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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부르는 노래
손세실리아 산문집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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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주에 美치다 _7
나의 심미안은 책으로부터 왔다 _16
황금빛 서정 _24
노래는 내 시의 내재율 _30
어느 제대병의 고백 _38
시가 된 영화 _46
내 마음도 지옥 _53
이래서 인생 _59
탕진을 부추기다 _63
복순 씨 _70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믿음 _82
그림에 울다 _88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건넨 인사 _95
맛있는데 유쾌하기까지 한 _101
안동 여자, 김서령 _106
나도 이런 카페의 단골이고 싶다 _113
잘 가라, 가닿아라 인간 세상에 _122
천국에서 지급된 재난지원금 _127
박완서라는 선물 _137
제주 바당이 낳곡 질룬 생 _142
심금을 울리는 일 _152
매혹과의 동행 _160
고아의 노래 _167
우리 시대의 지성, 한국 문학의 품격 _178
나만 알고 싶은 곳 _188
사랑과 토마토와 물거품과 장미를 노래하라 _198
나는 지금 꿈을 살고 있다 _206

작가의 말 _212

저자 소개 1

손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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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2001년 '사람의 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 간사를 맡아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2002년 <경향신문/ 금주의 시> <작가정신> <작가사회> <국민일보/ 금주의 시>?<문학과 경계>..., 2003년 <시평> <시와반시> <밀양문학> <경남작가> <창작과비평> <땅끝문학> <생각과느낌> <진보평론> <한겨레신문/ 생명 평화의 시>..., 2004년 <실천문학> <생각과느낌> <시경> <불교문예> <유심> <열린시학> <시작> <현대시학> <삶이 보이는 창> <작가들> <창작21>..., 2005년
1963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2001년 '사람의 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 간사를 맡아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2002년 <경향신문/ 금주의 시> <작가정신> <작가사회> <국민일보/ 금주의 시>?<문학과 경계>..., 2003년 <시평> <시와반시> <밀양문학> <경남작가> <창작과비평> <땅끝문학> <생각과느낌> <진보평론> <한겨레신문/ 생명 평화의 시>..., 2004년 <실천문학> <생각과느낌> <시경> <불교문예> <유심> <열린시학> <시작> <현대시학> <삶이 보이는 창> <작가들> <창작21>..., 2005년 <신생> <시경/ 상반기호> <시평> <현대시학/ 소시집> <애지> <시경/ 하반기호> <영광문학/초대시특집>...등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화려한 등단도 한 적 없고, 시집 한 권 없는 시인임에도 회자되는 대표시가 많은 시인으로 유명하다.
네이버 블로그 <기차를 놓치다>를 운영하고 있는 시인은 “시가 죽었다!”라는 평설에 “과연 그럴까?” 문제제기를 하며 소박하고 나직나직하나 깊이 있는 진정성으로 독자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문인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가 대부분 본인의 작품과 글을 중심으로 꾸며지는 데 반해 손 시인은 ‘고봉밥이 되는’ 시와 소설을 꾸준히 찾아 읽고 소개하면서 문학으로의 폭넓은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이 일은 가난해도 곁길로 새지 않고 시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시인들을 아끼는 지극한 마음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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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92g | 133*190*13mm
ISBN13
9788982182914

책 속으로

제주 해안가를 걷다가
버려진 집을 발견했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그 어떤 이끌림으로
빨려들 듯 들어섰던 것인데요 둘러보니
폐가처럼 보이던 외관과는 달리
뼈대란 뼈대와 살점이란 살점이 합심해
무너뜨리고 주저앉히려는 세력에 맞서
대항한 이력 곳곳에 역력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생도 저렇듯
담담하고 의연히 쇠락하길 바라며
덜컥 입도(入島)를 결심하고 말았던 것인데요
이런 속내를 알아챈
조천 앞바다 수십 수만 평이
우르르우르르 덤으로 딸려 왔습니다

어떤 부호도 부럽지 않은
세금 한 푼 물지 않는
--- 「바닷가 늙은 집」 전문


“여차저차 인연으로 맞춤한 집을 만났으나 말이 집이지 실제는 붕괴 직전인 폐가였다. 오랜 세월 인간들로부터 홀대받아 상처투성이인, 그런 집에 한눈에 홀렸으니 숙명일 테다. 잔디와 꽃나무를 식구로 들이고, 기둥을 보강하고, 파손된 문짝을 교체하고, 바다로 향한 현무암 집담을 낮추는 등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돌멩이 하나, 마룻장 한 쪽 버리지 않았다. 백 년 누옥의 자산이며 역사이니 무엇으로든 재활용하려 했다. 마당의 주춧돌은 집담으로 거듭났고, 마룻바닥은 탁자로 재탄생되었다.

