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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국내작가 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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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국내작가 문학가
에세이스트.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결같이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사람이라는 단어가 구겨지면 ‘삶’이라는 단어가 생겨난다고 여긴다.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것들에 대하여』 『헤아림의 조각들』 『연중무휴의 사랑』, 공저 『우리 둘이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를 썼다.

@uncommon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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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추천

  • 언젠가부터 내가 결혼식을 허례허식이라 깔보면서도 욕망해 왔음을 깨달았다. 내가 나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기를, 그 시작이 타인에게 목격되기를 원한다는 것도. 긴 동거를 이어오던 나는 배우자와 논의 끝에 결혼이 인생에서 중요한 의례라는 걸 받아들였다. 마침내 치른 결혼식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뜻깊고 벅차오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기진맥진했다. 반지도 스튜디오 촬영도 하지 않았고, 부케와 헤어도 주변 도움을 받고, 이래저래 꽤 많은 걸 생략했는데도 신경 써야 할 게 지나치게 많았던 탓이다. 나는 그 기진맥진이 현명한 소비 주체로서의 감각이라고, 돈을 아껴서 잘 쓰려다 보니 얻은 긴장 때문에 소진되어 느끼는 감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로 소비의 주체이기는 했을까? 어쩌면 나는…… 소진된 게 아니라 소비된 게 아니었을까?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은 결혼식이라는 의례를 통해 웨딩 산업의 구조 그리고 현대사회의 소비주의적 문화를 낱낱이 비춘다. ‘취향을, 가치관을, 너를 증명해라’, ‘남들과 다르기 위해 돈을 써라’……. 사람들은 남달라지고 싶을수록 늪에 빠진다. 소비라는 단어가 써서 없앤다는 의미라는 걸 생각해 볼 때, 소비를 장려하는 문화야말로 우리를 소비한다. ‘진짜’야말로 쉽게 산업과 결합하고, 도처에 널린 ‘나다움’의 가능성 앞에서 개인은 순식간에 취약해진다. 인생에 중요한 순간이라면 더더욱. 웨딩 산업은 그 취약성을 이용해 개인이 끊임없이 소비하도록 몰아붙인다. 문제는 이 모든 게 공기 같은 나머지 눈치채기 어렵거나, 안다고 해도 남다른 무언가를 갖고 싶은 바람을 우리가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결혼식에 막대한 재화를 들인다. 혹은 나처럼 현명한 소비 주체로서 변별력이라도 가져보려 한다. 최소한으로만 휩쓸리겠다는 다짐을 주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게 사람의 마음 아닐까? 돌이켜 보면 내가 한때 결혼식을 얕봤던 이유 역시 그와 맞닿아 있지 않나? 사회에 속하길 원하는 한편, 그 사회의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무언가’ 또한 갈망하며 자라나는 저항감……. 이 책의 근사함은 결혼식과 개인을 비난하는 대신, 그 안에 도사린 저항감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데 있다. 저자에 따르면 저항감은 분투하는 사람의 것이다. 그는 우리가 끝내 중요한 순간을 위해 분투하고자 한다면, 저항조차 소비로 귀결시키는 이 사회의 거대한 장력을 응시하며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고 설득한다. 웨딩 산업과 함께 결혼식이라는 인생 의례가 왜곡되는 방식을, 현대사회의 소비문화적 공기를, 거기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소비하고 또 소비되며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시도란 무엇인지를 진득하게 파고들면서 말이다. 그 시선에선 여전히 나름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진지한 희망이 느껴지고, 나는 나를 반하게 한 그 희망이 일종의 탁월함이라 느낀다.
  • 이 책은 우울증 당사자가 치러온 내밀한 영수증이다. 저자는 자신이 삶에 지불해 온 것들을 들여다본다. 잘 해내고 싶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워해온 나날들, 끊임없이 자격을 의심하며 ‘나는 절대 해낼 수 없어’라는 확신에 짓눌리던 시간들. 그러나 저자가 내역서에서 발견한 건 ‘시간이 지나야만 보이는 나만의 궤도가 있음’이기도 하다. 멈춰있다고 느꼈던 순간조차 조금씩 움직여온 저자의 흔적과, 그로 인해 서서히 선명해지는 위로는 넌지시 말해준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산이 필요하다고.

작가 인터뷰

  • 임지은 "내 삶이 내 책을 따라가는 느낌"
    2023.06.23.

작품 밑줄긋기

p.64
한국은 여성 혐오 사회이다. 신상털기, 지인능욕, 합성 성착취물 제작이 젊은 남성들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현시점에서 여성,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여성 이주민이 정치의 광장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한국에서는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있는 위험한 모험이다. 응원봉이 예쁘다고 좋아하는 k-아저씨들이 징글징글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들이 이렇게 수많은 사람에게 위험한 시회를 만들어놓고, 여성을 공격하고 혐오하고 여성의 인격을 말살하고 인생을 짓밟는 것을 놀이로 소비하는 후속세대를 키워놓고, 기득권자의 편안한 관점으로 응원봉이 예쁘다고 좋아하고 앉아 있기 때문이다. 인생 편하게 살아서 참 좋겠다.

작가에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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