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강력추천 오늘의책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
소비 경쟁 시대의 K-웨딩 르포르타주 반양장
이소연
돌고래 2026.03.31.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66위 사회 정치 top100 3주
가격
20,000
10 18,000
크레마머니 최대혜택가?
16,500원
YES포인트?
1,0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이 상품의 특별 구성

MD 한마디

대한민국 결혼식은 왜 이런가
읽는 내내 화가 났다. K-결혼식은 왜 이럴까. 아름답지 않으면서 비싼데, 자원 착취와 쓰레기 문제까지 심각하다. 13년 전 결혼식 치른 내가 느끼기에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더 많은 독자가 읽고 분노하길.
2026.04.24. 손민규 사회정치 PD

카드뉴스로 보는 책

카드뉴스0
카드뉴스1
카드뉴스2
카드뉴스3
카드뉴스4
카드뉴스5
카드뉴스6
카드뉴스7
카드뉴스8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결혼 준비의 풍경들

뒤틀린 결혼식의 시작과 끝
프러포즈 대신 해드립니다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해야 하는, 브라이덜 샤워
웨딩 박람회에 가다
청첩장은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스드메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특명, 최고의 드레스를 골라라
합리적 소비라는 착각
새하얀 웨딩드레스에 숨겨진 어두운 비밀
예물·예단은 과연 전통일까
돈 넣고 돈 먹는 청첩장 모임 야바위의 늪
어디에서 결혼할 것인가
공공 예식장의 배신
추가금 공격의 창과 방패
정부 규제는 예랑과 예신을 구원할 수 있을까

2 결혼식의 주인공은 정녕 신부인가?

‘예신’이 되면 생기는 일
수상할 정도로 완벽히 해내는 여성들
여성 시간의 식민화
‘예신’이 ‘경단녀’가 되기까지
몸에 대한 혐오를 시작으로 완성되는 웨딩드레스
신부 관리 패키지의 족쇄
보이는 대상으로서의 신체
무기력한 신부가 아름답다
결혼은 거래일까 사랑일까?
가방순이와 부케순이의 숙명
자본화된 결혼식의 진짜 비극
“살을 못 빼서 죄송해요”
‘조리원 동기’와 ‘돌준맘’의 등장
“0원으로 스드메 졸업했어요!” 다단계에 빠진 예비신부
소셜 미디어는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는가

3 결혼식은 죄가 없다

공동체가 무너진 자리에 뿌리를 내린 자본
결혼식이 드러내는, 한국사회의 진짜 모습
나다운 결혼식이라는 착각, 취향의 함정
더 많은 선택지는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최선의 ‘신붓감’ ‘신랑감’을 찾아서
웨딩 플래너가 처한 숙명
결혼식을 하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이혼식을 위한 피부 관리는 없다
반복의 미덕
풍요의 시대, ‘낭비’의 재정의

4 그럼에도 결혼

사실 우리 모두 ‘이모님’이 필요했다
은혜 갚을 결혼식
어떻게 ‘결혼’할 수 있을까
좋은 결혼식을 만드는 단 한 가지 방법

에필로그 주

저자 소개1

사람으로 태어나 소비자로 자랐다. 다시 소비자에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글을 쓴다.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6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기후위기와 여성 인권, 중고 거래와 지역사회에 대한 글을 썼다. 문명전환종합지 《사상계》, 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물》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불평등, 인권, 환경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목소리가 지면에 실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책상에만 앉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로 활동하며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바다 깊은 곳에 버려진 폐어구를 수거하는 정화 활동에
사람으로 태어나 소비자로 자랐다. 다시 소비자에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글을 쓴다.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6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기후위기와 여성 인권, 중고 거래와 지역사회에 대한 글을 썼다. 문명전환종합지 《사상계》, 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물》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불평등, 인권, 환경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목소리가 지면에 실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책상에만 앉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로 활동하며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바다 깊은 곳에 버려진 폐어구를 수거하는 정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TEDx」, 「세상을 바꾸는 시간」 등 강연과 방송, 환경 교육을 통해 기후위기, 그린워싱의 현실과 패스트패션의 허와 실을 알리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에는 BBC 100 Women에 인터뷰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패션 산업의 실태를 고발하고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실천담을 담은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후위기를 지구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생존의 문제로 바라본 『기후위기? 인류위기!!!』(공저)가 있다.