수시로 체온을 나누고 말을 걸고 눈을 맞추길 10여 개월, 집이 비로소 집다워졌다. 잔디는 제법 초록초록하고 다년생 풀꽃인 가자니아는 열 몫을 해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썰물과 밀물의 변화, 숭어의 도약, 까치복과 저어새와 바다직박구리와 가마우지와 갈매기의 군무, 이 땅 어디보다 아름다운 저녁놀과 그 밖의 것들도 덩달아 활기를 찾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 집을 내게 보낸 건 누군가의 섭리임을, 내가 이곳을 찾은 게 아니라 집이 나를 불러들였음을.”

--- p.18~19

출판사 리뷰

■ 작가의 말

삼백칠십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과
생태계의 허파인 곶자왈과
잦은 강풍과
검은 돌로 에워싸인 집과 밭과 무덤
그리고 삼천육백여 명의 해녀와
만 팔천여 신(神)과
소멸 위기에 처한 매혹적인 방언과
정명(正名)되지 않아 슬픈 무자년 광풍의
제주에 산다
어느 날의 돌연한 입도(入島)가
그새 십일 년째다
출생으로 주어진 고향을 제외하면
가장 오랜 정주이니
자의로 획득한 고향이랄 수 있겠다
여기서 나는
사철 피고 지는 꽃과 철새와 갯것과
세상 멋진 길고양이 랭보와
다감한 삽화로
글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딸아이 율과
섬살이 중이다
아니 꿈을 노래하고 있다

담담하고 덤덤히 부르는 이 노래를
혼자 먹는 밥 챙겨준 시절 인연과
태풍 때마다 섬집의 침수를 염려하는
육지의 벗 그리고
꿈을 꿈꾸는 고단한 이들과
내 시의 무한 권력인 독자들께 바친다

추천평

오래전 문인들 몇 사람의 ‘마시고 노는’ 자리에서 초짜 시인 손세실리아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깜짝 놀라고 깊이 감동했다. 가수 뺨치게 잘 불러서가 아니라 부드러운 곡조 안에 숨은 한과 슬픔이 붙잡고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이십여 년이 흘렀나! 그사이 그는 알아주는 중견 시인으로 성장했고 몇 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풍편에 듣기로는 제주도에 들어가 카페를 차렸다던가 책방을 냈다던가.
그런데 이번 산문집 원고를 읽으며 알았다. 그는 단지 ‘시에 살고 노래에 사는’ 소녀가 아니었다. “제주 해안가를 걷다가/버려진 집을 발견”한 것은 틀림없는 시인의 눈일 테지만, 그 폐가를 “만조 땐 수상 가옥이 되고 썰물 땐 잠겨 있던 너럭바위가 펄 위로 모습을 드러내 한 점 수묵화”로 변신케 한 것은 통장이 바닥났어도 끄떡 않고 가득 찬 책들의 더미에 충족감을 느낄 줄 아는 ‘자존과 자긍’의 강인함일 것이기에.
그러나 사실 내게 가장 아팠던 글은 「고아의 노래」였다.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요양병원, 딸 하나 딸린 과부로 온갖 풍상을 겪은 끝에 병원에 누워 있는 91세의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와 딸이 겨우 핸드폰을 이용해 주고받는 옛 유행가 가락. “고해성사이자 고백이고, 넋두리이자 절규”일 그 모녀의 노래 속에서 나는 이십여 년 전 멋모르고 웃으며 들었던 슬픔의 가없는 뿌리를 보았다. 아, 이것이 인생이고 문학이다, 저절로 나온 탄식이다. - 염무웅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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