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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 내 인생의 음악편지

리뷰 총점9.2 리뷰 5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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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09쪽 | 738g | 188*254*21mm
ISBN13 9791191262070
ISBN10 11912620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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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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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천천히 조금씩 변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찬비〉를 듣고 난 후의 내가 그랬다. 말하자면 인생을 다 알아 버린 기분이었다. 이 쓸쓸한 세상에 오직 나 홀로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고 앞으로 내내 인생이 그러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초등학교 6학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무렵이었고 나는 내 인생의 한 시기가 끝났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학교는 가서 뭐 하나 싶었다. 사춘기의 시작이었다.
--- p.26, 김선경, 「인생, 그 쓸쓸함을 알려 준 노래」 중에서

누가 뭐래도 노래는 슬퍼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촌스러운 생각이지만, 나라는 인간이 그렇게 생겨 먹었다. 노래는 과거형이고 회한이며 그리움이다. 흥겹고 즐거운 것은 노래가 아니다. 노래의 변종이거나 배반이다. 퇴행과 영탄이 내가 노래에서 찾는 모든 것이라 해도 좋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다지만, 시절은 가도 노래는 남는다고 말하고 싶다. 노래는 지난날들을 다시 데려온다. 노래를 듣고 부르던 날들을. 노래를 듣거나 부르는 동안 나는 잠시나마 과거를 다시 산다. 일시적으로 젊어진다!
--- p.82, 최재봉, 「‘그때가 좋았지’」 중에서

만수 씨는 면 소재지의 행정적인 일을 맡아 하고 있었으니 어부도 아니었고 바닷가 아닌 농촌과 산촌에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내게 공감이 가는 노래는 아니었으나, 그날의 나는 ‘쓸쓸한’이라는 노랫말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모든 소절마다 ‘쓸쓸한’이라는 말이 생략됐을 법한 노래 가사를 오래도록 생각했던 것 같다. 클레멘타인이라는 철없는 아이가 늙은 아버지를 혼자 남겨 놓고 왜 바닷가로 갔는지 참으로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만수 씨는 이 쓸쓸한 노래를 매우 힘차게 불러서 나를 더 헷갈리게 했다. 인생은 원래 쓸쓸한 것이니 쓸쓸한 일이 있어도 힘차게 살아야 하는 것이고 힘차게 사는 것도 알고 보면 결국은 쓸쓸한 일이니, 잘 나가던 길에 갑자기 바윗돌이 가로막힌다 한들 놀라지 말 것이며, 큰일이나 작은 일이나 동요하지 말고 그저 굳건히 살라는 것인지알 수는 없다. 생전에 좀 물어보기라도 할 것을 후회스럽지만,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4분의 3박자의 노래 〈내 사랑 클레멘타인〉은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고통도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노래였다. 어쩌면 만수 씨는 어린 딸에게 아직은 ‘삶’이라는 어려운 말을 들려줄 수가 없어서 말 대신 노래로 알려 준 것은 아닌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 p.86, 하기정, 「나뭇잎 배를 저어 가는 클레멘타인」 중에서