이소연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31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98g | 132*210*20mm
ISBN13
9791199312784

책 속으로

‘인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그날을 위해 마찬가지로 인생에 한 번뿐인 다른 날들을 기꺼이 희생하고 소모하며, 오로지 그날 하루만을 위해 1년여 간의 소비 이어달리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도, 사랑도, 삶도, 모두 소비의 대상이 된다. 가장 씁쓸한 것은 심지어 이 모든 소비를 해내도 우리는 결혼식을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프롤로그,
---p.13

단순히 돈을 많이 쓴다고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프러포즈를 포함한 일련의 준비가 경제적 착취를 넘어 의미의 착취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문제다. 사랑은 서비스로 구매 가능한 대상이 되어버렸고 모든 감정은 가격이 매겨져 시각화됐다. 이것이 바로 소비주의의 가장 교묘한 폐해다. 소비주의의 핵심은 소유하는 것이 곧 자아라는 착각이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p.29

가성비를 앞세운 초저가 이커머스 플랫폼의 위력은 ‘의례’로 여겨지는 날들과 맞닿을 때 더욱 강하게 발휘된다. 결혼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프러포즈, 브라이덜 샤워, 리마인드 웨딩뿐 아니라 생애 주기에 따라 반복되는 수많은 의례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부부가 임신과 출산을 맞이하는 경우, 소비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초음파 사진, 젠더 리빌 파티, 만삭 사진, 본아트, 백일잔치, 돌잔치와 같은 행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p.42

브라이덜 샤워는 신부 친구들의 우정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사정이 어려워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는 신부를 위해 생활용품과 자금을 모아 선물로 건네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오늘날, 결혼을 앞둔 이들 그리고 그들을 축하하기 위한 친구들에게는 과연 어떤 마음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을까? 사랑하는 이들이 만들어갈 앞날을 축복하기 위해 수백 년간 썩지 않고 생태계를 훼손할 수많은 플라스틱과 함께 사진을 찍어 남기는 것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축하 방식일까?(1장 결혼 준비 풍경들,
---p.45

설레는 마음으로 결혼식을 준비할 이들에게 지구온난화와 제3국의 빈곤 책임까지 묻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올 하나 나가지 않은 새하얀 드레스를 200만 원에, 취향에 맞는 꽃 장식을 500만 원에, ‘맛없네’ 혹은 ‘어우 배불러’ 하고 버려질 뷔페 음식들을 인당 7만 원의 돈에, 그렇게 소비한 모든 서비스가 단 30분 안에 끝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축복 어린 결혼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갈 방법이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54~55쪽)

모든 것을 개인의 선택으로 꾸려야 한다는 자유가 신랑 신부를(특히 신부를) 새로운 불안으로 몰아넣는다. 선택의 자유는 완벽주의에 가까운 수행의 의무로 바뀌어버린다. [……] 즉 웨딩드레스의 ‘라인’, ‘핏’, ‘원단’을 세세히 비교할수록 드레스의 ‘마법’은 사라지는 셈이다. 우리가 완벽한 선택을 하려 애쓸수록 그 선택의 기쁨은 줄어든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p.76

하지만 방도가 없다. 테이블 위 빈 술병이 하나둘 늘어나는 순간 머릿속에서 재빠르게 굴러가는 계산을 멈출 수 있는 방도가. 청첩장 모임으로 가성비 좋은 ‘런치 세트’를 사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평균 3만 원’을 맞추기 위해 1차로 먹은 점심 식당이 너무 저렴했다면 2차 카페나 술까지 금액을 맞추어 결제해야 한다. 너무 비싸지지는 않도록 조각 케이크나 안주는 주문하지 않고 음료만 주문하는 섬세한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97~98쪽)

바로 뿌리 깊은 지역 격차와 수도권 과밀화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전국 예식장 매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 동일한 서비스 구성에서도 수도권, 특히 서울에 결혼 수요와 고가 프리미엄 서비스가 집중되면서 가격 기준선 자체가 상향 형성되어 있고, 그 결과 지역 간 비용 격차가 누적·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지역 간 격차는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2025년 기준 전국 예식장이 약 700여 곳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서울 중심으로 가격과 수요가 상승하고 지역에서는 공급 자체가 축소되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예식장을 잡기 위해 1년 반 전부터 100여 통의 전화를 해야 하는 반면, 지역의 공공 예식장은 공간 대여비가 0원임에도 7년째 단 한 건의 예식이 치러진 적이 없다 끝내 사라진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108~109쪽)

