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정치사를 일별하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부분이 많이 발견됩니다. 국가 형성 과정의 혼란, 향료 무역 독점을 둘러싼 열강들의 과도한 경쟁, 가혹한 식민통치, 이익단체로 성장한 지역 군부, 이슬람세력과 군부의 갈등, 독립 후 식민 종주국에 대항한 긴 혁명기, 독립영웅들의 부상과 몰락, 그리고 그 과정에서도 끈질기게 발전시켜나간 민주주의 역사까지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이자 네덜란드로부터의 독립을 이끈 수카르노의 일생을 큰 줄기로 인도네시아 현대사의 중요한 굴곡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수카르노는 17,508개에 달하는 섬에 300여 종족이 모여 사는 다문화 사회를 국가(negara)와 민족(bangsa)과 국어(bahasa)라는 보편적 개념으로 아울러 통일국가의 지평을 열었으며, “사방에서 머라우께까지” 5,200킬로미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해양 국가를 완성하였고, 1955년 반둥 회의를 개최하여 제3세계 비동맹운동을 이끌어 국가 위상을 드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