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됨의 단아함이 소설에서도 드러나는 작가들이 있다. 김경희가 그렇다. 그녀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작가의식이 뚜렷하나 그것을 강하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를 아주 낮게 깔아, 독자들이 그 향기를 하나하나 집어내어가며 음미할 수 있게 해준다. 소설의 줄거리, 주제의식, 인물 등 어떤 것도 서로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농도로 스며들게 하는 재능이 탁월하다. 큰소리 경연장 같은 세상일수록 변함없이 자기 목소리를 개성 있게 유지하는 작가가 절실해지는 법이다. 김경희의 이번 소설집이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