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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8
오래 간직한 비밀 끝에 드러나는 진실 | 정대건 제1부 - 13 제2부 - 125 제3부 - 231 제4부 - 247 제5부 - 307 제6부 - 355 지은이의 말 - 406 옮긴이의 말 - 412 |
Mitch Al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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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야.” 그 말을 한 덩치 큰 남자는 목소리가 굵고 거칠었어요.
--- 「첫 문장」 중에서 그래서 세바스티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한순간의 침묵으로 세바스티안은 동생의 삶을 영영 바꿔버렸어요. 때로는 우리가 말하지 않은 진실이 가장 큰 메아리를 남기기도 한답니다. --- p.68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봤어요. 해가 저물어서 지평선이 주황빛으로 물들어갈 무렵이었죠. 라자르는 손자들의 손을 잡았어요. “이 이야기에는 교훈이 있단다. 그게 뭔지 알겠니?” 아이들이 답을 기다리는 동안 라자르는 바다를 바라봤어요. “사람은 용서받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해낸다는 교훈이지.” --- p.92 니코는 자신이 찾아낸 게 뭔지 보려고 가방을 열었어요. 그리스 돈과 독일 돈이 상당히 많이 있었고 각종 문서와 서류, 나치 배지가 몇 개 들어 있는 조그마한 상자도 하나 있었어요. 니코는 그것들을 한참 동안 바라봤어요. 그러면서 자신이 한 일을 생각했어요. 시계가 오전 10시를 알렸을 때, 니코는 결심했어요. 삶을 바꿔놓는 결심이 대개 그렇듯이 니코의 결심 또한 소리 없이 이루어졌어요. 팡파르 같은 것은 울리지 않은 채로요. --- p.136 “저 녀석이 그렇게 싫으시면 그냥 처리하시지 그러십니까?” 어느 장교가 물었어요. “육신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야.” 우도가 대답했어요. “하지만 영혼을 죽이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 p.179 “흉터를 부끄러워하면 안 돼.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건 결국 흉터란다. 우리를 상처 입힌 모든 것과 우리를 치유해준 모든 것을 말이야.” --- p.183 “이 말을 늘 기억하렴. 시 코하이모 메이 파치발로 사르 오 차치모.” “무슨 뜻이에요?” 니코가 물었어요. “우리 로마니인들의 격언이야. ‘어떤 거짓말은 진실보다 더 믿음직스럽다.’” --- p.191 1946년 무렵의 살로니카는 상실의 기념비 같은 곳이었어요. 유령들의 도시였죠. 그곳에 남은 유대인은 채 2000명도 되지 않았어요. 그중 ‘운 좋은’ 사람들은 인근 산속에서 마치 쫓기는 짐승처럼 숨어 지냈고, 그들보다 운이 없었던 사람들은 수용소에서 고향으로 힘겹게 돌아와 시체나 다름없는데도 어째선지 살아 있는 몰골로 나타났어요.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고 전에 알던 것들도 모두 잊어버린 채로 뭔가를 찾아 헤맸지만 그게 뭔지는 알지 못했어요. --- pp.232-233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에요.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는 일에도 당연히 대가가 따르는 법이죠.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요.” --- pp.312-313 ‘늑대’가 추종자들을 선동했던 1930년대에 그의 공작이 성공을 거둔 까닭은 독일인에게 유대인을 미워하는 성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에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이 자기 불행의 근원이라고 믿을 때 그 타인을 미워하기 때문이죠. 비결은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거예요. --- p.319 매주 금요일 아침, 니코는 차를 몰고 공동묘지로 가 묘비를 닦았어요. 파니는 그의 뒤를 밟곤 했죠. 무덤 위로 몸을 숙인 그의 모습에 파니는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니코가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는 몰라도 그 고난 때문에 산 자보다 죽은 자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더 편안해 보이는 것만 같았어요. --- p.364 때때로 거짓말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진실일 뿐이에요. --- p.401 |
- 세계적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리뷰 15,000개 돌파 - 소설 『급류』 정대건 작가 서문 수록 - 정여울(작가), 안현모(방송인) 강력 추천 - 지중해의 작은 마을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펼쳐지는 사랑과 상실, 속죄와 구원의 이야기 “1946년 무렵의 살로니카는 유령들의 도시였어요. 그곳에 남은 유대인은 채 2,000명도 되지 않았죠.” 새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전 세계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타고난 이야기꾼 미치 앨봄이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드리운 그리스의 유대인 공동체를 무대로 다시 한번 매력적인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사실 홀로코스트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은 이미 적지 않다. 그런데 이들 중 대다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중부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반면 실제로 나치가 파괴한 유럽의 모든 도시 가운데 유대인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다름 아닌 살로니카, 오늘날에는 테살로니키라 불리는 그리스 북부의 항구 도시였다. 강렬한 햇살이 파도 끝에서 부서지고 새하얀 집들이 가지런하게 늘어선 지중해의 마을을 배경으로, 미치 앨봄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홀로코스트의 또 다른 참상과 그 안에 얽힌 사람들 각자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엮어내 쉬이 접해보지 못한 낯선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달리는 가축 수송용 화물 열차 안에 빽빽이 들어찬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소설은 막을 올린다. 그들 가운데 누군가 탈출을 시도하며 창문을 부수지만 그 구멍은 어린아이가 겨우 통과할 만큼 작다. 그 순간 사람들의 눈에 띈 한 소녀, 파니가 결국 모두를 대신해 창문을 넘게 된다. 그때 파니는 옆에 있던 남자로부터 “여기서 벌어진 일을 온 세상에 알려주렴”이라는 부탁을 받는데, 이는 곧 평생 파니를 따라다니는 숙명과도 같은 말이 된다. 한편 화물칸 한쪽 구석에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소녀를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해 열차 창문 밖으로 내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소년, 세바스티안이 있다. 세바스티안은 파니를 열차 밖으로 보낸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열차의 종착지에서 끔찍한 고난과 시련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만을 어렴풋이 할 뿐 그곳이 아우슈비츠라는 이름의 절멸수용소일 줄은 꿈에도 상상도 하지 못한 채로.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있는 또 다른 소년이 있다. 세바스티안의 동생이자 파니가 남몰래 좋아하는 이 소년의 이름은 니코.