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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 k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3 13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4 14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5 15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6 16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7 17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8 18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9 19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0 20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1 21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2 22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3 23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4 24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5 25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6 26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7 27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8 28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9 29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40 30 병동 o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 33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 34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 35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4 36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5 37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6 38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7 39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8 40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9 41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0 42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1 43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2 44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3 45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4 46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5 47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6 48 병동 r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7 51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8 52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9 53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0 54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1 55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2 56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3 57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4 58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5 59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6 60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7 61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8 62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9 63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0 64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1 65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2 66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3 67 병동 e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0: 잉(~ing)의 동시성 세계 탐구 프로젝트 71 병동 a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0: 비평 유령 크롬과 청동 늑대 103 작품 해설-박혜진(문학평론가) 이학 전공자의 시적 공학 137 추천의 글-조재룡(문학평론가)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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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꿈에서 목격한 고속도로의 죽은 말처럼, 검붉은 눈알 두 개가 창밖 사과나무에서 침실을 엿보고 있다 어떤 잠은 생살이 한 겹 한 겹 연어 살처럼 저미어져 쌓인 회 접시, 사람의 입술이 닿지 못하는 얼음 섬이야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3」 중에서 나는 지금 아이슬란드다 이 얼음 벌판에 노을은 없다 집도 길도 한 줄기 달빛도 없다 (……)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극지다 바람의 눈동자조차 읽을 수 없는 깨진 비문들이다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0」 중에서 열대야다 살이 타는 사막이다 꿈마저 타는 사막이다 두 발이 푹푹 빠지는 열사의 모래 나라다 빌딩들이 지하로 더 깊은 지하로 거꾸로 자라나는 음수 나라, 마이너스 공화국이다 밤하늘이 없다 별이 없다 구름이 없다 사랑이 없다 바람이 없다 열대야다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16」 중에서 25시, 이곳은 프라하고 사랑은 변신 도마뱀이야 아침엔 눈이 파란 새 저녁엔 등이 갈라진 관악기야 (……) 밀레나 우린 정전된 하늘이야 우리 사랑의 출구는 헐벗은 새의 심장 핏줄처럼 비좁게 막혀 있어 밀레나 보여? 식은땀 흘리는 밤의 택시 정류장, 25시, 빈 대합실에서 피어오르는 흰 담배 연기, 그게 우리야 우리 사랑의 미래야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25」 중에서 인간은 영원한 현재, 현전(現前)의 사태들로 구성되어 움직이는 기하학적 무한다면체 괴물이오. 이 가변(可變)의 사태들이 새로운 관계를 낳고 관계는 새로운 현재를 낳아 세계를 연쇄적으로 동시에 움직이오. 시 쓰기는 이런 사물과 세계를 언어들의 시련 속에 위치시켜 세계의 결여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행위요.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0: 비평 유령 크롬과 청동 늑대」 중에서 죽음은 산 자의 몸에 뿌리내린 강철 꽃나무이니 더욱 무성히 가지를 뻗으리라 죽음은 산 자의 몸에 뿌리내린 강철 고구마이니 흙을 뒤집어 잘 자란 줄기를 꺼내리라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 주검이 발굴될 때까지 나는 나의 최후 매장지고 너도 너의 최후 유적지다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0: 비평 유령 크롬과 청동 늑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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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 korea
