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남 선생님을 사진작가라고 소개할 때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시인이라고.
외면할 것인가 직시할 것인가.관망할 것인가 연대할 것인가.
결정 장애를 지병처럼 앓는 시인이 아니라, 현장을 돌파해 길을 내는 시인이라고.
그의 사진은 때로 피 묻은 벽시였습니다. 풀잎처럼 이지러진 어린 생명들의 죽음 앞에서 힘에 눌려 침묵하던 우리를 불러 모아, 피를 씻는 물결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진 대부분은 절대적으로 무력한 사람들과 자연을 대언하는 서정시입니다. 세계의 생명 그물이 찢어진 자리를 함께 꿰매자고, 다정한 연대를 요청하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