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잡지에 실린 이화정의 소설 한 편을 읽고 연락처를 문의해 그녀의 소설을 모두 메일로 받아 읽어본 적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훈문학상 소식을 접했다. 내 안목이 그른 게 아니었다는 안도감보다 이 작가의 진면목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예감이 들었다. 내가 이화정 소설에서 처음 발견한 것은 타고난 천품의 문장력과 서사를 궁굴리는 보기 드문 스케일이었다. 작품의 스펙트럼도 넓어 본격소설부터 장르까지 아우를 수 있는 넉넉한 품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집은 이화정의 작가 인생에서 싹을 틔우고 산성화된 한국소설문학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생장해야 할 21세기적 가능성의 지표이다. 기념비가 아니라 초석이 되길 비는 마음, 더 크고 웅숭깊은 이화정 소설문학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