시간의 압박을 덜 받는 직업이 교수이기는 하지만 이제 시간이 온전히 선생님의 것이 되면 좋겠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자신들을 정복하려는 서양 사람들을 향해 “너희들은 시계를 가졌지만 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시계를 가진 사람은 시간에 끌려가지만 시간을 가진 사람은 삶을 이끌어 간다는 말일 게다. 그렇게 되시기 바란다. 이장희의 노래 중에서 〈잊혀진 사람〉을 가끔 듣는다. 내가 곧 정년하면 그렇게 되기를 기다린다. 늦으나마 더 고독해야 할 것 같다. 고독해서 가끔 선생님과 만나고 싶다.
--- p.140, 이기범, 「고독과 자유의 바람」 중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든 조화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속 깊은 삶의 연주다. 낙엽 한 장의 악기로 저렇게 아름다운 합주를 하다니, 그것은 수학도 닿을 수 없는, 크고 작은 빗방울들의 낙하지점에서 나오는 신비로운 소리의 협주다. 어느 날은 달과 오동잎이 일치를 이루며 겹쳐질 때가 있다. 나는 그렇게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가을 귀뚜라미 풀벌레 울음 속에서 여러 가지 마음들을 달래고 씻으며 시를 쓴다. 앞산 참나무 가지를 지나가는 겨울 밤바람 소리, 마른 감잎이 언 땅을 스치는 소리들을 들으며 내 생을 뒤척인다. 소리와 소리 사이, 살고 죽고 다시 사는 그 평화와 긴장, 갈등을 교정하고 다스리고 다듬는 것을 사람들은 음악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 p.192, 김용택, 「오동잎」 중에서

아침에 눈을 뜨며 낡고 늙어가는 몸에 들려주는 음악이 있다. Karunesh의 〈Calling Wisdom〉, Ben Leinbach의 〈Horizon of Gold〉 같은 명상 음악 계통인데 간단한 몸풀기에서부터 십 배, 백 배, 절을 하는 동안 음악을 들으며 동작을 하면 여명 같은 아침이 몸 안에 들어오며 평화로운 초록으로 채워지고는 한다.
매년 사오월, 한 해 동안 마시는 차를 만드는 내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철이다. 아궁이에 불을 때고 뜨거운 아랫목 이불 속에, 따서 시들키고 비비고 풀어 향기로워지는 찻잎을 담은 항아리를 묻고 음악을 들려준다.
물론 나도 듣는 것이지만 차에게 들려주는 음악이다. 평소에는 음악적 편식이 심한 편이지만 되도록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다. 주로 명상 음악 계통을 들려주지만 가능한 한 수제천에서부터 재즈까지 음반을 올려놓는다. 혹시 내가 만든 차를 받아 본 사람들은 귀 기울여 보시길, 찻잔 속에 어떤 소리가 그대의 심연으로 다가와 고요하게 우려져 나오는지.
--- p.209, 박남준, 「내 심연에 다가와서」 중에서

사람의 심장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악기가 첼로다. 그런 점에서 첼로는 심장의 악기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첼로의 성자라 불리는 파블로 카살스의 〈새들의 노래〉는 바로 우리 인류의 노래이고 인류의 눈물이고 인류의 절규다. 파블로 카살스보다 자신의 조국 카탈루냐식의 이름 파우 카살스로 더 불리길 원했던 그의 〈새들의 노래〉는 그가 인류에게 바친 하나의 기념비적 ‘평화 기도서’로 내게 다가온다. 그가 생전에 남긴 말을 적으며 새삼 그의 안식을 빈다.
“우리는 모두 한 나무의 잎사귀들이에요. 그 나무는 인류애의 나무입니다.”
--- p.229, 유강희, 「평화의 기도서」 중에서

지난봄, 수개월 가요무대에 출연했었다.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는 일상의 변화였으나 가족을 제외하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일이다. 다행인 것은 공중파 방송의 프로그램명을 무단으로 차용했고 흘러간 대중가요를 매회 다른 곡으로 열창했지만, 그 누구도 표절이나 저작권법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거다. 하긴 핸드폰을 이용한 엄마와 나 둘만의 공연이니 외부로 알려질 리 만무하기 때문이기도 할 테다. 요양병원 면회 금지 조치 이후, 뵙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자 재롱 잔치하는 심정으로 사흘에 한 번, 결방 없이 진행하다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난항을 겪기도 했는데 역병의 장기화가 바로 그것이다. 엄마 젊을 적 애창곡을 부르되 재탕, 삼탕은 하지 말자는 나름의 원칙을 세우고 출발했다가 레퍼토리가 거덜이 나, 이를 어쩌나 난감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종식될 기미는커녕 백신 개발마저 요원해 조기 하차나 종영을 고려함이 마땅했지만 걷지도 못하고 병상에만 누워 우울하게 지내는 엄마를 잠시나마 웃게 해 드릴 수 있는 시간인지라 쉽게 그만두지 못했다.
--- p.319, 손세실리아, 「고아의 노래」 중에서

