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왜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 건가요? 스위스에 가고 싶습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분들께 참 많이 듣는 말이다. 연명의료 당하면서 고통스럽게 삶을 연장하고 싶지 않은데, 그저 내 뜻대로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걸까? 이 책은 삶의 마지막을 수없이 마주해온 의료진의 시선으로, 죽음이 단지 한 사람의 생명이 꺼지는 사건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관계적인 과정임을 보여준다. 임종의 순간에는 고통과 돌봄, 가족과 의료, 사회 전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렇기에 조력임종은 단지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 인간다움의 의미와 의료의 역할, 그리고 사회의 책임을 꼼꼼하게 물어야 한다. 이 책은 그 무거운 물음에 숙고의 언어로 답한다. 초고령사회, 우리 모두는 언젠가 환자가 되고 누군가를 돌보는 자리에 서게 된다. 이 책은 죽음을 미화하거나 앞당기려 하는 대신 더 나은 돌봄과 성숙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나아가 삶의 마지막을 인간답게 지켜내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묻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성찰을 건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