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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용어 및 등장인물 소개 · 009
페리퍼럴 1 · 015 |
William Gib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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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직 모르실까 봐 알려드리는 건데요, 거기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건 양성 피부 종양이나 다유두증 같은 거예요. 기존 방식의 문신은 그 사람들한텐 철저히 패권국의 상징에 속한다고요. 그 섬에서 문신을 하는 건 페니스에 링을 끼고 교황을 만나서는 바지를 내리고 그 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나 다름없어요. 사실 그보다 더 심한 짓이죠. 그나저나, 어떻게 생긴 것들이에요?”
--- p.26 플린은 그들을 손쉬운 상대로 얕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워했다. 원래 어딘가의 교회였거나 그 교회 안의 분파로 시작한 그들 패거리는 동성애자나 임신 중지 옹호자, 피임 도구 사용자를 덮어놓고 혐오했다. 요즘은 심지어 전사한 군인의 장례식에 찾아가 혐오 시위를 벌이는 데에 열중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망나니였고, 세상 사람 모두가 자기네를 망나니로 여기는 현실이야말로 오히려 하느님이 자신들을 기꺼워하는 증거라고 믿었다. 다만 버튼에게만큼은 평소 자신을 얌전히 묶어두던 모든 규율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탈출구였다. --- pp.28~29 플린은 너무 늦지 않게 잠에서 깼다. 눈을 떠보니 자기 방에서 낮잠을 자던 중이었다. 나이가 몇 살이었더라? 일곱 살, 열일곱 살, 아니면 스물일곱 살? 지금은 저물녘일까, 아니면 새벽? 바깥의 햇빛으로는 가늠이 되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저녁이었다. 집이 조용한 걸 보니 어머니는 아마도 잠든 모양이었다. 플린은 복도 책장에 쌓인 할아버지의 50년 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의 퀴퀴한 냄새를 뚫고 걸어갔다. --- p.87 “제국주의죠.” 애시가 말했다. “이미 존재하는 과거를 대체하는 연속체들을 제3세계로 취급하는 거예요. 거기에 그루터기라는 이름을 붙이면 그렇게 하기가 더 쉬우니까요.” --- p.191 그 페리퍼럴이 코번트 가든으로 올 줄 어떻게 알았죠?” 네더튼이 물었다. “숙모님들 덕분입니다.” “숙모님요?” “저희가 붙인 이름입니다. 알고리즘인데요. 저희는 수십 년에 걸쳐 아주 많은 알고리즘을 구축했습니다. 제 생각에 오늘날 그 알고리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말입니다.” --- p.255 “난 케겔 운동을 하다가도 그 자식들만 생각하면 열이 뻗쳐서 폭주해 버려. 맨날 그렇게 분노의 케겔 운동을 하지. 4년마다 새로운 놈들이 나타나니까.” --- p.275 |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검은 예언자 윌리엄 깁슨이 창조한 두 머리를 가진 디스토피아 “미래는 이미 도착해 있습니다. 단지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윌리엄 깁슨이 《NPR》 인터뷰에서 언급한 저 말은 국내에선 정치인 안철수가 2012년 대선 출마 선언문에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는데, 사실 일찍부터 전 세계 미래학자의 입을 통해 회자돼 오던 문장이었다. 그만큼 깁슨은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비전가’로서도 오랜 시간 인정받아 왔으며, 또한 단순히 예측하는 것을 넘어 시대의 이미지와 상징을 창조해 왔다고 평가받아 왔다. 이처럼 시대의 징조를 포착하고 상징화하는 그의 작업이 『페리퍼럴』에서도 이뤄졌고, 그 상징체계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디스토피아로 탄생했다. 바로 대재앙 ‘잭팟’ 발생 이전의 2030년대 와 발생 이후의 2100년대를 통해서 말이다. 2030년대 미국 시골 마을. 이곳은 『페리퍼럴』 한국어판이 출간된 2024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마약 카르텔이 횡행하여 마약 제조가 아닌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길거리엔 3D 프린터로 뽑아낸 군용 무기와 드론이 넘쳐난다. 하루하루 생존하기 불안하단 점에서 이미 충분히 디스토피아다. 그런데 미래엔 더한 불행이 예정돼 있다. 바로 대재앙 잭팟이다. 2100년대 영국 런던 시내. 이곳은 첨단 기술과 문화로 디자인돼 있지만 실상은 유령도시나 다름없다. 전염병, 이상 기후, 자연재해, 전쟁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천천히 벌어진 대재앙 잭팟으로 인해 인류 80퍼센트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소수의 특권 계급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으며 그 특권 계급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과거까지 침략해 식민지로 삼으려 한다. 이 각각의 시간대를 하나의 몸뚱이로 만드는 것은 깁슨이 전작에서 개발한 설정인 ‘연속체’와 본작에서 새롭게 개발한 ‘페리퍼럴’을 통해서다. 연속체란 저마다 고유한 연속성을 띤 시공간으로 존재하는 개별 우주를 뜻하는데, 2100년대엔 과거 연속체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 과거 연속체는 무수히 많으며 미래인이 접속하는 순간, 그 과거 연속체는 미래인의 시간선과 단절된다. 이렇게 단절된 과거는 미래인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고 거리낌 없이 과거인들을 유린하고 착취한다. 그다음 설정인 페리퍼럴은 인간과 똑같은 외형을 갖춘 생체 로봇을 뜻한다. 이는 2100년대에만 존재하지만, 2030년대의 과거인의 정신을 탑재할 수 있어서 두 연속체를 연결하는 시간 여행 도구로 사용된다. 이 두 머리의 디스토피아를 탄생시킨 잭팟의 진행 과정을 보고 있으면 강력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전 세계에 벌어진 COVID-19 팬데믹에서부터 일상에서도 쉬이 느껴지는 기후 위기,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및 내전까지. 마치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잭팟을 향해 달려가고 있단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어떻게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구하고 잭팟을 피하려고 하는 주인공 플린에 대한 몰입으로 이어진다. "윌리엄 깁슨만의 독특하고 강렬한 여성 캐릭터“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플린, 미래를 닮아가는 플린의 세계 윌리엄 깁슨의 유명한 특기는 월드 빌딩(world builder) 말고도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독특하고 강렬한 여성 캐릭터 창조다. 