〈하얀 나비〉의 가사는 시종 나에게 말을 건넸다. 지나간 일은 생각도 말고 그리워도 말라는 압력을 넣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고, 이젠 그만하고 제대로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어디로든 길을 떠나야 하지 않겠냐고 나를 다그쳤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시의 길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접어들고 있었다.
이 노래는 이후로도 내 인생의 고비마다 나를 호명하며 달려들었다. 첫사랑에 실패했을 때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잊지 않고 나를 찾아왔다. 내게서 무언가 떠나갔을 때 그 빈자리에는 항상 이 노래가 대신했다.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동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길항할지 알 수 없다.
--- p.325, 안상학, 「이 세상 최고의 춤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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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을 만날 때 인사말이 거의 똑같다. 그중에 제일이 건강을 묻는 인사다. “건강하시죠?” “건강하셔야 됩니다(이건 명령문이다).”
건강이 별로 안 좋은 내게 “건강은 어떠십니까?”하고 묻기에 “위궤양이 심하구요, 부정맥 때문에 몇 달째 전북대 병원에서 치료 중입니다” 하고 답하면 사실 그때부터 잘 듣지도 않는다. 인사말을 “요즘 어떤 책을 읽으세요?” “좋아하는 음악이 뭔가요?” 하고 대화가 시작된다면 우리의 대화는 사뭇 달라질 것이다. (풍성해진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가?) 여기다 한술 더 떠 이 책을 읽은 후에 “어떤 가요를 좋아하시던데 저도 고3 때 참 좋아했던 노랩니다” “제 18번이 조용필의 〈큐〉인데 어쩌고저쩌고…!!” 이 책을 사서 읽고 혹 아는 사람이 나오면 더 이상 말 안 하겠다. 뭔 말을 하려는지 눈치챘을 테니까! 언제부턴가 심리학자를 만나면 “심리학에 관한 책 한 권 추천해 주세요”라고 대화를 시작한다. 경제계에 있는 사람을 만나면 “경제에 관한 책 한 권…”, 의사를 만나면? 이종민을 만나면 “여기 술 마실 때 좋은 곳 좀…”, 술집 내비게이션이다.
한 줄로 줄이자. 인사말을 다양하게 하자, 똑같이 하지 말고.
- 전유성 (희극인)
백발이 성성한데 철이 덜 든 소년 같다. 동학백주년기념사업과 전주 한옥마을의 기반을 다진 문화기획자다. 겁나게 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쫀쫀한 에세이스트다. 강한 것 같은데 실은 흐물흐물하다. 취한 것 같은데 어느새 자고 있다. 자고 있는 것 같은데 다시 술잔을 들고 있다. 영문학자 이종민 선생이 이 세상에서 누구와 수작을 부렸고 무슨 일을 참견하면서 지냈는지 이 책을 읽어 보니 알겠다. 각각의 필자들은 강호의 고수들이고 이 고수들이 음악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호출하는 글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사발통문을 돌려 그 소중한 것들을 이렇게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종민 선생의 강력한 에너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걸 좋아하고 그 사람들을 어울리게 하는 문화의 힘을 신뢰한다. 그렇게 생성된 힘을 세상에 돌려주고 종내는 멀찍이 물러앉아 고요히 즐기는 사람이다. 이 책은 그이가 평생 몸담았던 대학에서 정년퇴임을 앞두고 펴내는 기념문집이기를 거부한다. 끝이 아니라고, 이렇게 물러나지는 않겠다고,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조근조근 우리를 부추기는 책이다.
- 안도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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