이곳에서 나는 뇌 집도의고 악몽 해부의고 시간 부검의다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2」에서 함기석 시인의 ‘무한 공간’이 수평과 수직, 양과 음, 영과 무한을 향해 끝없이 열린 좌표라면, 『개안수술집도록』은 ‘한국’이라는 수식에 ‘죽음’을 입력값으로 넣어 도출한 결과 그래프 같다. 그래프 방향에 따라 구분된 다섯 개의 부 이름은 ‘병동 k’, ‘병동 o’, ‘병동 r’, ‘병동 e’, ‘병동 a’, 즉 병동 ‘korea’를 의미한다. 병동에는 제목이 모두 같은 시 ‘개안수술집도록’ 53편이 부검대 위의 사체처럼 놓여 있다. 하나의 시마다 하나의 죽음이 있고, 그 죽음의 이전과 이후를 보여 주는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시의 제목은 ‘부검 보고서’가 아닌 ‘개안수술집도록(開眼手術執刀錄)’ 말 그대로 ‘눈을 열기 위한 수술의 기록’이다. 즉 죽음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체는, 우리는 눈을 뜰 수 있을까? 눈을 뜬 후에는 무엇을 보게 될까? 시인은 어떤 연역도 가설도 없이 오직 눈앞에 놓인 단서를 따라가는 귀납의 방식으로, 죽음의 근원과 소생의 근거를 추적하며 이 실험을 완수한다. 병리적 징후의 바이털사인 빨간 사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빨간 사과라는 이름의 법의학 물체, 부패할수록 점점 선명해지는 냄새 환해질수록 점점 어두워지는 사건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32」에서 『개안수술집도록』의 시 53편은 오직 숫자로 구분되어 있다. ‘병동 k’의 시가 ‘집도 제23’부터 ‘제40’까지 차례대로 플러스를 향한다면, ‘병동 o’와 ‘병동 r’은 ‘제(-)1’부터 ‘제(-)33’까지 마이너스로 나아간다. 일정한 리듬으로 0에 수렴하며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정상적인 바이털사인과 달리 『개안수술집도록』의 그래프는 양극단의 직선으로 병리적 징후를 뚜렷이 보인다. 플러스를 향하는 ‘병동 k’에서는 사건이 시작된다. 사건의 범주는 개인과 사회를 넘나든다. 동침한 와이프는 칼이 되어 남편의 잠을 생선회처럼 저미고, 영국 외신 기자는 명동 지하도에서 살해당하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혈맹단원은 미국과 소련의 발톱을 응시한다. 마이너스를 시작하는 ‘병동 o’의 첫 시 ‘제(-)1’은 이곳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 반드시 일어나는 부조리 병원”이라고 선언한다. ‘없는 방’에서 ‘없는 사건’이 일어나고, 어간을 잃은 어미 ‘한다’가 ‘없는 행위’를 한다. 이어 더 깊은 마이너스로 향하는 ‘병동 r’은 사건 이후의 사건 현장, ‘자아’로부터 멀어지는 ‘비아(非我)’의 기록이다. 이처럼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분절된 선을 그린 병동 ‘k’, ‘o’, ‘r’을 지나 ‘병동 e’와 ‘a’에 이르면, 기준점 0에 도달한다. 즉 죽음이다. 동시성 세계 탐구 프로젝트 행간 기차를 탈선시킬 것. 글자 간 간격도 없앨 것. 시간의 손목과 목을 동시에 잘라 극사실적으로 배열할 것. (……) 무한개 장소고 무한개 구멍이다. - 「개안수술집도록 - 집도 제0: 잉(~ing)의 동시성 세계 탐구 프로젝트 step. 01」에서 ‘병동 e’와 ‘병동 a’는 각각 한 편의 장시로 ‘0’이라는 죽음의 상태를 보여 준다. ‘병동 e’는 좌표에서 시간 축을 제거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동시성 세계 탐구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데, 이 실험은 20개의 단계로, A부터 Z까지 총 26개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을 ‘동시에’ 기록한다. 이 프로젝트는 쓰기의 기본적인 ‘형식’을 무너뜨린다. 물리적 행위로서 쓰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라는 방향이 정해져 있고 그 방향에 따라 우선순위를 요구한다면, 함기석 시인은 쓰기의 형식을 무너뜨리며 동시다발적 사건들을 동시에 기입한다. 그러나 이러한 “극사실적”인 쓰기는 겹치고 겹친 글자들로 인해 결국 아무 내용도 전할 수 없는 ‘검정’이 된다. ‘병동 a’는 이 검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시’에 대한 탐구다. 시인은 ‘비평 유령 크롬’과 ‘청동 늑대’를 소환해 시를 읽고 쓰는 행위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유령 ‘크롬’이 살아생전 읽은 시를 떠올리면, 무한의 눈을 가진 ‘청동 늑대’가 그 시를 읽는다. 한 편의 시는 그렇게 유한에서 무한으로 옮겨와 흩어지지 않는 좌표점이 된다. 죽음이라는 무한 공간에 새겨진 낯선 물질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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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석의 시는 어둠에 잠기지 않는다. 오히려 어둠 속에서만 얻어 낼 수 있는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그는 차가운 절제 속에 뜨거운 절규를 품는다. 플러스의 세계에 대한 회의와 배반 속에서, 마이너스의 상상력을 정교하게 작동하며, 시인은 무(無)의 중심, 저 블랙홀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 해부학 집도의가 된다. 그곳에서 시는, 더는 위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고통을 집도하는 날카로운 메스가 된다. 이 단단하고 날카로운 언어의 메스를 쥐고서 시인은 묻는다. 존재는, 사물은, 죽음은, 언어는, 아니 나는……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 - 조재룡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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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함기석은 현대의 사제도 아니고 현대의 영매도 아니다. 그는 차라리 고대의 의사처럼 철학과 의학을 기둥 삼아 메스와 석션 같은 문장으로 시대의 폐부를 도려내며 세상사 병든 곳에 ‘개입’한다. 몸속의 병든 장기들을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듯 세상을 차갑고 정밀하게 들여다보며 정치적 종양을 제거하고 쇠락한 장기를 교체하며 인간 사회의 회복을 도모한다. ‘집도’라는 부제로 연결되는 시집은 구원을 구조로 ‘격하’시킴으로써 오히려 절망 속에서 희망의 생존 가능성을 격상시킨다. 이렇듯 객관화된 긍지의 시인과 한 시대를 함께하며 그가 찾아낸 단어와 문장의 수혜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어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 박혜진 (문학평론가,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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