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Ⅰ
시원(詩源) Psychedelic Eclipse 빌딩 숲 공동묘지 즉단(卽斷) 굳어진 손가락이 구겨진 기타 줄에게 역류 간이역이 여우비를 지날 때 어느 老의사의 조각난 거울 백 개의 태양이 죽은 터널 Ⅱ Temple of The King 편도(片道) 일인극이 끝나고 내 방의 태양 하루는 어느 안과 의사의 폐업 전야 토끼 진흥의 거리 One of These Days 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 계절의 연애 예고편뿐인 드라마 『거대한 손목의 죽음』 Ⅲ 微分-시인 微分-금기 微分-에로스 微分-어머니 微分-낭객 微分-길 微分-시계 微分-음악 微分-편지 微分-할머니 微分-새 微分-생일 微分-아버지 微分-충혈 微分-계단 Ⅳ 섬망(섬妄) 젠틸레냐를 위한 소묘 깃털가면 속으로 토막 난 팬터마임 臣室의 한계1-화병들의 춤 臣室의 한계2-묘지가 있는 방 우체국,돌이킬 수 없는 편지,영월에서 수중 극단 매듭 태(胎) 거미의 눈동자 Ⅴ Edges of illusion (partⅠ) Edges of illusion (partⅡ) Edges of illusion (partⅢ) Edges of illusion (partⅣ) Edges of illusion (partⅤ) Edges of illusion (partⅥ) Edges of illusion (partⅦ) Edges of illusion (partⅧ) Edges of illusion (partⅹ) Edges of illusion (partⅩ) 작품해설/황현산 상처와 투명한 소통 |
정재학의 다른 상품
|
기타리스트도 키보디스트도 아닌 캔들리스트 정재학,
촛불을 연주하는 초현실의 시인이 돌아왔다 첫 시집으로 박인환문학상을 받으며 한국 모더니즘 시의 선두 주자가 된 정재학의 두 번째 시집이 나왔다. 첫 시집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에서, 시인 허만하는 “참신성과 침착한 호소력”, “새로운 현실의 아름다움”을 읽었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 충격적인 신선함이 더욱 빛을 발하는 동시에 한층 정제되고 치밀한 면모를 보여, 시 세계의 강한 밀도를 느낄 수 있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창조적 발견의 알레고리”가 “정재학의 시론”을 “고스란히 지시”한다며 “더 깊은 현실을 보기에” 다다른 시인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고, 시인 이승훈은 “언어, 상징계에 금을 긋고 구멍을 뚫”는 시인의 작업에 감탄하며 이 놀라운 작품들이 “오늘 우리 시단에 도착한 게 기쁘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인 박정대도 “끊임없이 감각적”인 정재학의 시가 “황홀”한 “연주”라고 찬사를 보냈다. 언어의 질량뿐 아니라 시각적 질감까지 자유자재로 다루는 정재학의 시들은, 언어와 음악의 관계를 끈질기게 재구성한다. 그 실험은 젊음과 젊음의 모험이 무엇인가를 극대화하여 보여 준다. 새로움에 목말라 있는 독자라면 이 시집에서 한국 시의 미래를 듬뿍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물속에서 들리는 음악 이 시집을 관통하는 테마는 바로 음악이다. 킹 크림슨, 지미 헨드릭스, 로이 뷰캐넌, 시드 배릿 등 대가들을 향한 오마주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시인 스스로도 오로지 “순간 몸 전체가 두 귀 사이에 담겨 있는”(「시원(詩源)」) 느낌으로 시를 쓴다고 첫 시에서부터 밝히고 있다. “바다에 가라앉은 기타”의 “현에 다가가 은빛 비늘을 벗겨 내며 연주”하는 “갈치 한 마리”(「Edges of illusion Ⅶ」)의 강렬한 이미지는 다름 아닌 시인을 닮았다. 종이는 음을 담지 않고, 시에 담긴 노래는 “물속에서의 옹알이”(「수중 극단」)에 지나지 않아 “당신은 나와 다른 주파수를 가지고 있”음에(「섬망(?妄)」) 좌절하면서도 끝내 음악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시인의 숙명이다. “세상의 독을 다 마셔 버린 시바”가 수행을 위해 눈과 귀 중 하나를 가져가겠다고 말하자 바로 눈을 선택하는(「Edges of illusion Ⅴ」) 화자에게 망설임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귀는 눈, 코, 입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몸 전체로 확대된다. 귀는 “철근 자르는 소리에서 나는 향기”를 느끼고(「토막 난 팬터마임」), 침을 흘리거나(「간이역이 여우비를 지날 때」) 심지어는 임신을 하기도 한다.(「어느 老의사의 조각난 거울」) 이렇게 편중된 감각은 이내 혼란을 가져와 “손톱 깎는 소리”가 너무 커서 쓰러지거나(「巨室의 한계 1」) 음악에 이끌려 살인자에게 다가서게 하고,(「예고편뿐인 드라마 「거대한 손목의 죽음」」) 예광탄처럼 터지는 연인의 속눈썹에 고막을 잃기까지에 이른다.(「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 그래서 물속이어야 한다. 가혹한 음악이, “높은음자리표와 다리에 털이 자란 음표”들이 “귀와 입술을 뜯어 먹”는 것을 막기 위하여(「微分 - 금기」) 듣지 못해야 들을 수 있다. 기타도 키보드도 아니고 물속에서 존재할 수 없는 악기, 촛불만을 연주한다. “기침이 그치지 않는 점액질의 아이들, 가슴에 칼집을 내어 아가미를 만들”듯이(「微分 - 길」) 처절하게 음악을 견뎌 낼 수밖에 없다. 받아들일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숙명에 대한 결의가 그대로 드러난 시의 제목은, 역시나 음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