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장편소설 『제리』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청귤』 『깊은숨』, 장편소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정크』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중편소설 『그랑 주떼』, 산문집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 인터뷰집 『우리가 다른 삶에서 배울 수 있다면』 등을 썼다. 요가를 수련하며 소설을 쓰기 위해 여러 도시에서 체류해 왔고, 현재는 강원도 속초에서 달리며 글을 쓴다.
여리고 따스한 외피 속 추악하고 서늘한 내면은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스스로 세운 도덕 안에서의 언행은 정의롭고 타당하므로, 그의 몰락은 하강이 아닌 상승이다. 과도한 집착과 망상이 빚어낸 인간 내면의 본성을 독자 앞에 생생하게 데려다 놓는 작가의 집념이 무섭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젊거나 아름답지도, 평안하거나 행복하지도 않은 데이비드 골더. 삶이라는 이름의 진창에서 서로 물어뜯는 가족과 돈에 놀아나는 위태로운 금융계에서 늙은 골더는 서서히 스러져간다. 삶은 정신과 육신을 파먹는 벌레처럼 느릿하게 이어지고, 지친 골더는 혐오스러운 현실에 저항하거나 맞서지 못한다. 이제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고, 모든 족쇄를 끊어내며 피안의 세계로 이끄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므로 골더의 ‘몰락’은 직설이자 반어이다. 한 인간의 실상을 날카롭게 벼려내 생의 이면을 묘파하는 이렌 네미롭스키에게 경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