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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지키는 건 국민이 아니다그러나 모든 민주주의가 이러한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벨기에, 영국, 코스타리카, 핀란드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 역시 대중선동가의 위협 에 직면했지만, 그들은 그 인물이 권력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잘 막아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했던 것일까? 사람들은 그 이유를 국민 의 집단 지성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벨기에와 코스타 리카 국민이 독일이나 이탈리아 국민보다 더 민주적인 집단이라고 생각 해버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국가의 운명이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믿는 다. 즉, 국민이 민주적 가치를 지지한다면 민주주의는 살아남을 것이다. 반면 전제주의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민주주의는 곧 위기에 봉착할 것이 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틀렸다. 이러한 입장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이 자신의 의지대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며 그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1920년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유권자 대다수가 전제주의를 지 지했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잠재적 대중선동가는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 존재하며, 때로 그들은 대중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러나 어떤 사회에서는 정치 지도자들이 경고신호를 인식하고, 이러한 인물들이 권력의 중앙 무대로 올라서지 못하도록 방어한다. 극단주의자나 선동가가 대중의 인기를 얻었을 때 기성 정치인들은 힘을 합쳐 그들을 고립시키고 무력화한다. 물론 극단주의자의 호소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치 엘리트 집단, 특히 정당이 사회적 거름망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정당은 민주주의의 문지기gatekeeper 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