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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션

: 두 개의 고백, 하나의 진실

리뷰 총점9.5 리뷰 45건 | 판매지수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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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694g | 148*221*34mm
ISBN13 9788934991540
ISBN10 893499154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날마다 짓눌리더라도 날마다 나아가고 싶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의 신작


『미니어처리스트』와 『뮤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우리 시대에 또 한 명의 재능 넘치는 스토리텔러가 탄생했음을 증명한 제시 버튼. 그가 세 번째 장편소설 『컨페션』으로 다시 한번 한국 독자와 만난다. ‘여성의 삶과 인생관을 가장 우아하게 그려내는 작가’라는 평가답게, 런던과 뉴욕을 배경으로 삼십 년이라는 시차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고혹적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7년, 런던. 어릴 적에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소설 두 권만 남기고 은둔중인 전설 속 존재 같은 소설가 ‘콘스턴스 홀든’과 연인 사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즈’. 콘스턴스를 만나겠다는 마음에 무작정 출판사로 전화를 건 로즈는 구직자로 오해받은 끝에 신분을 속인 채 그의 타이피스트로 일하게 되는데…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버지는 다시 나를 보았다. “내가 네 엄마를 만나기 전에.” 아버지는 손가락을 모아 주먹을 쥐며 말했다. “네 엄마와 콘스턴스…… 둘은 사귀는 사이였어.”
나는 아버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엄마가요?” 나는 《밀랍 심장》 위에 손을 얹었다. “엄마가 이 여자랑 사귀었다고요?”
“그래.”
“엄마가 레즈비언이었어요?”
“글쎄다, 로지. 그럴 수도 있고. 한동안 둘은 뗄 수 없는 사이였다. 그러니까, 우리가 널 낳았으니 내가…… 장담할 수는 없구나.”
“그럼 양성애자였어요?”
“그렇게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버지는 온몸을 둥그렇게 말고 다시는 펴고 싶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 p.43

삼십 년 넘게 마음을 죄어온 메시지와 더는 싸울 기력이 없어질 때까지 나를 갉아먹고 또 갉아먹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누구인지, 대체 나 자신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에게 아무런 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진전도 없고 서투르기만 한 내가 부끄러웠다. 누구나 상실이 있고 부끄러움이 있고 집착이 있지만, 남들은 어떻게든 극복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어떻게든 해낸다. 포기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삶을 꾸려나간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느 여자 유령과 자신만의 환상 속에 사는 남자친구에게 사로잡혀 내 손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내겐 몰도, 엄청난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내 이름으로 발표한 책도, 바닷가에서 함께 살 아내도 없었다.
--- p.89

