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내려다볼 줄 아는 능력이 바로 성찰하는 능력이며, 이것이 철학의 중심들 가운데 하나다. “철학을 마주할 때”는 오십이 되었든 이십이 되었든,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 안에 불온한 혁명적 기운이 싹틀 때이며, 어떻게든 제대로 살아보려고 스스로 악마를 초대하는 일이다. … 오십 세까지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길가의 가로수나 전봇대처럼 그냥 존재하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서는 이 모양 이 꼴로 죽을 때까지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찾아올 수 있다. … 철학을 마주하면, 자신이 자신에게 북극성이 되는 황홀한 지경을 맛볼 수 있고, 자신이 자신에게 깃발이 되어서 스스로 펄럭일 수 있다. 바람이 없는 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