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이 가족과 동포들을 수용소로 보내고 혼자 남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니코는 우연히 손에 넣은 나치 배지를 가슴에 달며 결심한다. 지금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겠다고. 어떤 진실은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 여정에는 언제나 목격자가 필요한 법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살로니카라는 평화로운 도시에 닥친 비극을 조명한 『살로니카의 아이들』은 그저 당대의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을 재현하고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거대한 역사의 물결에 휩쓸린 무력한 개인이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어떤 일까지 해낼 수 있을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전쟁으로 평범했던 일상을 빼앗긴 살로니카의 아이들은 전쟁이 끝난 뒤 각자의 방식으로 과거와 마주하고 미래를 모색한다. 모든 선택에는 그에 따른 대가와 책임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길을 끝까지 걸어가려 애쓴다. 미치 앨봄은 이러한 갈등과 변화의 흐름을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그렇기에 『살로니카의 아이들』은 홀로코스트라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직시하는 역사소설인 동시에 속죄와 구원의 과정을 통해 인물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그리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을 역설하는 이 이야기는 잃어버린 인간성과 존엄을 회복하려는 인물들의 여정을 통해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더 나은 나날을 함께 만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삶의 외연을 넓혀가는 모든 순간이 성장임을 일깨우는 소설”이라는 정대건 작가의 말처럼, 『살로니카의 아이들』은 진실을 향한 아주 작은 선택들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를 조용하면서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여러 매체의 호평과 함께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고루 받은 『살로니카의 아이들』이 제13회 유영번역상 수상자인 장성주 번역가의 섬세하고 유려한 언어를 거쳐 마침내 한국의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성장과 용서, 사랑과 진실에 관한 한 편의 매혹적인 우화이기도 한 이 소설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숨겨진 진실을 한 겹씩 드러내며 독자의 가슴을 깊고 묵직하게 두드린다. 그 울림은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이제 그 잊히지 않을 이야기의 마지막 장에 독자 각자의 목소리가 더해질 차례다. |
이 이야기는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다룬 이야기지만 내게는 하나의 성장 소설로 읽힌다. 성장 소설에 깊은 애정을 가져온 독자이자 작가로서 나는 종종 자문한다. 평화롭던 삶에 감당하기 힘든 비극이 닥쳤을 때에도 우리는 정말 ‘성장’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때로는 어두운 그늘을 품은 채 살아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삶의 외연을 넓혀가는 모든 순간이 성장이라고 믿는다. 니코, 파니, 세바스티안 역시 그들을 둘러싼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진실이 드러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로니카의 아이들』에는 무거운 굴레를 짊어진 세 아이의 40여 년에 걸친 시간과 그 속에 깃든 진실된 삶의 모습 담겨 있다. 진위를 가리기조차 어려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든 성급하게 판단되는 오늘날, 이 소설은 담담히 말하고 있다. 어떤 진실은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 과정에서 많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그런 귀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언제나 목격자가 필요한 법이다. 이제 이 책을 펼치는 독자 여러분이 그 여정을 향한 열차에 함께 올라타길 바란다. - 정대건 (작가, 『급류』 저자) |
아이들의 눈에 비친 홀로코스트의 참상은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부모가 나치에게 끌려가고 형제자매가 가스실로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으면서도 삶 쪽으로 나아가기 위해 온몸으로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게 합니다.
혹시 홀로코스트 문학은 이제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런 사람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습니다.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견뎌야 했던 상실과 죽음의 고통을 끝까지 바라보는 일, 타인의 고통 앞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 일이 우리에게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말해줍니다. 이런 이야기가 너무 슬프고 우울해서 피한 적이 있다면, 그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이 책이 내미는 손을 한번 잡아보면 어떨까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결코 묻어둘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을 전하고 있으니까요. 영원히 잃어버린 사람들을 기억할 권리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기회를 선택할 권리. 그런 것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존재 이유임을 돌아보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 정여울 (작가,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
책장을 덮자마자 여운을 삼킬 새도 없이 곧바로 구글 지도를 열어 테살로니키를 찾았다. 그리스 북부의 한 지역이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나타났다. 지도를 당겨 보니 항구 앞에는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이, 그 뒤편엔 유대인 박물관이 있다. 사진 속 추모비는 얼핏 보면 커다란 나무 같지만 자세히 보니 화염에 휩싸인 사람들의 형상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렸던 1943년 여름 그 열차의 화물칸 속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화면을 최대한 확대한 채 한동안 도시 곳곳을 살폈다. 소설 속에서 니코, 세바스티안, 파니가 남긴 흔적이 실제 지도에도 남아 있을 것만 같아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들이 함께 올라갔던 ‘하얀 탑’도 찾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이 소설이 단순한 허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소설 속 모든 이야기가 사실은 아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우리의 주인공, ‘진실’이 이 이야기 속에 또렷이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안현모 (방송인, 국제회의 통역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