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낭만은 화려한 삶이나 감상적인 태도가 아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불안을 견디면서도 하루를 살아내고, 끝내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작가의 의지이자 삶이다. 강화길은 매일의 고통과 불안, 인내를 담담하게 기록한다. 그리고 그 기록 사이사이에는 그녀가 사랑하는 문학과 영화, 드라마가 있다.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시간 동안 그것들은 현실을 잊기 위한 도피처가 아니라, 다시 하루를 살아낼 수 있게 하는 작은 빛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고마웠던 것은 이 책이 끝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나 역시 다시 쓰고 싶어진다. 더 살아보고 싶고, 조금 더 버텨보고 싶어진다. 희망을 크게 외치지 않는데도 희망이 남는다. 그것이 이 산문집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