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와 흰자를 나눠온 ‘이상한 나라’에서,
억울함을 연대의 질문으로 바꿔주는 귀한 책”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에서 이름이 나왔지만 경기도는 이름 자체가 서울(경京) 주변(기畿)이라는 뜻이다. 경기도민은 서울에 얼마나 가까운지, 서울과 얼마나 비슷한지에 따라 서열화되는 노른자 바깥의 흰자, ‘2등 시민’이다. 경기도는 ‘지역’이 아니다. 언제든 서울로 떠날 수 있는 유동적인 ‘상태’다.
경기도에서 나고 자라 경기도 취재 기자로 살아온 저자는 이런 처지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 출퇴근 시간이 전국에서 제일 길고, 광역버스가 다가오면 손 들고 춤춰야 한다. 서울의 영광을 위해 존재하는 억울한 피해자, 이것이 경기도의 모습이다.
하지만 또 다른 경기도가 있다. 통근자 넷 중 셋은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 안에서 출퇴근한다. GTX의 등장으로 고양시 대곡역에서 서울역까지 17분이 줄어드는 사이, 대장동 주민은 마을버스를 25분 더 기다리게 됐다. 서울로 향한 눈에 가려진 경기도민, 아파트 바깥에 살고 제 동네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이들의 얼굴이 이 책에는 또렷하다.
이 책은 서울에 밀리면서 지방을 밀어내는 곳, 위를 향해 억울해하면서 아래의 삶을 지우곤 하는 경기도의 이중성을 직시한다. 정직하고 유쾌하게 이 불편함을 마주한다. 서울보다 집값이 덜 올라 억울해할 게 아니라 왜 집값이 올라야만 삶이 나아진다고 믿게 됐는지 묻는다.
그래서 경기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른자와 흰자를 나눠온 ‘이상한 나라’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 억울함을 연대의 질문으로 바꾸는 법을 일러주는 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