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미래』가 인물을 따라가는 발길은 주제를 관통하는 일관성과 개인의 특수성을 놓치지 않는다. 두 대상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스며들어 번지면서 서사는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다. 여기에 다채로운 문체는 인물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인물이 생생해질수록 더 깊은 함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더 깊은 함정은 따로 있었음을 첨예하게 보여주는 방식에서 우리는 이제껏 애써 모른 척해왔던 진실과 오롯이 마주한다.
“유리로 만들어진 덫”에 갇혀 “활짝 열 수 있는 창문이 없”는 현실에서 인물은 “눈에 띄지 않는 걸 일생의 목표”로 삼고 “보이지 않는 공기 같은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낮은 위치를 인정해버리는 것으로 버틴다. “축적한 노하우를 나누어 주는 사람도 없”어 “이제 혼자라는 생각”에 빠질쯤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한다.
이쯤에서 누가 해고당할지 궁금해서 따라왔던 이야기는 결국 내가 해고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닿는다. “일방적인 피해자와 가해자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줄타기를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우리도 결국 줄 위에 서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누구나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만난다. 그 끝에서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묵직하게 다가온다.
“정녕 타인의 이야기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