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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632쪽 | 720g | 140*195*31mm
ISBN13 9791189178390
ISBN10 11891783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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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 범인,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는 둥 말하지 않았나?”
엄마가 생각난 듯 말했다.
“칭찬하고 싶다니?” 마이가 물었다.
“사형 판결을 받았을 때, 범인인 남자는 법정에서 이렇게 지껄였거든.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라고.”
--- p.10

나 말야, 존엄사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사람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미래가 있는 거야. 기억이 쌓이지 않으면 미래는 오지 않아. 미래가 오지 않는다면 나는 살아 있고 싶지 않아. 언젠가, 이런 것조차 생각할 수 없게 돼. 무엇이든, 전부 잊어버리게 돼….
--- p.49

분명 그 녀석 안에는 타인이 들어갈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 있으리라. 벤조만큼은 아니더라도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고, 자신에게도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 안으로 안내해 주면 좋으련만.
--- p.117

“그러고 보니 말야, 처음 만났을 때, 왜 나와 밥을 먹어 준 거야? 다카시 군은 초면인 사람과의 식사는 피할 것 같은데.”
사야카는 침대 속에서 물었다. 그러고 보니 말야, 라고 했으나 실은 계속 묻고 싶었다. 너무나도 묻고 싶었으나 물을 수 없었던 말이다.
너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말, 나스는 하지 않을 걸 알지만.
“배가 고팠거든요.”
“그거,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네, 진심이에요.”
“뭐야, 그랬구나.”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순순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박자 쉬고 나스가 “게다가―”라고 불쑥 말했다.
“사람이 그리웠는지도, 몰라요.”
사야카는 대꾸하지 않았다. 가슴이 옥죄어 왔다.
--- p.262

“저는 압니다.”
그는 귓가에서 속삭였다. 울먹이는 목소리였지만 불가사의한 기백이 있었다.
준지는 힘을 뺀 채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하카마다에게 몸을 맡기고 그가 발하는 온기에 휩싸여 있었다. 보호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음도 그렇다. 스르르 풀려 가는 듯했다. 그의 체온과 숨결에 확실히 안도를 얻고 치유가 되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안겨 있기라도 한 듯.
하카마다는 내 절반도 살지 않은 청년이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으로 나를 포옹하고 있는 것일까. 중년 남자의 비극을 알고 감상에 젖어 동정하는 것일까. 준지도 진의는 알 수 없었다. 아는 것은 좀 더 이대로 안아 주기를 자신의 마음이 바라고 있다는 것뿐이다.
--- p.363

“그래도 분명 나쁜 아이는 아닐 거야.” 먼저 옷을 갈아입은 히로코가 말했다. “사고 때, 필사적으로 응급조치하는 그 아이를 보고 나, 자신이 한심해졌어. 나는 동요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때는 정말 놀라서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약간이지만 제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 사고가 자신에게 어느 정도 누를 끼칠까, 머리 한구석에서 그것을 생각했다.
--- p.447

사쿠라이 쇼지의 얼굴이 번진 풍경 속에 떠올랐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심정으로 계속 도망쳐 왔을까.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을까.
--- p.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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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체를 감추고 도피행각을 벌이는 소년 사형수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 궁금증 때문에 책을 내려 놓을 수 없었다.
- 정근섭 (영화감독)
20대 부부와 2살 된 아이를 무참히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vs 이웃의 고통을 보면 결코 외면하는 법이 없는 선행 오지라퍼. 집단논리에 의해 왜곡되는 개인의 진실과 정체에 관해 화두를 던지는 이 작품의 결말은 오랜 시간 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 천재원 (자유로픽쳐스 대표, 영화 드라마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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