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나엘이여, 그대 시를 수십 번은 족히 읽었다. 눈으로 출발했다가 성에 차지 않아 나중엔 소리를 내어 읽기도 했다, 때론 세레나데 같다가도 때론 그레고리안 찬트로 돌변하는 매료의 정도가 어찌나 강렬한지 적잖은 시편은 절로 외워졌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뿐인가, 고혹적이며 그윽하기가 선대의 시성 누군가를 애써 호명해 빗대지 않아도 홀로 빛을 발하니 기쁘고도 기뻐 축배를 들어야 마땅할 판인데, 정작 그대는 몇 해째 고요를 순례 중이니 방법이 없구나. 하여, 시집 출간을 구실 삼아 그댈 그리워하는 몇이서 여주 본가로 쳐들어가는 수밖에, 모처럼 술안주 장만에 분주할 그대의 “이 세상 모든 이의 가장 고요히 소중한 만큼의 그 사랑”, 천사의 현신인 모니카와 울며 웃으며 대취할밖에.
원컨대 이 한 권의 절창 앞에 한국 시단은 예우 갖추기를, 더불어 내 오랜 詩友이자 時友인 나타나엘에겐 만복(晩福)이 와글와글하기를. 부디 그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