임신하고 첫 석 달은 어이없을 정도의 원초적인 피로와 끊임없이 일어나는 자잘한 메스꺼움에 시달렸다. 주말에는 눈을 떴다가 다시 다섯 시간을 더 자고 일어나도 피곤했다. 침대에서 변기로, 다시 침대로. 이따금 주방에 들러 물 한 잔을 마시고 종이 타월을 가져다 화장실 타일에 묻은 토사물을 닦느라 비틀거리는 동안 생각나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왜 더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왜 과학적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지 않을까.
여자는 여기에 침착하게 대처해야 하며, 계속 일하고 먹고 자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 엘리스에겐 이 상황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세상이 실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엘리스에게 알려주는 사건이나 다름없었다. 모두 다산하는 여자를 원하는데, 하늘은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내려서 방해하고 있었다. 엘리스는 (진통제도, 소독 장갑도, 부드러운 베개도, 멍하니 볼 텔레비전도 없이) 앞서 살았던 여자들을 생각했다. 이상해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자신이 겪는 일을 그 여자들도 겪었을 텐데, 사회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누군들 이상해지지 않았을까.
--- p.38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제시 버튼은 동화의 토대 위에 거대한 이야기의 성을 세웠다.”_〈가디언〉
2017년, 런던. 카페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던 ‘로즈’는 아버지에게서 갑작스럽게 충격적 고백을 듣게 된다. 단 두 권의 소설만 남기고 사라진 희대의 소설가 ‘콘스턴스 홀든’이 실종된 로즈의 어머니와 연인 사이였고, 심지어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이라는 것. 로즈는 삼십 년 전 그날의 진상에 대해 듣기 위해 신분을 속인 채 콘스턴스에게 접근하는데… 조금씩 이어지는 고백들, 그 끝에 도사린 가슴 저린 진실은 무엇일까.
17세기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미니어처하우스의 비밀을 추적하는 고딕 미스터리 《미니어처리스트》. 뮤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여성 예술가의 사랑과 욕망을 섬세하게 살핀 장편소설 《뮤즈》. 두 편의 장편소설로 글로벌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가장 주목받는 스토리텔러로 우뚝 선 제시 버튼이 세 번째 작품 《컨페션》을 선보인다. 워터스톤과 내셔널북어워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수많은 영예와 인기를 누린 작가답게, 《컨페션》 역시 출간 즉시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등 저력을 또다시 증명했다.
자료 조사에만 몇 년을 매달릴 수 있는 끈기와 그 진득함에서 비롯된 풍성한 디테일, 미스터리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함에 따라 읽다가 멈추기 힘들 만큼 긴장감 넘치는 정교한 플롯, 각자의 뚜렷한 욕망을 바탕으로 얽히고설키는 생생한 캐릭터, 미세한 결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한 심리 묘사까지… 제시 버튼 특유의 색깔은 더욱 진해지고 뚜렷해졌다. 새벽까지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이야기의 마력’에 가슴 설레는 이들에게 《컨페션》은 또 한 번 기나긴 밤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여성들에게 바치는 나의 러브레터입니다.”_작가 인터뷰에서
우아하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능력도 매혹적이지만, 그 속에 울림 있는 주제 의식을 담는 것 또한 제시 버튼 작품의 강점. 《미니어처리스트》에서는 “모든 여성은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건축가다”라는 선언으로 여성의 자주성을 응원했고, 《뮤즈》에서는 남성 예술가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존재로만 인식되는 ‘뮤즈’의 억압을 보기 좋게 비틀었다.
이미 제시 버튼은 여성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장 우아한 형식으로 펼쳐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컨페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의 삶’이라는 문제를 꺼내놓는다. 누군가의 딸 혹은 누군가의 애인,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오롯이 ‘나’로 살기 위한 아름다운 분투를 담는 것. 얼핏 전형적 구조를 따라가는 것 같던 이야기가 전형성을 부수며 급물살을 타는 순간, 타고난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제시 버튼에게 또 한 번 매료될지 모른다.
작가는 출간 후 한 인터뷰를 통해 《컨페션》은 힘겹지만 굳건히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밝혔다. 그 뜨거운 애정의 마음은 최종 챕터의 “날마다 짓눌리는 걸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아가고 싶다. 이것은 바로 당신이 만드는 당신의 이야기니까”라는 문장에 녹아 있는 듯하다. 안주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현실과 과감히 맞부딪히는 이들을 향한 따스한 메시지. 2021년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과 여성의 삶에 바치는 가장 문학적인 응원이 아닐까.

회원리뷰 (45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책후기]컨페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k*****a | 2021.05.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선 책 표지를 보고 든 생각은 아래와 같다. 사람들은 흔히 '나'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한다. 나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수많은 관계와 위치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가족 구성원 중의 나, 학교에서의 나, 직장에서의 나, 누군가의 나 이 모두는 꼭 부정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씩 다른 형태일지라도 여러 내가 모여서 어떤 나 자체를 완성하면 되는;
리뷰제목

우선 책 표지를 보고 든 생각은 아래와 같다.

사람들은 흔히 '나'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한다.

나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수많은 관계와 위치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가족 구성원 중의 나, 학교에서의 나, 직장에서의 나, 누군가의 나

이 모두는 꼭 부정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씩 다른 형태일지라도 여러 내가 모여서

어떤 나 자체를 완성하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현대 배경의 주요인물 로즈는 본인을 낳고 돌연 사라진 엄마 앨리스의 흔적을 듣게되고

그 길로 엄마를 찾으러 나선다.

그 과정에서 로즈의 엄마를 향한 어떤 갈망이 느껴졌던 것 같다.

 

엄마와 과거에 사귀던 한 작가를 알게 되고,

그녀의 에이전시에 위장취업을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앞부분에는 어떤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 묵직한 어떤 것을 풀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구성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식으로 나타나는데 년도가 바뀔 때

앞장에 년도가 쓰여있어 어지러움을 줄여줬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은 구절은

'자기 몸도 자기 삶도 아닐 때 사람들은 쉽게 일반화한다.'

처음 내가 책 표지를 보고 했던 생각도

일반화의 한 종류 아닐까 생각하면서

자중하자는 생각이 들었던 책

 

 

 

 

 

이 글은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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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추적한 끝에 발견하는 나, 컨페션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z*********7 | 2021.05.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컨페션은 1978년에선 엄마 앨리스의 시점, 2017년에선 딸 로즈의 시점으로 교차하며 딸을 두고 떠난 엄마 앨리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이야기이다. 딸들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고 했던가, 로즈는 우연인지 운명인지 번번히 엄마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두 모녀 모두 콘스턴트와 동거하며 같은 형태의 목걸이를 선물 받고, 사랑하지 않는 연인의 아이를 갖게 된다.   매번 삶으로부;
리뷰제목

컨페션은 1978년에선 엄마 앨리스의 시점, 2017년에선 딸 로즈의 시점으로 교차하며 딸을 두고 떠난 엄마 앨리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이야기이다. 딸들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고 했던가, 로즈는 우연인지 운명인지 번번히 엄마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두 모녀 모두 콘스턴트와 동거하며 같은 형태의 목걸이를 선물 받고, 사랑하지 않는 연인의 아이를 갖게 된다.