정보 비대칭이 심한 시장에서 소비자는 품질을 신뢰하지 못해 평균가격만을 지불하려 하고, 결국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러니 애초에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니라 서로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으려는 두 이해 당사자의 방패와 방패 싸움이었는지도 모르겠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121~122쪽)

웨딩 중개 업체는 스드메와 같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다수의 제휴 업체와 협약을 맺고 대량 계약으로 단가를 낮춘 뒤 박리다매로 이윤을 극대화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이미 시장가격 형성 과정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준계약서를 통해 계약 항목의 형식적 투명성은 높아졌을지 몰라도, 그 사이에서 작동하는 리베이트, 제휴 마진, 광고비, 인센티브와 같은 이윤 구조는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는다. ‘추가금 파티’를 멈추겠다는 제도가 오히려 합법적 추가금을 보증하는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126~127쪽)

지금 필요한 것은 하나의 정책, 하나의 제도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포퓰리즘적 환상이 아니라,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기대와 소비 구조, 그리고 경쟁의 압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일일 것이다.(1장 결혼 준비의 풍경들,
---p.127

웨딩 플래너와 함께 하는 예신들은 마치 자신이 스스로 제2의 플래너라도 된 것처럼, 할 일과 성과를 계획하고 평가하는 프로젝트 매니저 직장인처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를 맡은 디렉터처럼, 결혼식이라는 완벽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결혼식은 ‘남들만큼만’ 하려는 마음과, 그중에서도 내가 조금은 더 잘나 보였으면 하는 욕심, 그리고 이 모든 어려운 과정을 기어코 해내고 마는 한국인의 훌륭한 근성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앙상블이었다. 그렇게 신부들은 욕망의 전략가이자 아름다운 신부로 완성됐다.(2장 결혼식의 주인공은 정녕 신부인가?, 139~140쪽)

깊은 우정은 순식간에 선물 금액이나 사례비로 환산되고, 서로를 향한 호의마저 회계 장부의 한 줄로 평가된다. 이는 축의금을 얼마나 주고받았는지로 관계를 평가하는 ‘축의금 논란’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에 좀먹힌 결혼식은 여성들의 우정마저 손쉽게 가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 친구들, 여성 웨딩 플래너⋯⋯. 여성들은 서로 지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가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게 됐다. 결혼식 역시 더 이상 사람을 이어주는 의례가 아니라 관계를 시험하고 서열화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2장 결혼식의 주인공은 정녕 신부인가?,
---p.177

출산 직후 산모와 신생아가 2~3주간 머물며 식사, 마사지, 청소, 신생아 관리 등 전방위적 서비스를 받는 구조는 외형적으로는 ‘휴식’의 형태를 띠지만, 실상은 출산 이후의 소비가 집중되는 새로운 시장으로 기능한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데다, 화장품이나 육아 용품, 스튜디오 등과 연계한 추가 비용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몸조리를 위해 들어온 산후조리원에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명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무료 서비스’라는 미끼로 기념사진을 찍게 한 뒤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일이 흔하다. 출산 후의 회복, 수유, 수면, 신생아 돌봄까지 모든 과정이 상품화되고 여성의 몸은 회복의 주체가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또다시) 전환된다.(2장 결혼식의 주인공은 정녕 신부인가?,
---p.192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해 보자. 누군가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 기록, 그것은 처음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을 것이다. 그저 친구들과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을, 또 영상과 사진으로는 다 담지 못한 많은 이야기를 나만의 개인 공간에 남겨두고 싶은 것이었을 테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모든 일상 기록이 쌓이고 쌓이는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는 서로의 결핍을 자극하고 욕구를 조장한다. 평범했던 일상의 기록은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어 서로를 치밀하게 소비하고 또 소비하게 만들었을까. 내 몫이 아니던 욕구는 서로의 평범한 일상을 지지대 삼아 위태로운 젠가처럼 계속 쌓여가고 있다. 이내 무너질 것이 명백한 채로.(2장 결혼식의 주인공은 정녕 신부인가?,
---p.207

