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세월이 흘러 지금에야 라헬은 어른의 시선으로 되돌아보고 그의 행동이 다정했음을 깨달았다. 성인 남자가 세 마리 너구리를 환대해 진짜 숙녀처럼 대해주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꾸며낸 공상에 직관적으로 대응해 어른의 무신경함으로 그것이 훼손되지 않게 주의를 기 울였던 것이다. 혹은 애정으로 .이야기를 산산조각내기란 얼마나 쉬운가. 일련의 생각을 끊는 일도 도자기 조각처럼 조심스럽게 지니던 꿈의 단편을 부수는 일도.벨루타가 그랬듯 그냥 있는 그대로, 아이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붉게 타오르는 벽난로 불에 두 사람의 아름다운 얼굴이 빛났고, 열심히 배우려는 어린아이들처럼 생기가 넘쳤습니다. 헤어턴은 스물셋, 캐시는 열여덟, 두 사람 다 느끼고 배워야 할 새로운 경험이 많았고, 환멸에서 깨어나 자각한 성숙한 어른어 정서는 아직 경험해보지도 않았고 엿보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그보다 나아서 용서하는 법을 알아요. 린턴이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그렇기에 나도 린턴을 사랑해요.히스클리프씨, 당신을 사랑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당신이 우리를 아무리 비참하게 만들어도, 당신의 그 잔인함이 우리보다 더 큰 비참함에서 나온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그것으로도 복수하는 기분이 들어요. 당신은 비참해, 그렇지 않아요? 외롭잖아요, 악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