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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링크 산책시키기 11 You think you know me 20 창밖을 보라 26 첫사랑이라 말하지 그랬어 30 의념 36 왓츠 인 마이 백 39 묵독의 유산 41 재해 47 거울 53 언더페인팅 56 2부 펜 소스 63 펜 소스 레시피 105 3부 단편들 111 기념일 115 셰에라자드 120 아레시보(Arecibo) 131 캬라멜 137 커플링 140 부조리 캠프 142 IIRC 144 또다른 오해 147 탈진 150 4부 동경과 잔해 157 베어울프 160 발문 - 민구홍 163 |
임정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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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공작 시간을 좋아한다 말할 걸 그랬어
주말의 침묵이 사건을 일으킨다 믿는 대신 하얀 모래들이 하얀 문밖을 완성하려고 할 때 시간을 선회하는 우리의 아이코닉함으로 영혼에 더 직접적인 투명한 사랑을 말할 걸 그랬어 --- 「첫사랑이라 말하지 그랬어」중에서 이것은 일기에서 출발해 누구도 모를 것 그리고 누구나 알 것 이런 식으로만 묵독할 것 묵독할 것! 묵독할 것 백로 앞에 놓인 불가사리의 것 가로등 아래 고양이 혼자의 것 시간 안의 부식의 것 나를 가른 나의 것 나를 가르는 포복의 것 의미를 돌이킨 로파이의 것 --- 「묵독의 유산」중에서 비치는 녹색 연기들 아래여서 녹색 나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고 끝내 다가오는 것이 언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흐릿한 필기체로 쓰인 새해 선물을 받아들고서 다시는 미래에 대해 희망하지 않겠다고 작은 결심을 떠올리기도 했었다 --- 「동경과 잔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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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가져다가 쓰세요
펜 소스는 한계를 의미한 채 한계 앞에 서 있기만 함으로써 이해의 곁을 맴돌고 맴도는 말하기다 펜 소스는 완전한 소스가 아니다 - 「펜 소스」에서 ‘펜 소스’는 ‘오픈 소스’라는 용어에서 착안한 개념이다. 오픈 소스는 소스 코드를 일반에게 공개하여 사용자들이 자유로운 접근을 통해 수정 및 배포를 할 수 있도록 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임정민 시인은 시집 자서에 이렇게 썼다. “open source → pen source”. 시를 하나의 프로그램이라고 상정한다면, 우리는 펜 소스를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펜 소스는 사용자(독자)들이 자유로운 접근을 통해 자신의 목적에 맞게 수정 및 배포가 가능하도록 한 프로그램(시)를 일컫는 말이라고. 언어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재료이므로 독자들은 자신이 가진 재료를 재배치하고 자르고 새로 붙여 한 편의 시를 완성할 수 있다. 시집이라는 매체에서 펜 소스라는 개념 아래 코드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정의하고, 한 편의 시를 완성할 수 있으려면 임정민에게 주어진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펜 소스를 정의하는 시 쓰기. 펜 소스를 통해 완성된 미학적인 시 쓰기. 임정민은 층위가 다른 두 가지 과제를 또 다른 개념이자 인물을 시 안에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동시에 성취해 낸다. 걷고 놀고 말하는 개념들 서로가 동시에 단어를 뱉을 땐 무심결의 본심에 손끝이 베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프람으로부터 시작된 펜 소스가 프람에게로 향할 것이다 - 「펜 소스」에서 임정민은 물성을 부여한 개념을 등장인물로 활용한다. 첫 시집 『좋아하는 것들을 죽여 가면서』에서 ‘이야기’와 함께 걸었던 것처럼 이번 시집에서는 ‘펜 소스’와 ‘프람’이 신체가 주어진 개념이 되어 대화와 어울림을 통해 시를 전개해 나간다. ‘프람’을 ‘from’이라고 이해해 본다면, 프람이 뜻하는 바는 모든 것이 그로부터 비롯된 시의 시작, 시의 본령에 가까울 것이다. 홀로 끝없이 정의되던 펜 소스는 문득 등장한 프람에게 말을 건다. “나는 너로부터 시작되었어.” 프람은 펜 소스에게 답한다. “너는 나에게서 벗어났어.” 이 대화는 시의 본령(프람)과 시라는 장르에의 새로운 정의와 시도(펜 소스)의 분투와 고뇌로도 읽을 수 있지만, 프람이라는 인물과 펜 소스라는 인물 사이 일어난, 인간관계에서라면 흔히 벌어지기 마련인 다툼의 말들로 읽어 낼 수도 있다. 개념이 직접 말하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임정민은 시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놓음과 동시에 본래 시의 역할인 미학성을 함께 이뤄 낸다. 각자의 손에 주어진 언어를 꼭 쥐고 『펜 소스』의 세계로 입장해 보자. 우리의 말들은 하나의 코드가 되어, 언젠가 한 편의 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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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펜 소스가 끝내 네 손을 잡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이미 감지했다. 펜 소스 또한 네가 진실에 다가가기보다 그저 진실을 갈망하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을 뿐이다. (……) 그럼에도 네가 펜 소스를 따라 “익숙한 생추어리를 마주”하고 “공간이 얼굴에 묻”히는 감각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문학을 사랑하며 문학에 속하는 네 숙명이다.
그러니 다시 펜 소스의 옆에서 걷기 시작할 것. “오늘을 뻗어가”는 여정을 멈추지 말 것. “고통과 왜곡 그리고 수업이 필요”할 때조차 나지막이 펜 소스를 부를 것. - 민구홍 (안그라픽스 랩 디렉터·민구홍 매뉴팩처링 운영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