 

매번 삶으로부터 도망쳤던 엄마처럼 로즈도 그의 삶이 현실과 유리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며 살았다. 또한 애인과 사랑이 식었음에도 9년 동안 헤어지지 못하며 수동공격으로 회피하는 방식은 잦은 다툼만 불러온다. 본인의 감정을 돌아보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부유하는 이들은 매 순간 공허해질 뿐이다.. 그러나 엄마의 지난 연인 콘스턴트를 만나 그의 소설 집필을 도우면서 그는 해묵은 감정을 직면하고 이겨낸다.

 

로즈는 결국 콘스턴트에게 본인의 정체를 털어놓고, 사랑하지 않는 애인과 이별할 수 있었으며, 아이도 낳지 않는다. 누구의 딸, 애인, 어머니로서 존재의 당위를 인정 받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개체로서 존중 받을 수 있다는확신은 콘스탄틴이 로즈에게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로즈’를 봤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명징하게 드러난다. 그렇게 더 이상 어머니의 부재를 결핍으로 받아들여 얽매이지 않고 자유의지를 갖고 미래로 나아가게 될 때 로즈는 행복해질 수 있었다. 결국 실종된 어머니를 찾은 끝에 찾은 사람은 로즈 본인과 다름 없다.

 

‘나로서 살고 있다는 감각’은 어디까지나 모호한 개념으로서 쉽게 와닿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난 지금은 어렴풋이 ‘나로 사는 삶’을 ‘자유의지를 갖고 사는 삶’으로 등치 시켜볼 수 있을 것 같다. 똑같이 망망대해를 부유하더라도 그저 파도에 운명을 맡기는 것은 공포스럽지만 의지를 갖고 노를 저어보는 것은 나만의 항해의 시작이다.    

 

*김영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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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엘리스와 로즈의 길 찾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샨**티 | 2021.05.11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일흔여섯의 어머니를 찾는 시간은 존재의 알갱이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 사람들이 자식을 질책할 때에도 어머니는 그럴 만한 일이 있어서였을 것이라며 딸을 믿고 정서적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얼굴도 기억 못 하는 아버지는 상상 속에나 자리하였고 기박한 세월을 보낸 어머니는 억척스럽게 오누이를 길렀다. 신산한 삶에 자애로운 한마디 건넬 줄 모르는 어머;
리뷰제목

   일흔여섯의 어머니를 찾는 시간은 존재의 알갱이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 사람들이 자식을 질책할 때에도 어머니는 그럴 만한 일이 있어서였을 것이라며 딸을 믿고 정서적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얼굴도 기억 못 하는 아버지는 상상 속에나 자리하였고 기박한 세월을 보낸 어머니는 억척스럽게 오누이를 길렀다. 신산한 삶에 자애로운 한마디 건넬 줄 모르는 어머니였지만 자식을 향한 어머니 마음은 화톳불처럼 타올라 목울대를 적실 때가 많았다. 내리사랑이 무엇인지 몸으로 보인 어머니는 사랑의 결정체이자 헌신적 사랑의 정수로 자리한다. 점점 땅과 가까워져 가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려오지만 음성으로 안부를 전하고 단걸음에 찾아갈 수 있는 곳에 머무르는 어머니가 있어 든든하다. 노쇠한 어머니의 존재를 확인하며 소통할 수 있어 다행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엘리스와 로즈의 자백 속으로 빠져든다.

 

   그 시간, 그 공간에 머무르지 않았다면 인생이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회의는 지금 상황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기 때문일 테다. 누군가를 만나러 나간 거리에서 그 대상을 만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미로 속에 갇힐 때가 있다. 스무 살 엘리스는 기다리던 남자를 만나지 못한 대신 서른여섯 살 코니를 만나 헤어나기 힘든 사랑에 빠져들었다. 카페 종업원, 국립극장 안내원, 모델 일을 하며 지내던 엘리스는 코니의 보호를 받으며 그녀의 삶 깊숙이 들어갔다. 코니는 마치 엘리스를 새로운 모양으로 만들어내려는 듯 자신보다 열여섯 살이나 어린 그녀를 나만의 작품으로 창조하려는 욕망이 컸다. 환희의 세계로 안내하는 여인의 손길이 머무는 시간을 탐닉하던 엘리스는 코니와의 생활에서 점점 자아를 잃어갔다. 코니의 사랑을 느끼고 확인하며 존재의 기쁨을 느끼던 엘리스의 감정은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휘발되어갔다.