우리는 체크리스트를 수행할수록 ‘준비된 신랑’ 혹은 ‘준비된 신부’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그 기준을 향해 쉼 없이 달린다. 이를 따르지 않는 배우자에게, 혹은 스스로에게조차 ‘너는 결혼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구나?’라며 채근한다. 그 기준에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으면? 포기해 버린다. 포기의 경험이 쌓이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실패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게으른 신부, 준비되지 않은 신부로 탓하는 것이다. 문제는 과제, 기준, 포기가 결혼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혼에서 육아를 거치며 스튜디오 촬영, 다이어트, 드레스 셀렉의 의무는 모유 수유, 수제 이유식, 학원 픽업과 같은 의무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돌봄은 그렇게 표준화된 수행 과제로 환원된다. 부족한 신부는 부족한 엄마, 이기적인 엄마로 변모한다. 이러한 서사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매우 치명적이다. 컨베이어 벨트식 과제 수행 구조는 비혼의 증가, 저출생, 그리고 우울감의 확산과도 무관하지 않다.(3장 결혼식은 죄가 없다,
---p.224

가장 중요한 날, 적절하게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 선호하는 취향의 옷을 고르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신부들이 저마다 가장 자기 자신다운 모습으로 결혼식장에 서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거푸집에 찍어낸 듯 복제된 클론과도 같은 ‘완벽한 신부’가 되려고 하는 것에서 문제가 생긴다. 드레스 앞쪽으로 머리카락 몇 올이 넘어와서 스튜디오 촬영을 망치고 그 후 본식까지 쭉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신부, 부유방을 가리기 위해 재재가봉을 진행할 정도로 웨딩드레스에 신경을 썼지만 결국 결혼사진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신부⋯⋯. 자신의 손으로 쌓아 올린 완벽주의 외모의 모래성에 스스로 갇히는 신부들의 증언들이 내리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3장 결혼식은 죄가 없다, 234~235쪽)

이쯤에서 오늘날 부릴 수 있는 진정한 ‘사치’는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과거에는 천 한 필이 귀했지만 마음은 넉넉했다. 오늘날은 천은 고사하고 일회용 꽃다발과 드레스까지 넘치지만 마음은 가난하다. 그러므로 지금 마음껏 낭비해야 하는 것은 천 조각이 아니라 소중한 마음이고 관계 아닐까? 이 역설을 넘어설 때 우리는 비로소 풍요와 축하의 새로운 정의를 쓸 수 있을 것이다.(3장 결혼식은 죄가 없다, 271~272쪽)

이모님이 없다는 소식을 미리 전해 들은 양가 어머님들은, 미리 부탁해 둔 친인척들의 도움을 받아 능숙하게 한복 고름을 슥슥 매듭 짓고 머리 장식까지 마무리하고 계셨는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던 것이다. 결혼식에서 이야기 나눌 일이 없는 양가 친인척 어른들이 이런 것을 핑계 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제서야 책에서 글로서 써 내려갔던 결혼식의 의미가 새삼스레 다가왔다.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며, 모든 사람의 참여와 도움으로 완성되는 결혼식. 이모님이 없던 나의 결혼식은 가부장제, 자본주의, 외모지상주의 등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진 못할지라도 자그마한 반란을 꾀하는 시작이 될 거라는 작은 기대가 들었다.(4장 그럼에도 결혼,
---p.283

“막상 다가오니까 결혼식이 뭐 별거라고. 다른 거 할 일 많잖아. 그냥 최대한 신경 안 쓰고 남들 하는 대로만 딱 하고 싶어. 봐봐, 지금 너 기존대로 안 하려고 엄청 신경 쓰고 있잖아. 그게 결국 우리가 가장 피하려고 했던 거 아니야?”
또 충격이었다. 그의 말이 하나하나 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허례허식뿐인 결혼식이 싫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결혼식을 기획하고 진행하기 위해 누구보다 진땀을 빼고 있었다. 어떤 눈부신 비즈 드레스와 티아라 왕관을 고를까 고민하는 나르시시스트 신부 옆에, 어떤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결혼식을 만들어볼까 고민하는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 신부가 등장한 것에 다름없었다. 기존의 것을 탈피해야 한다는 새로운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4장 그럼에도 결혼, 290~291쪽)

