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미류 / 우리는 서로를 책임질 수 있을까 서보경 / 감염과 오명, 보복하지 않는 정의에 대하여 고금숙 / 마스크는 썩지 않는다 박정훈 / 코로나 시대의 배달노동 최현숙 / 홈리스들이 살아낸 팬데믹 첫해 김도현 / ‘시설사회’와 코로나19, 그리고 장애인 이길보라 / 가치에 대해 질문할 권리 이향규 / 인종주의라는 바이러스 김산하 / 마스크 아래의 민낯 채효정 / 누가 이 세계를 돌보는가 추천의 말 / 우리의 일상은 변해야 한다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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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영화의 세계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끝을 모르는 재난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쓰러지는데도, 주인공과 그에게 중요한 사람이 살아남으면 안도하며 해피엔딩이라 여긴다. 현실 세계도 똑같다면 어떨까. 재난에서 반드시 살아야 하는 주인공과, 하찮게 스러져도 괜찮은 나머지 존재가 있다면, 이보다 잔혹한 세계가 또 어디 있을까.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은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이 사회가 은밀히 주인공으로 설정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고발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생명을 잃을 때, 나는 누구를 염려하고 무엇을 걱정하며 혹은 누구를 비난하고 어떤 위험을 방관하며 그 긴 시간을 보냈는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게 만든다. 사람을 바이러스로 보는 시선에서 공포를 겪어야 했던 이주민,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원칙이 무색하게 ‘코호트 격리’라는 명목으로 집단시설에 감금당해야 했던 장애인, “집에서 밥을 해 먹으라”라는 모욕적인 말로 급식을 거부당했던 홈리스, 필수적인 노동을 제공하지만 ‘필수적인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감염인에 대한 비난과 분노의 철창을 만든 우리는 스스로 그 안에 갇혀 두려움에 떨었고, 인간의 건강을 위해 쌓아올린 일회용품과 마스크는 지구를 더 병들게 했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서로가 필요했고, 함께 돌보고 책임지기 위한 해답을 찾아야 했다. 저자들은 재난 상황에서 한없이 좁아졌던 나의 시선을 열어주며, 마스크를 뚫고 세상에 드러난 불평등과 기후위기의 현실을 똑바로 응시하라고 잔잔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를 건넨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을 겪으며 우리는 각자가 주인공이 된 세상을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안전을 염려하며, 무사히 이 재난에서 살아남아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예전의 일상이 누구에게나 회복해야 할 평화로운 생활만은 아니며, 어떤 것은 지구를 병들게 했다. 우리의 일상은 변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만들어야 할 ‘새로운 일상’은 무엇인가. 이제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에 우리가 응답할 차례다. 김지혜(『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