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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감정

웅크린 감정

: 민망함과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은 삶에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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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10g | 145*215*19mm
ISBN13 9791196552572
ISBN10 119655257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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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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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한 손을 다른 손 위에 포갠 뒤 양 엄지를 돌려보라. 그러면 이 모양 전체가 마치 거꾸로 뒤집혀 버둥대다 점점 더 불편해져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드는 거북이처럼 보인다. 살짝 불편한 상황은 무엇이든 어색하게 여겨지고, 바로 이때가 어색한 거북이가 등장하는 순간이다. 수업에 늦었다고? 거북해애애! 술집에서 전 애인과 마주쳤다고? 어색해애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결국 민망하다는 얘기다.
---p.16

문학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 가운데 시대를 통틀어 가장 어색한 인물 후보로 《오만과 편견》의 미스터 콜린스를 꼽을 수 있다. 이‘어색하고 근엄한’남자는 작중 엘리자베스 베넷의 구혼자다. 작품 초반에 네더필드 파크 무도회에서의 한 장면이 나온다. 이곳에서 엘리자베스 베넷은 콜린스의 파트너로 붙들려 있다. 두 곡 연속으로 춤을 추는 동안 콜린스는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여”베넷을 짜증스럽게 만든다. 그가 이런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의 행동을 훨씬 더 어색하게 만든다.
---p.50

“우리 모두는 하다못해 가장 속 좁은 사람조차 그런 경험을 갖고 있죠. 늘 하던 언행이 실은 민망한 일이었다는 걸 그제서야 이해하죠. 즐겨 했던 농담이나 가정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녀가 말한다. “또 우리가 그런 말이나 행동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는 게 너무도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도 누군가가 그 사실을 볼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하면 굉장히 방어적으로 대합니다.” 그렇더라도 브로콜리처럼 내 치아에 약간의 인종차별이 끼어 있다면 차라리 아는 게 낫지 않을까?
---p.113

재밌는 사실은 라다우가 내게 말한 대로 이 광고 기법이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친구들이 말하더군요. 이 광고가 나간 후 사람들이 와서 그러더래요, ‘난 그냥 안녕이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혹은 ‘캠페인에서 본 대로 그냥 안녕이라고 말할게요!’” 라다우가 말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왜 나한테 말을 걸지? 불편하군.’”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웠다는 얘기다. 우리는 대부분 공공장소를 걸어다닐 때 약간의 시민적 무관심을 바라기 마련이다. 사회학 관점에서 시민적 무관심은 도시에 사는 거주자들이 재빨리 시선을 교환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 다음 정중하게 서로를 못 본 척하는 예의 바른 무관심을 뜻한다.
---p.146

이 논문에 소개된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창피함을 자초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짧은 시나리오를 읽거나 그림을 살펴보도록 요청받았다. 그중 하나는 한 사람이 자신의 바지 지퍼가 열린 것도 모른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나는 섹시해’라고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태연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묘사했다. 크라치와 바오로를 방문하고 돌아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 논문을 다시 읽다가 크라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또 다른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에는 ‘과도한 자화자찬’을 하고 마는 연설가에 관한 얘기다.
---p.182

겸손한 사람이 집중하는 것은 타인이다. 이들은 내부의 자신을 보는 것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외부의 주변 사람들을 본다. “이는 겸손한 사람이 자신의 행복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거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행복과 이익이 타인의 행복과 이익과 긴밀히 얽혀 있다고 보는 것이다.” 2016년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겸손의 종류”라는 제목으로 철학 논문을 집필한 저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겸손은 서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로 나 자신을 보게 한다. 내가 중요한 이유는 내 행위가 다른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pp.231,232

일상 속에서도 몹시 난감할 때가 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뭘해야 할지 모를 때다. 타인이 원한 게 이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게 아니었을 때도 그렇다. 에플리가 진행한 다수의 연구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잘못 읽는 방식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또 그와 나눈 대화에서 레오나드는 이런 종류의 오해가 실은(정확한 태도와 관점에서 고려된다면) 나름의 본질적인 재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미디를 생각해 보세요. 코미디는 예상을 뒤집는 것에서 나오잖아요.” 레오나드가 말했다. “전부 우스갯소리라도 이 또한 희극적 설정의 일부에요. 얘기가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거죠. 그리고 그 다른 쪽 길은 대개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어떤 진실을 드러냅니다.”
---p.276

여기서부터는 두 번째 시작 부분이다. “내슈빌에 더는 살지 않는다는 게 난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내가 애절한 ‘십대의 나’가 되어 말한다. 그러려고 의도한 것은 아닌데, 말할 때 어조가 평소보다 약간 높아져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이 꼭 질문처럼 들리는 듯 하다. “이곳 사람들은 괜찮아. 하지만 난 거기에 있는 모두가 좋았어. 거기에 있는 모두가?” 웃음이 나올 만한 문장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전략적으로 잠깐 멈춘다. “핸슨을 사랑했거든!”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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