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부고와 장례식 초대장을 써 내려가는 책이라니. 처음엔 이 책이 조금 무서울지도 모릅니다. 엄숙하고 고요할 거란 인상과 달리, 죽음 앞에서 수다쟁이가 된 이들이 펼치는 끝내주는 이야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장례식장에서 틀 플레이리스트를 고르고, 각자의 삶을 농담처럼 꺼내 놓는 목소리들. 죽음에 관해 말하면서 이처럼 생기 있을 수 있을까요? ‘장래희망’이 ‘무엇이 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라면, ‘장례희망’은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의 질문일 것입니다. 부고를 쓰는 행위는 잔인하지만 다정하며, 끝을 상상하는 순간 삶은 이상하게도 가장 현실적인 얼굴을 보여 줍니다. “떠나기 전에 수다 떨고 싶었나 보다, 하고 이해해 주세요.” 이 말을 어떻게 지나칠 수 있을까요? 『장례희망』 속, 사소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풍경들을 오래 곁에 두고 싶습니다.