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덮자마자 여운을 삼킬 새도 없이 곧바로 구글 지도를 열어 테살로니키를 찾았다. 그리스 북부의 한 지역이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나타났다. 지도를 당겨 보니 항구 앞에는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이, 그 뒤편엔 유대인 박물관이 있다. 사진 속 추모비는 얼핏 보면 커다란 나무 같지만 자세히 보니 화염에 휩싸인 사람들의 형상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렸던 1943년 여름 그 열차의 화물칸 속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화면을 최대한 확대한 채 한동안 도시 곳곳을 살폈다. 소설 속에서 니코, 세바스티안, 파니가 남긴 흔적이 실제 지도에도 남아 있을 것만 같아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들이 함께 올라갔던 ‘하얀 탑’도 찾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이 소설이 단순한 허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소설 속 모든 이야기가 사실은 아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우리의 주인공, ‘진실’이 이 이야기 속에 또렷이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