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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밍아웃 vol.2 서울시장 편

암밍아웃 vol.2 서울시장 편

: 암이 탄생시킨 새로운 단어들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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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403g | 185*246*14mm
ISBN13 9791196985257
ISBN10 119698525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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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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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입원 사전적 뜻 : 환자가 병을 고치기 위하여 일정한 기간 병원에 들어가 머무는 것.
금정화의 언어 : 다시 나에게로 가는 여행.

청소기를 밀고
세탁기를 돌리고
냉장고를 정리한다.
참기름에 애호박을 볶고
호두를 넣어 멸치도 조리고
콩나물국과 된장국을 끓이고…
시간에 쫓기며 나갈 준비를 한다.
그렇게
여행을 간다.
아니, 병원을 간다.
여행 가방을 싸듯
필요한 짐을 꾸리고
호텔 체크인하듯
입원 절차를 밟는다.
그리고 여행을 온 듯
주부가 아닌,
다시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 「글과 그림,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아미, 금정화의 단어 〈입원〉」 중에서


〈덤〉
덤 사전적 뜻 : 제 값어치 외에 거저로 조금 더 얹어주는 일. 또는 그런 물건.
유지현의 언어 : 누군가가 인심 좋게 얹어주는 남은 생, 앞으로 살아갈 시간.

언제부터인가 재래시장이 불편했었다.
가격흥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달라는 대로 값을 치르고 오면 꼭 바가지를 썼다.
깎아줄 것을 생각하고 부르는 값을
곧이곧대로 듣기 때문에 남보다 더 주고 사기 일쑤였다.
어린 시절, 엄마랑 같이 시장에 가면
몇십 원을 깎기 위해 실랑이하는 모습이 못마땅했고
결국엔 덤으로 한 주먹씩 더 얹어주면
그제야 끝나는 흥정이 싫었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 좀 능글맞아지면서
물건을 사며 깎아달라거나 더 달라거나 흥정을 한다.
그러면 또 인심 좋게 덤으로 뭐라도 하나 더 준다.
그게 시장 인심이고 정이라는 걸 알았다.
우리 몸은 허약하다. 돌아보니 이미 여러 번 죽을 뻔도 했다.
그런데도 이 허약한 몸으로 아직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고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남은 인생이 덤이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목숨값을 주관하는 누군가가 인심 좋게 더 얹어준 덤 말이다.
이제 난 내 목숨값을 주관하는 누군가에게 능글맞게 빌어본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으니 내 인생의 시간을 더 달라고 말이다.
흥정은 안 통할 테니 인심 좋게 덤으로 더 얹어달라고 빌어 볼 참이다.
--- 「치유 공동체를 꿈꾸는 아미, 유지현의 단어 〈덤〉」 중에서


〈암〉
암 사전적 뜻 : 끝없이 분열하여 혈액이나 림프관을 통하여 다른 장기까지 전파될 수 있는 세포 덩어리.
이정아의 뜻 : 새로운 나

암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선 엄마를 데려갔고
20년 후엔 나보다 여섯 살 많은 오빠를 데려갔다.
그리고 10년이 더 흐른 후엔 나를 찾아왔다.
열 살짜리 막내아들 옆에 두고
암을 진단받던 날,
주책없이 눈물이 터져버렸다.
그 옛날 병원에서 돌아오지 못한 엄마가 생각났고… 겁이 났다.
생각보다 순조로웠던 치료 후
지금의 나는 암을 만나기 전과 많이 달라졌다.
무력하게 엄마와 오빠를 떠나보내야 했던 어린 소녀는
어느새 암이라는 이 녀석을 이겨보리라 마음먹으며
오늘도 암이랑 맞짱 뜨며 잘살고 있다.
--- 「손맛으로 온기를 나누는 아미, 이정아의 단어 〈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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