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문학동네 신인상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비평집으로 『켄타우로스의 비평』 『변장한 유토피아』 『단 한 권의 책』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후르비네크의 혀』 등이, 산문집으로 『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사라지는 것들에 기대다』(공저)가, 엮은 책으로 『한국 문학의 가능성』 『무한텍스트로서의 5·18』 등이 있다. 소천비평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조선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차이 나는 반복’이 아닌, ‘차이 없는 반복’을 향한 소설의 여정
“김선재의 인물들은 한국 소설사상 가장 동선이 짧은, 혹은 동선 0에 수렴하는 존재자들이다. 그런 인물들을 부르기에 유령, 특히 ‘지박령(地縛靈)’이란 말 만큼 적절한 단어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무관하고 무감하고 반응하지 않고 한 장소에 고립되어 그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그러나 가까스로 살아는 있는 그런 존재는 분명 유령적이다.”
‘비’와 ‘술’, 통독하고 나니 우선 뇌리에 남는 두 단어다. 나도 좋아하는 것들이다. 그 사이로 추억이 끼어든다. 그의 말에 따를 때 ‘추억’은 ‘기억’과 달라서 잊히지 않는다. 그 추억들이 글감이 되어 젖어가는 풍경과 취해가는 의식 사이에서 한 편의 글로 태어난다. 그렇다고 정강철의 산문들이 우수와 감상에만 젖어 있는 것은 아니다. 망각으로부터 살아남았으니 그가 기록한 추억들에 사연이 없을 리 없다. 그 사연이 세태를 향할 때 그의 문장은 추상처럼 엄하다. 그 사연이 자신을 향할 때 그는 냉정할 정도로 자조적이고 자성적이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글쓰기는 그에게 일종의 수행처럼 보인다. 마땅히 그렇게 되었어야 하지만 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반성, 이제는 마땅히 그리 되어야 할 것들에 대한 각오. 그래서 그의 글은 물기가 많으나 또한 단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