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에서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일본어의 매력에 빠졌다. 지은 책으로 『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와 『소설, 첫 번째 계절』(공저)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양과 강철의 숲』,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프라이즈』, 『카프네』, 『중년에 지친 밤에는』, 『십 년 가게』 시리즈, 『오늘의 인생』 시리즈 등이 있다.
입을 옷이 없어.없으면 지금 알몸이어야지.아니, 진짜 없다니까 2년 전에 산 옷, 이제 안 어울려.아, 그런 얘기구나! 옷들이 중년을 거부하기 시작한 거야.이것도 안 어울리고 저것도 안 어울리다니 반대로 지금 우리에게 새롭게 잘 어울리는 건 뭐 없나?샤워 모자. 이제 그건 어울리더라.
집에서도 책을 살 수 있는 인터넷 서점은 물론 편리하고, 원하는 책 한 권까지 최단 거리로 데려가준다. 효율만 추구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그러나 치히로가 아는 한, 출판업계에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없다. 오프라인 서점에는 인터넷 서점과는 또 별개로 심오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고, 일부러 찾아가는 재미나 이점도 효율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있다. 원하는 책 한 권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다른 데로 시선이 가서 전혀 관계없는 책을 몇 권이나 안고 돌아올 때도 종종 있는데 그게 또 좋다. 멀리 돌아가는 여정에 인생의 기쁨이 있으니, 잉여란 반드시 헛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