출판사 리뷰

K-웨딩이 드러낸 한국사회의 민낯
비교와 경쟁, 실패에 대한 불안이 만든
‘정답’을 향한 집단적 폭주의 현장을 담다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이 들여다보는 것은 웨딩 산업의 구조적 문제만이 아니다. 저자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한국사회의 오랜 문제들이 결혼식 안에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인구와 자원이 모두 수도권으로 쏠리며 발생하는 지역불균형, 과도한 생산과 소비가 초래하는 각종 환경문제, 계급 간 양극화까지 결혼식은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드러낸다. 그중에서도 가부장제 질서가 반복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여성은 결혼 준비에서부터 가사 관리의 주체로 자리매김해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해낸다. 웨딩 촬영 일정을 조정하거나, 청첩장 모임 장소를 예약하고, 기한에 맞춰 비용을 결제하는 크고 작은 업무들은 주로 여성의 몫이다. 이러한 역할은 결혼 이후 더욱 공고해진다. 식자재 구매 계획을 세우고, 아이의 학원을 알아보고, 각종 가족 행사 일정을 짜는 일부터 “남편의 감정 치료사이며, 자녀들의 생애 기획을 맡은 매니저이며, 가족의 통장을 굴리는 금융 관리사”의 역할까지.

게다가 결혼식은 완벽주의가 극에 달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결혼 적령기’에 놓인 이들은 이미 오랫동안 완벽주의에 노출되어 왔다. 높은 성적, 인서울 대학, 대기업……, 자본주의와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과제 수행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결혼, 임신과 출산, 양육도 마찬가지다.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모든 과제를 해내야만 ‘좋은 부부’가 된다는 믿음 속에서, 그 기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감각은 결국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 결혼식은 이제 정상성의 경로를 충실히 따라온 이들과 생애 과업을 시도조차 않겠다는 이들을 가르는 분기점이 되었다.

이처럼 결혼식은 사회 질서를 다시 한번 체화하는 시간이 된다. 이 사실은 현재의 결혼식 문화를 재고하고 새로운 형태의 결혼식을 상상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혹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완벽한 장면들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장면들은 당연한 정답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정답이 정말 ‘나’의 것인가. 주어진 경로를 따르는 것과 경로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이 그 차이를 인식하고, 자신의 시선에서 결혼식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SNS가 부추기는 소비 경쟁 시대
축복의 의례에서 전시와 비교의 장이 된 결혼식

한국사회에서 결혼식은 어느덧 “자본과 취향이 기호로 변환되어 전시되는 장의 완벽한 예시”가 됐고 의례로서 본래의 기능과 역할이 희미해졌다. 결혼식장 규모와 위치, 식사, 신랑 신부의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등 어느 하나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하객들은 결혼 당사자들의 ‘취향’을 통해 그들과 부모님의 사회적 위상과 자본력을 자연스럽게 읽어낸다. 게다가 결과물들이 SNS에 게시되어, 나를 잘 아는 사람들부터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본다고 생각하면 완벽한 장면을 연출하고자 하는 마음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거기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주인공으로서 결혼식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어깨 너머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눈물로 무너진 메이크업, 어느 하객의 아이보리색 원피스,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의 축의금 액수가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면, 그것들로 인해 의례로서의 결혼식에 몰입을 방해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260쪽)

사실 결혼식의 의미를 잃어버린 건 하객들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친구를 축하한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브라이덜 샤워를 해줘야 할지, 청첩장 모임에 참석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친분의 정도와 청접장 모임 여부에 따라 적정한 축의금 액수를 계산하고, 적당히 격식을 차리면서도 신부와 신랑보다 눈에 띄지 않을 ‘하객룩’을 준비해야 한다. 게다가 ‘가방순이’와 ‘부케순이’를 부탁받게 된다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비교할 수 없이 늘어난다. 결혼 당사자들이 열심히 준비한 결혼식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 소비했던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이것저것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축하와 축복이라는 본래의 목적은 잊은 채로 말이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에게 결혼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준비하는 첫 주요 의례이다. 저자가 결혼식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때의 경험은 이후 삶의 대소사에 고스란히 이어진다. 결혼식을 준비하며 익힌 방식대로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상품들을 소비하고, 순간순간을 전시하게 될 것이다.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인생의 단계들을 통과하다 보면 정작 그 삶을 살아가는 ‘나’는 희미해진다.

