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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와 함께한 시간

상수리나무와 함께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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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74g | 127*188*22mm
ISBN13 9788935663491
ISBN10 8935663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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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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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800년 전 토양의 맨 가장자리에서 태어나 눈 깜빡할 사이에 밤톨만 한 크기에서 거대한 나무로 자라났다. 어느 날, 현재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이 가닿지도 못할 만큼 아득히 먼 옛날에 태어난 이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앞에 다가가서 앉자 나는 이것이 곧 평화임을 깨달았다.”
--- p.18

“나는 여기 남아서 계속 살고 싶다. 이곳은 상수리나무가 품고 있는 세계의 전부나 다름없다. 상수리나무 안에 펼쳐져 있는 또 하나의 내면 풍경이 여기 있다.”
--- p.81

“한 해 동안 호니우드 오크는 내가 일상생활에서 슬쩍 물러나 있고 싶어질 때마다 찾아가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상수리나무와 그 주변에서 생태계를 이루고 살아가는 여러 생명체를 가만히 관찰하는 일은 내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리는 수련의 시간이었다. 상수리나무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안식처였다.”
--- p.193

“상수리나무 옆에 있으면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는 상수리나무에 기대어 스스로를 지탱했다. 여러 면에서 그것은 내가 속한 사회에서의 이탈이었고 도피였다. 아무 말도 없지만 분명 지각을 갖추고 살아가는 상수리나무의 삶의 태도는 내가 닮고 싶었던 모습이었다. 내가 거기서 찾은 것은 존재에 대해 깊이 명상하는 태도였다.”
--- p.195

“상수리나무는 인간의 시간 바깥에서 살아가요.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상수리나무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 수 없지요. 상수리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위안도 거기서 비롯된 것 같아요. 상수리나무 한 그루는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여러 세대를 거치는 인간들과 만나지요. 그래서 우리가 슬플 때 나무를 찾아가는 것도 어쩌면 나무가 듬직하게 우리의 슬픔을 덜어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 p.229~230

“바람이 분다. 도토리가 흔들린다. 가장 작은 나뭇가지는 휙 젖혀진다. 그렇다 해도 나는 안전하다. 굳게 버티는 중이다. 나무 몸통에 기댄 내 등이 따뜻해져오는 게 느껴진다. 오히려 안정감이 더 커진다. 근심걱정이 점점 희미해진다. 더 이상 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상수리나무 품에 안겨 있으면, 이 세계 안에 올라와 있으면 세계는 아득한 발아래 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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