매 작품마다 자신이 설계한 세계를 탐험하고 나아가 새로운 길을 개척할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 열중했던 깁슨은 이번엔 과거를 게임 취급하는 미래인에게 대항할 타고난 게이머 ‘플린 피셔’를 창조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현기증이 일어날 듯한 시간 여행에 강제 초대된 플린은 오롯이 게이머적 직관과 올곧은 윤리관을 통해 문제를 타파해 나간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미래인에게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중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된 플린. 범인들은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를 동원하고, 그녀는 두 시공간을 넘나들며 현재의 적과 미래의 적을 동시에 상대하는 혼란스러운 싸움을 이어 나간다. 과거 연속체 사람인 플린은 당연하게도 약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지켜야 한다’, ‘저들이 악행을 저지른다고 우리도 악행을 저지를 순 없다’라는 단순 명료한 윤리관을 유일한 나침반으로 삼아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강자와 약자, 선인과 악인 할 것 없이 그녀의 행동과 생각에 감화된다. 플린은 아무리 위협을 받더라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태도로 자신의 동료를 하나하나 만들어 간다. 미래의 적들에 맞선 플린의 생존 싸움은 점차 현재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한 전쟁으로 발전한다. 전쟁의 목표는 하나다. 자신이 페리퍼럴을 타고 두 눈으로 확인했던 미래의 잭팟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플린이 살고 있는 과거 연속체는 미래와 단절된 시간선이란 점 때문에, 미래의 역사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소수 특권 계급에 의해 유린당하고 착취당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역으로 그 단절을 이용해, 플린과 플린의 세계는 예정된 대재앙을 역사에서 제거하려 시도한다. 이렇듯 단순히 과거와 미래의 전복을 넘어서, 강자와 약자의 전복으로 이어지는 플린의 서사는 독자로 하여금 현기증뿐만 아니라 짜릿한 즐거움 또한 느끼게 한다. |
“사이버스페이스가 나오건 그렇지 않건, 윌리엄 깁슨은 초일류의 ‘월드 빌더(world builder)’다. 그는 낯설지만 그럴듯한 세계를 정교하게 만들고, 독자를 그 한복판에 던져 그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시간여행, 가상현실, 평행우주, 아바타를 다룬 작품은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렇게 딱딱 들어맞게 혼합해서, 이렇게 생생하게 보여준 작품은 없었다. 열광해야 할 ‘시간’이 왔다. 페리퍼럴에 몸을 맡기자.” - 장강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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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의 정점이자 그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 -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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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터질 것같이 황홀한 미래 여행.”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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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보다 근미래를 더 훌륭하게 창조하는 작가는 없다.” -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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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플린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는 강렬함을 보여준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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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된 어둠의 에너지와 자연스러운 언어의 우아함으로 가득 차 있다. 믿기 힘든 상황을 다큐멘터리처럼 즉각적으로 설득시킨다.” -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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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설계된 스릴러 또는 미스터리 투어처럼, 읽고 나면 곧바로 다시 읽고 싶어질 것이다.” - 《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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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액션과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거대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선보인다.” - 《미국도서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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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은 일상 속의 섬뜩함을 찾아내며 이 세상이 아닌 듯한 광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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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은 독특하고 뛰어난 SF 작가로서도, 나아가 사회적·심리적 선구자로서도 존경을 받고 있다. 『페리퍼럴』은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이고 공포스러울 만큼 현실적인 미래를 창조한다.” - 《선데이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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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훌륭한 작품이다. 깁슨이 이제껏 보여준 강렬한 이미지와 노련한 서사가 합쳐져 교활함과 유머러스함 그리고 예리한 통찰을 가진 미래 세계를 창조했다.”
- 코리 닥터로우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