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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국내작가 문학가
출생
1974년 출생
출생지
서울특별시
직업
시인
데뷔작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작가이미지
정재학
국내작가 문학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6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하였다. 2001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첫 시집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로 2004년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 말부터 새로운 문학적 코드로 떠오른 '환상'을 구체적 작품으로 실현시키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젊은 시인들 가운데 한 사람인 그는 도시적 욕망의 야만성을 공격하며, 리얼리즘적 세계의 부조리를 환상성을 통해 증폭시킴으로써, 묘사와 재현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조롱하는 일련의 시들을 쓰고 있다.

두번째 시집 『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는 충격적인 신선함이 더욱 빛을 발하는 동시에 한층 정제되고 치밀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시 세계의 강한 밀도를 느낄 수 있다. 언어의 질량뿐 아니라 시각적 질감까지 자유자재로 다루는 정재학의 시들은 언어와 음악의 관계를 끈질기게 재구성하고, 그 실험은 젊음과 젊음의 모험이 무엇인가를 극대화하여 보여 준다.

그는“시인에게 시 쓰는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좋아서’, 달리 할 말이 없다. 더 멋진 의미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발표된 시의 주인은 시인이 아니다. 시인의 의도보다는 독자들이 주체적으로 시 속으로 들어가면 된다. 감상이나 해석이 천차만별인 것도 시의 매력이다. 한 가지로만 해석되는 교과서 시들은 그런 점에서 불행한 시가 아닐까.”(동아일보) 라는 말을 독자들에게 남긴다.
1996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
2001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하고픈 말 지워가다 보니 시가 자꾸 어려워지네요 동아일보

작가의 전체작품

작가의 추천

  • 은이정의 시에서는 “2층 화장실 손잡이 위엔 화석이 있어요/고생대 슈크림이/그대로 말라붙었어요”, “슈크림 붕어빵은 강물에 놓아주기로 해요”(「진담」)처럼 통통 튀는 위트가 넘치는 구절들과, “매트리스 위에는 항문에 박아 둔 기저귀 조각을 활짝 펼쳐”(「늙은 딸에게 주는 레시피」), “카페 사장을 갈아 넣은 샌드위치는 먹을 만했어요”(「환상지」)와 같은 블랙 유머들이 곳곳에서 별사탕처럼 터진다. 이런 위트와 유머 이면에는 “하루를 바꿔도 같은 데시벨/떨어지지 않으려 꽉 붙잡은 놀이 기구/날마다 빙글빙글 잘도 돌아가네요”(「이명」), “바닥의 평등을 맞추지 못하면/뒤뚱거리는 건 평생 제자리가 없는데”(「동물원에서 흔들의자를 만드는 법」)와 같이 고통을 승화시킨 흔적들이 있다. 좋은 예술가들은 자신 고유의 결핍을 가지고 있고 그 결핍 때문에 남다른 시각을 얻는다. 은이정 시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시동을 끄자 혈관에도 무지개가 뜨네요 그 아래 누우면 줄무늬 환의를 주세요”(「손목 터널 증후군」), “날마다 연주하는/삐죽한 방으로 들어갔어요”(「이명」)와 같은 아프지만 독특하고 아름다운 구절들이 탄생한다. 은이정의 시를 읽으며 몸이 없는 철학은 철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가 떠올랐다. 은이정은 몸을 통한 생생한 지각知覺의 현상들을 노래한다. 그녀는 적극적인 감응력을 가진 존재로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저항하고 감싸안고 맞물려서 세계와 만난다. 메를로퐁티는 이러한 순수함 그 자체인 ‘현상적 장’을 ‘생활 세계’라고 불렀다. 은이정 시인은 신체 도식을 도구로 시인의 몸을 세계로 연장한다. 그녀가 지각하는 세계는 계속 변화하며 흔들린다. 윤곽선이 여러 겹인 세잔의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 시 「아버지의 발화점」은 가난과 부끄러움 그리고 죄의식이라는 세 항목의 역학 관계를 통해 ‘발화점(發火點)’이 장전될 수 있었음을 보여 준다. 니체는 ‘도덕의 근본 개념’ 중 하나인 죄(Schuld)는 부채(Schulden)에 의해 발생한다고 했다(그러고 보니 죄와 부채의 독일어 어원이 같다). 부채 관계에서 빚을 상환하지 못할 때 가해지는 형벌의 잔인함에 대한 채무 의식이 결국 도덕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빚을 지는 순간 죄인이다. 도덕의 기원으로서 ‘빚(채무 의식)’은 원죄 의식에 닿아 있는 것이다. 마우리치오 라자라토는 니체의 이 ‘빚을 진 자(L’homme endette)’의 형상을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해 ‘부채 인간(homo debitor)’이라는 개념적 도구로 새롭게 창안하기도 했다. 『부채 인간』에서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힘은 ‘자본’이 아니라 사회, 개인, 도덕 등 경제적이지 않은 모든 가치들을 경제적 효용 가치로 환원해 버리는 ‘빚’이라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가난과 죄의식은 ‘빚’에 의해 결합된 원죄 의식에 닿아 있는 것이다. “빚 있는 자”만이 죄의식을 가질 수 있다면, (니체는 유일신의 기독교 비판으로 나아갔지만) 이 죄의식이 인간을 윤리적 주체로 정립하는 기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난한 “빚 있는 자”만이 “남루함이 죄였다”라고 발화(發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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