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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옮기는 사람

글자를 옮기는 사람

[ 양장 ] 제안들-37이동
리뷰 총점8.0 리뷰 3건 | 판매지수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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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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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68g | 116*182*10mm
ISBN13 9791189356521
ISBN10 11893565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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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섬에 올 때부터 ‘소설’ 번역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정작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뭘 어떻게 옮겨야 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두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이 글자들의 무리를 정말로 ‘소설’이라 불러도 좋은지도 나는 감이 안 잡혔다. ‘소설’ 하면 다른 사람한테서 받은, 오래 입어서 천이 부드러워진 겉옷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와 다르게 이 글자들의 무리는 햇볕이 달군 모래알처럼 살에 껄끄럽고, 팔을 스르륵 넣어 겉옷을 입듯이 읽기를 시작할 수가 없다. 나는 겉옷이 아니라 달군 모래알을 입고 걷고 있다.
--- pp.14-15

화산 폭발 때 용암이 흘렀던 흔적이 집 바로 옆을 따라 나 있었는데 좁고 긴 모양으로 바다로 이어졌다. 그 ‘강’과 같은 검은 길을 뭐라 불러야 좋을지 모르겠다. 해 질 녘이 되면 ‘진짜 강’처럼 보이고 물 흐르는 소리마저 들렸다. 그 검은 강 위쪽을 나는 어느샌가 낯선 여성과 나란히 서서 걷고 있었다. 그 여성이 ‘작가’임은 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 p.18

단어들이 이어지지 않은 채 원고지에 흩어졌다. 모두 이어서 문장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생각만 들고 거기에 필요한 체력은 최소한도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체력보단 폐활량이 모자랐다. (…) 나는 단어 하나를 읽는 데도 숨이 차서, 힘들어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다음 단어에는 거의 도달하지도 못한다. 그래도 적어도 나는 단어 하나하나의 낯선 감촉에 충실한 편이고 지금은 그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건너편 강변에 던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체가 이리저리 흩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전체를 다 생각할 여유는 없다. 전체는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번역이란 것이 ‘건너편 강변에 건네는 것’이라면 ‘전체’쯤은 잊어버리고 이렇게 작업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어쩌면 번역은 전혀 다른 것일지도 몰랐다. 이를테면 변신 같은. 단어가 변신하고 이야기가 변신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그리고 마치 처음부터 그런 모습인 양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늘어선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나는 분명히 서투른 번역가다. 나는 말보다 내가 먼저 변신할까 봐 몹시 무서울 때가 있다.
--- pp.22-23

한 번이라도 좋으니 혼자서 끝까지 번역해 보고 싶다가도 마지막에 이르러 되돌아갈 수 없을 때 부당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올까 봐 무섭다. (…) “저는 어떤 역할도 맡고 싶지 않아요.저는 번역자니까요.” 하고 발뺌해도 그때만 괜찮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온다. 정말이지 번역은 내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번역을 완성하고 싶지 않다. 완성하고 싶지도 않고 당연히 도중에 그만두고 싶지도 않다. 질질 끌면서 하는 것 외에는 묘안이 없다.
--- pp.44-45

에이 씨는 독자의 입장이 돼서 몇 번이고 다시 읽으라고 충고했지만 나는 도저히 독자의 입장이 못 된다.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될 수 있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건 아니고, 적어도 작가에게서 무언가를 받아들인다는 실감은 있었다. 그리고 받아들인 것을 다시 던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디를 향해 무엇을 던지고 있는지 잘 모를 뿐이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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