(UK)]
열정적이고 섬세하다.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가슴 아픈 로맨스가 있는 황홀한 역사소설.
- [데일리 메일]
던모어는 신혼의 미세한 균열과 사그라들기 시작하는 열정처럼 말해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날카로운 눈과 섬세한 펜을 지녔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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