“결혼식이 끝나면 화이트, 아이보리, 크림색 사이의 벽지를 고민하며 인테리어 디자인과 가전 구매를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그야말로 인생에 한 번뿐인 아이의 백일, 첫돌, 두 돌을 기록하기 위한 아이 옷 대여와 스튜디오 예약을 위해 발품을 팔게 될 것이다. ‘완모’를 위해 새벽 5시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 유축하고, 언어 학습을 위한 최적의 발달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영어 유치원을 찾아보고, 유기농 재료만을 활용한 이유식 큐브를 직접 만들어 얼리거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동구매를 찾아보고, 그러면서도 피부와 체중 관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189쪽)

‘인생에 한 번뿐’인,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남는 건 사진’이라는,
마법 같은 주문들에 대항하는 작은 반란!
완벽함 너머, ‘나다운’ 결혼식의 가능성을 찾다

‘나답다’는 말만큼 뻔한 말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나다움’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불필요한 건 사지 않겠다며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실천 중인 저자는 진짜 욕망과 유도된 욕망의 경계를 긋는 일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게다가 ‘진정성’이라는 함정에 빠지기는 얼마나 쉬운가? 허례허식뿐인 결혼식이 싫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결혼식을 기획하기 위해 강박관념에 시달렸다는 저자의 고백은 그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틀에 박히지 않은 결혼식을 향한 다짐이 어느새 또 다른 완벽주의가 되어버리고 만다.

소셜 미디어는 이러한 혼란을 더욱 부추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공유하고, 정보는 소화할 수 없을 만큼 흘러넘치고, 타인과의 거리는 가까워지며, 비교는 더욱 쉬워진다. 잘 꾸며진 장면들을 볼수록 “‘남들만큼만’ 하려는 마음과 그중에서도 내가 조금은 더 잘나 보였으면 하는 욕심”이 더해지며 소비 경쟁은 심화된다.

“이런 콘텐츠들은 또 다른 예비신부들의 잠 못 이루는 밤, 어둠 속 빛나는 인스타그램 화면에 찾아가 어스름한 욕망으로 스며든다. 한 번도 바란 적 없는 욕구가 순식간에 우리 모두의 몫이 되어버린다. 일상의 단면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기꺼이 관찰하고 소비하게 둠으로써, 우리는 왜곡된 욕망을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다.”(35쪽)

그럼에도 저자는 의례가 가진 힘을 포기하지 않는다. 저자는 ‘나다운’ 결혼식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세웠던 기준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도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새로운 시작을 축복할 소중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이모님’이 없던 저자의 결혼식에는 친인척들이 옷 입기를 돕고, 친구가 머리를 매만져주고, 부모님의 친구들이 축가를 불렀다.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결혼식은 여전히 가능했다. 사실 결혼식을 치른 이들 또한 이미 알고 있었다. 가장 기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건 화려한 장식도, 완벽한 사진도 아니라 자신의 앞날을 축하해 주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너도 나중에 해보면 알 건데 정말 사람이 다 더라고. 서운한 것도, 너무 기쁜 것도 결국 다 사람이야. 준비할 때는 스드메다 뭐다 너무 피곤하고, 다 하기 싫고,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거든. 결혼식 당일도 너무 정신없을 거라고 하도 얘길 많이 들어서 별로 기대도 안 됐어. 근데 결혼식을 마치고 나니까 결국엔 사람들이 내 결혼식에 이렇게 축하해 주러 왔다는 게 너무 고마워지더라. 당일에 노래가 틀리고, 뭐 사회가 어떻고, 이런 건 그냥 아무것도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273쪽)

추천평

언젠가부터 내가 결혼식을 허례허식이라 깔보면서도 욕망해 왔음을 깨달았다. 내가 나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기를, 그 시작이 타인에게 목격되기를 원한다는 것도. 긴 동거를 이어오던 나는 배우자와 논의 끝에 결혼이 인생에서 중요한 의례라는 걸 받아들였다. 마침내 치른 결혼식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뜻깊고 벅차오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기진맥진했다. 반지도 스튜디오 촬영도 하지 않았고, 부케와 헤어도 주변 도움을 받고, 이래저래 꽤 많은 걸 생략했는데도 신경 써야 할 게 지나치게 많았던 탓이다. 나는 그 기진맥진이 현명한 소비 주체로서의 감각이라고, 돈을 아껴서 잘 쓰려다 보니 얻은 긴장 때문에 소진되어 느끼는 감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로 소비의 주체이기는 했을까? 어쩌면 나는…… 소진된 게 아니라 소비된 게 아니었을까?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은 결혼식이라는 의례를 통해 웨딩 산업의 구조 그리고 현대사회의 소비주의적 문화를 낱낱이 비춘다. ‘취향을, 가치관을, 너를 증명해라’, ‘남들과 다르기 위해 돈을 써라’……. 사람들은 남달라지고 싶을수록 늪에 빠진다. 소비라는 단어가 써서 없앤다는 의미라는 걸 생각해 볼 때, 소비를 장려하는 문화야말로 우리를 소비한다. ‘진짜’야말로 쉽게 산업과 결합하고, 도처에 널린 ‘나다움’의 가능성 앞에서 개인은 순식간에 취약해진다. 인생에 중요한 순간이라면 더더욱. 웨딩 산업은 그 취약성을 이용해 개인이 끊임없이 소비하도록 몰아붙인다.

