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호통-후회의 사이클에 갇힌 엄마들을 위한 현실 처방“인내하지 말고, 인내할 필요가 없는 환경을 만드세요”육아 전문가들은 말한다.“화내지 마세요. 혼내지 마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세요.”하지만 많은 부모에게 이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미션이며, 때로 이 지침 자체가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아이는 날마다 ‘분노의 마지노선’을 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 행동들은 부모의 불안을 끊임없이 건드린다. 끝이 보이지 않는 노동과 불안의 틈바구니에서 매일 아이와 씨름하는 사람에게 매 순간의 감정을 컨트롤하라는 건 너무나 가혹한 주문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언제나 ‘좋은 부모’이고 싶기에, 치열히 보낸 하루의 끝엔 안도보다 자책, 보람보다 후회가 짙게 남는다.피로와 체념이 뒤섞인 목소리로 그들은 되묻는다.“아무리 말해도 듣지를 않는데 어떻게 혼내지 않을 수가 있나요.”“알겠으니까 이제 화가 안 나는 법 좀 알려주시죠.”독일의 자녀교육 전문가 니콜라 슈미트 역시 부모들로부터 이와 같은 고민을 숱하게 들어왔다. 화내고, 꾸짖고, 상처 주는 육아가 나쁘다는 것은 너무 잘 알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쉽지 않다는 것. 이에 니콜라 슈미트는 “변화하고 싶다면 관점을 돌려 새롭게 접근해보자”고 조언한다. 더 많이 인내하기 위해 이를 악물 게 아니라, 아예 인내할 필요가 없는 환경을 만들라고. 좀 더 편해지고 행복해지려면 어쩔 수 없이 우리 손으로 육아의 환경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이 책은 그 환경을 바로잡는 21일간의 여정을 안내한다.“완벽한 부모는 없으며, 완벽해질 필요도 없습니다”수많은 육아 지침, 자녀교육서에서 부모는 아이 성장에 필요한 ‘의무자’로서만 존재한다. 그 의무와 책임을 온전히 소화하기 힘든 속사정은 ‘완벽한 육아’라는 신화 앞에서 곧잘 생략된다. ‘꾸짖지 않는 육아’를 누구보다 중시하는 니콜라 슈미트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화내지 않는 육아가 힘든 이유’부터 속속들이 조명한다. 가령, 자녀 양육이라는 막대한 의무를 짊어진 부모들은 정작 ‘완벽한 양육’을 제공받으며 성장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자기 감정을 수습하는 데 여전히 미숙한 채 어른이 되었다. 또한 그 훌륭한 지침들을 고스란히 흡수하고 실천하기엔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도,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지원도 터무니없이 빈약하다. 부모들이 처한 현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역설적으로 육아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출구가 보인다. 출구로 향하는 첫걸음은 바로 ‘완벽한 육아’라는 허상을 버리는 것이다.니콜라 슈미트는 ‘오늘날의 사회는 개개인의 무리한 노력을 과도하게 부추긴다’는 점을 꼬집으며, 이런 태도가 육아에 적용되면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이 일어남을 설파한다. 그녀가 ‘21일간의 도전’을 통해 선물하고 싶은 것은 ‘지속 가능한 육아’다. 하루하루 에너지를 무리하게 소진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잘 굴러가는 육아. 이 루틴을 정비하고 계속해서 지켜나가려면 한 가지 선언이 필요하다. ‘세상에 완벽한 육아란 없으며 나는 이미 충분히 훌륭한 부모’라는 것.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부모인지 믿는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니콜라 슈미트는 말한다.“불안에 강한 부모가 내면이 강한 아이를 키웁니다”“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아이에게 화가 나요.”많은 부모가 토로하는 이 고민은 니콜라 슈미트가 말한 ‘완벽한 육아의 부작용’과도 일맥상통한다. 완벽주의가 강한 부모는 수치심에 취약하고, 부적절한 훈육으로 아이에게 자기 수치심을 전가한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는 부모는 아이의 작은 문제 행동도 심각한 ‘경보 신호’로 받아들이며 과민하게 반응하고, 부모의 과잉 반응은 아이를 점점 무기력하게 만든다. 주어진 모든 일을 빈틈없이 해내는 데 골몰하는 부모는 정작 중요한 아이와의 교감을 놓치고, 아이의 수많은 장점보다 하나의 단점을 부풀려 보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모든 과정에서 불거지는 ‘어쩌면 내가 좋은 부모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부모의 불안은 긴 시간 동안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염된다. 이 책은 불안의 자리에 아이와의 깊은 교감을 대체하는 방법이 체계적으로 소개된다. 내 가족에게 맞는 큰 그림을 그리고, 아이에게 충분히 감정 이입할 수 있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아이와 ‘합의된’ 루틴을 공유하며 에너지를 아끼고, 팽팽한 갈등을 5분짜리 놀이로 푸는 방법 등, 하루에 하나씩 시도하며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일굴 수 있는 솔루션들이다.다양한 육아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니콜라 슈미트는 가정의 큰 변화는 생각보다 아주 작고 사소한 시도에서 시작됨을 수백 쌍의 부모를 통해 확인했다. 그중 가장 크고 중요한 변화는 ‘내 맘 같지 않은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이다. 아이가 내 맘 같지 않다는 사실이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연결되지 않아야만, 비로소 부모는 그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훈육을 선택하고 올바로 실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어야만 아이와 부모 간의 건강한 교감, 신뢰가 형성된다. 21일이든 100일이든 상황에 맞게 목표를 정하고, 책 속의 솔루션을 매일 하나씩 실천해보기 바란다. 주변 사람들이, TV가, 사회가 말하고 강요하는 육아 지침을 일일이 주워 삼키느라 놓쳐온 아이와의 교감이 하루하루 깊어감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