   

  욕망 때문에 편협해진 머리 작은 새

   라고 여긴 엘리스는 코니와의 동거가 점점 자신을 무능하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여기면서도 행복을 발견하는 양가성에 의문을 품는다. 런던을 떠나 콘을 따라다닌 엘리스는 언젠가는 그녀가 자신을 어딘가로 치워두고 싶어 할 수도 있음을 가늠하였다. 누군가에게 관찰되고, 누군가에게 특별해지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 엘리스는 특별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잃어가는 일을 용인하기는 힘들었다. 코니의 작품 밀랍심장을 영화 촬영으로 그녀를 따라 할리우드에 왔지만 엘리스가 할 일은 없었고 무료함으로 채워질 뿐이었다. 엘리스의 생일도 기억하지 못한 날, 코니는 매력적인 여배우 바버라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향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발견한다. 엘리스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모델 일을 자처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여기던 때, 인생에서 여자보다는 바다를 더 원한 남자 맷에게 서핑을 배운 엘리스는 또 다른 환락의 세계로 향한다. 코니의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변심한 그녀에게 보란 듯이 맷과 함께 바다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종국에는 그의 아기를 갖게 되었다.

  임신한 걸 알게 되면 아이를 꼭 낳아요.’

   뱃속에 품었던 아이를 잃고 힘들어하는 샤라는 남편의 아이를 잉태한 엘리스와 약속을 한 뒤였다. 상대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엘리스는 로즈를 낳았고 그녀의 생물학적 어머니가 되었다.

저는 엄마를 몰라요. 아기일 때 엄마가 떠났어요.’

엄마의 부재로 아버지와 함께 지낸 로즈는 어딘가로 사라진 엄마의 소식을 찾아 나섰다. 아버지는 엄마의 일화를 들려주기보다는 콘스탄스 홀든이 쓴 두 권의 소설을 말하며 작가가 엄마와 연인이었다는 말만 전했다.

 

   ‘어머니는 지금 어디에? 재규어가 사는 나라로 가고 싶어.’

건너편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하며 엄마의 궤적을 찾기 위해 아빠에게 물음을 던졌지만 아빠는 딸 스스로 어머니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기를 바랐다. 자기 집착에 사로잡혀 감정적으로도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조와 지낸 햇수가 쌓일수록 로지는 지리멸렬한 관계를 청산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딸 로즈는 작가가 쓴 소설을 읽고 작가 콘스턴스를 찾아 엄마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세상을 제 뜻대로 주무르는 데 익숙한 작가는 타자를 칠 수 있는 가정부가 필요했다.

 

   엄마의 소식을 찾아 나선 로라 브라운은 놓쳐버린 길 어딘가에 진정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작가와 함께하였다. 자신감이 적고 두려움이 많았던 로즈에서 대담하고 능률적이며 재미있는 로라로 변신한 딸은 엄마의 자취를 찾아 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 상황을 조작해 코니 집에서 일하게 된 로라-로즈-는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진짜 누구인지 무시한 채 지내게 되었다. 비밀을 간직한 양파처럼 껍질을 벗겨내도 진실을 쉽게 파악하기 힘들었다. 로라는 변심타이핑이 끝나가면서 처음보다 알기 힘든 어머니에 대한 생각에 머무르자 코니 곁을 떠날 때가 머지 않았음을 예감했다.

 

   오랜 시간을 보낸 삶의 궤적보다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지 못할 때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연인으로 보낸 시간의 다감했던 일들보다 남은 시간이 슬픔으로 채워질 수도 있음을 간파한 이들은 이별을 선택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서로 가꾸지 않으면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처럼 허탈감을 남긴다. 엘리스가 코니를 떠나 다른 선택을 한 것처럼 로즈 역시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찾아 나섰다. 로즈 역시 아이를 출산하고 생물학적 아버지를 묻어 둔 채 가보지 않은 곳으로 향하며 인생 여행에 오른다. 코니는 연인이었던 엘리스와 딸 로즈가 함께 만든 초록 토끼 그림을 액자에 담아 그녀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삶을 지속하듯 로즈 역시 여행에서 돌아와 지난 시간을 정리하며 새 길을 찾아 나서길 바란다.         

 

댓글 0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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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제시버튼이 또 제시버튼했다라고밖에. 너무나 재미있는, 하지만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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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르 | 2021.05.11
평점5점
의 나침반이 되어준 책이고 참으로 깊은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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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 | 2021.04.29
평점5점
간의 흔적들을 따라가며 더욱이 아리고도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는 이 책은 정말 제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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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 |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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