문제는 이 모든 게 공기 같은 나머지 눈치채기 어렵거나, 안다고 해도 남다른 무언가를 갖고 싶은 바람을 우리가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결혼식에 막대한 재화를 들인다. 혹은 나처럼 현명한 소비 주체로서 변별력이라도 가져보려 한다. 최소한으로만 휩쓸리겠다는 다짐을 주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게 사람의 마음 아닐까? 돌이켜 보면 내가 한때 결혼식을 얕봤던 이유 역시 그와 맞닿아 있지 않나? 사회에 속하길 원하는 한편, 그 사회의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무언가’ 또한 갈망하며 자라나는 저항감…….

이 책의 근사함은 결혼식과 개인을 비난하는 대신, 그 안에 도사린 저항감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데 있다. 저자에 따르면 저항감은 분투하는 사람의 것이다. 그는 우리가 끝내 중요한 순간을 위해 분투하고자 한다면, 저항조차 소비로 귀결시키는 이 사회의 거대한 장력을 응시하며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고 설득한다. 웨딩 산업과 함께 결혼식이라는 인생 의례가 왜곡되는 방식을, 현대사회의 소비문화적 공기를, 거기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소비하고 또 소비되며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시도란 무엇인지를 진득하게 파고들면서 말이다. 그 시선에선 여전히 나름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진지한 희망이 느껴지고, 나는 나를 반하게 한 그 희망이 일종의 탁월함이라 느낀다. - 임지은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에 대하여』)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은 충격적 재미를 안기더니 이윽고 깊은 울림이 된다. ‘완벽한 결혼식’을 향한 1년여의 ‘소비 이어달리기’ 끝에 만나는 것이 고작 욕망의 ‘붕어빵 거푸집’에서 찍어낸 평범한 자신이라니! 현대사회와 우리 자신에 대한 발랄한 고발, 깊이 있는 분석을 넘어 균형 잡힌 성찰이 여기 있다. 저자는 완벽한 삶을 살아내라는 세상의 압력에 맞설 힘을 감사해야 할 벗과 사람들에게서 찾는다. 그래서 더 좋다. - 조형근 (『앎과 삶 사이에서』)
좋은 글을 마주하면 묻게 된다.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 지금 한국사회에서 결혼식만큼 다루기 까다로운 주제도 없다. 갈망하는 자와 주저하는 자, 떠미는 자와 거부하는 자의 욕망이 한데 엉겨 붙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생이 시대정신이 된 와중에도 웨딩 산업의 매출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다. 함부로 조소할 수도, 온전히 축복할 수도 없는 역설 앞에서 나는 길을 잃는다. 저자는 냉소로 회피하는 대신 모순의 정중앙으로 발을 디딘다. 쉽사리 비웃지도, 섣불리 낭만화하지도 않는 외로운 자리에서 정직하게 보고 정확하게 쓰려 분투한다. 분열하는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책이 있다. 분열은 자신과 세계를 모두 변화시키려는 자에게만 허락된 인장이기 때문이다. 설득을 위해 자랑을 포기한 책. 정답 대신 질문을 택한 책. 이런 책은 끝내 자기만의 결론에 도착한다. 그 눈부신 오답 속에서, 저자의 빛나는 자긍심을 보았다. - 김지효 (『인생샷 뒤의 여자들』)

리뷰/한줄평25

리뷰

9.8 리뷰 총점

한줄평

9.9 한줄평 총점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
18,000
1 1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