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그림도 그리고 여행도 다녀 좋겠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림이 좋아 밤을 새던 날도 있었고, 여행이 좋아 홀로 땅끝까지 달려간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마감 전날 종이를 펴놓고 형이상학적인 선을 그으며 졸고 있거나, 먼곳까지 가서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애를 쓰는 내 모습을 보면 ‘그림도 여행도 일이 되었구나’ 싶어 새삼 서글퍼진다. 그래도 어느 새벽, 스케치북 담긴 가방 하나 챙겨들고 텅 빈 고속도로를 올라타면, 알 수 없는 설렘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래, 평생 길 위에서 펜을 부여잡은 채 스케치북에 머리를 파묻고 쓰러지리라!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동아일보와 불교신문, 중앙SUNDAY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문화유산과 도시 곳곳을 일러스트와 칼럼 등으로 기고해왔으며,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는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사연 있는 나무 이야기』 등이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스케치 여행을 다니며, 사라져가는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한옥 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에서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