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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죽음 위에 세워졌고, 가장 밝았던 날들도 죽음에 가려져 있었다. 돌이켜보면, 시간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죽음과 춤추는 모습만 남았다. 그 속에 우리가 몸을 담그는 광경도 지켜보았다. 세례를 받고, 왕족이 되고, 졸업하여 결혼하고, 죽어서, 사랑하던 이들의 해골 곁으로 간다. 원저성 자체가 무덤이었고, 성 벽도 선조들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런던 타워는 천 년 전의 건축가들이 벽돌 사이의 모르타르를 반죽하려고 넣은 동물의 피와 함께 유지되고 있다. 외부자들은 우리를 광신도라고 불렀으니, 그럼 우리는 죽음의 광신도였을까? 그게 조금 더 타락한 것 아닌가? 할아버지를 영면에 들게 하고도, 우리는 아직도 더 채울 게 남았을까? 왜 우리는 "어떤 여행자도 돌아오지 않는 미지의 나라"의 가장자리인 이곳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걸까?P.580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